접착과 초친수성 기능을 하나의 소재로 구현할 바이오 소재가 개발됐다. 천연 원료를 이용하는 데다 제조가 용이한 점은 지혈제·바이오센서·의료기기 등에 사용하는 데 적합하다. 또 물이 퍼지는 표면 특성(초친수성)이 장기간 유지되는 점은 차량 앞 유리 등에 기능성 표면처리를 하는데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


AI 생성 이미지. KA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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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는 화학과 이해신 교수 연구팀이 갑각류 껍데기에서 추출한 천연 고분자 물질 '키토산(chitosan·CHI)'과 식물 등 생물자원에서 추출한 바이오매스 기반 원료 '1,2,4-벤젠트리올(1,2,4-benzenetriol·BTO)'로 폴리페놀(polyphenol) 바이오접착 소재 'CHI-B'를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CHI-B는 하나의 소재로 강한 접착성과 물이 잘 퍼지는 표면 특성을 동시에 구현한다. 표면에 빠르게 달라붙어 출혈 부위를 막고, 유라 또는 플라스틱 등에 코팅하면 물이 닿는 즉시 넓게 퍼지는 초진수성 표면을 만든다. 초친수성은 물방울이 표면에 맺히지 않고, 닿는 즉시 넓고 얇게 퍼지는 성질이다.


연구팀은 CHI-B를 유리뿐 아니라 불소계 고분자 소재인 폴리테트라플루오로에틸렌(PTFE·일명 테프론)와 음료병 등에 쓰이는 플라스틱 PET, 포장재 등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PS, 광촉매와 기능성 코팅 등에 활용되는 이산화티타늄(TiO₂) 등 서로 다른 성질의 소재에 균일하게 코팅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10ppm(100만 분의 10 수준)의 요소를 함께 사용해 CHI-B 코팅 표면을 초친수성으로 만들었다. 요소는 우리 몸에서도 만들어지는 질소화합물로, 이번 연구에서는 코팅 표면에서 물이 빠르게 퍼지는 특성을 구현하는 데 사용됐다.


CHI-B로 처리한 표면은 한 달 이상 세척한 뒤에도 안정적으로 유지돼 1년이 지나도 물이 잘 퍼지는 우수한 젖음 특성을 보였다. 이는 다양한 소재의 표면 성질을 바꾸는 기능성 코팅이나, 바이오센서·의료기기 등의 표면처리 소재로 활용될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CHI-B의 강한 접착력을 이용하면 의료용 지혈 소재로도 활용할 수 있다. 높은 생체적합성은 CHI-B의 또 다른 강점이다. 세포 독성 평가에서 CHI-B는 생체 조직이나 세포와 접촉했을 때 유해한 영향이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생쥐의 간 출혈 부위에 CHI-B 스펀지를 적용했을 때 출혈량은 대조군보다 크게 감소했다. CHI-B가 출혈 부위에 빠르게 달라붙어 상처를 물리적으로 막으면서 지혈 효과를 내면서다.


제조 과정을 단순화한 점은 CHI-B의 활용도를 높인다. 기존에 키토산 기반의 바이오 접착제를 만들 때는 키토산과 다른 물질을 화학적으로 연결하기 위해 EDC/NHS 등 별도의 화학 결합제가 주로 사용됐다. 이 방식은 고가의 시약뿐 아니라 반응 후 남은 물질을 제거하기 위한 여러 단계의 정제와 긴 투석 과정이 필요해 생산 규모를 확대하는 데 걸림돌이 됐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연구팀은 BTO가 공기 중 산소와 만나 자연스럽게 산화되는 성질에 주목했다.


(왼쪽부터) 김은우 석박사통합과정, 이해신 교수. KAIST

(왼쪽부터) 김은우 석박사통합과정, 이해신 교수. KA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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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화된 BTO는 다른 물질과 쉽게 결합하는 '파라-퀴논(para-quinone)'이라는 반응성이 높은 구조로 바뀌고, 키토산에 있는 '아민기(amine group)'와 빠르게 반응한다. 아민기는 질소와 수소를 포함한 화학 구조다. 이번 반응에서는 두 물질이 결합하는 연결 부위 역할을 했다.


공기 중 산소가 BTO를 키토산과의 결합이 용이한 상태로 바꿔 기존 화학 결합제 역할을 대신하는 원리다. 이를 이용하면 별도의 화학 결합제나 가열 과정 없이 상온에서 30분 이내에 CHI-B를 만들 수 있다. 실제 연구팀은 실험실에서 수십 ℓ 규모로 생산 규모를 확대해 대량생산 가능성을 확인했다.


CHI-B는 물에 잘 녹는 특성도 가졌다. 일반적인 키토산은 물에 잘 녹지 않아 활용에 제약이 따른다. 이와 달리 CHI-B 스펀지는 물을 얼린 후 수분을 제거하는 동결건조 방식으로 만들어져 물에 닿으면 15초 만에 완전히 녹았다.


이번 연구는 천연·바이오매스 기반의 소재로 접착과 초친수성 표면처리를 동시에 구현하면서, 실제 산업 적용성을 높였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는 출혈 부위에 사용하는 지혈 소재는 물론 바이오센서·의료기기, 물의 젖음 특성을 조절해야 하는 다양한 기능성 표면처리 소재로 활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해신 교수는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하나의 바이오 소재로 접착성과 초친수성 표면 특성을 동시에 구현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며 "대규모 생산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앞으로 지혈 소재부터 의료기기·바이오센서, 기능성 표면처리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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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연구에는 KAIST 화학과 석박통합과정 김은우 학생이 제1 저자, 이해신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최근 재료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머티리얼스 호라이즌스(Materials Horizon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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