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AI 규제는 음모"…중간선거 앞두고 'AI 전쟁' 격화
"AI는 향후 20년의 석유…중국만 웃을 것"
공화당도 규제론 경계
美 71% 지역 데이터센터 건설 반대
인공지능(AI) 규제를 둘러싼 논쟁이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의 핵심 정치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업계 내부에서 규제 없는 AI 개발 경쟁이 이어질 경우 인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오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를 "음모"로 규정하며 정면 반박했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안전장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AI가 중간선거를 앞두고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AI에 필요한 유일한 통제 또는 '가드레일'은 강하고 현명한 대통령이며 미국에는 그런 대통령이 충분히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AI가 세계를 장악하고 인류를 파괴할 것이라는 주장은 사기"라며 "AI와 데이터센터를 겨냥한 역겨운 음모가 진행되고 있고 이를 반기는 유일한 나라는 중국"이라고 밝혔다. AI 기업 경영진들이 스스로 규제를 요구하는 데 대해서도 "강력한 규제가 자신들을 파산으로 몰아넣을 수 있는데 기업인들이 규제를 요구한 사례가 언제 있었느냐"며 그 의도를 의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의 통화에서도 "로봇이나 AI가 세계를 장악하지 않을 것"이라며 안전 우려가 과장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AI를 "석유와 금, 다이아몬드, 인터넷보다도 큰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제성장 동력"으로 규정했다.
AI 업계 '개발 경쟁 속도 늦춰야' 경고…공화당도 규제에 공감
트럼프 대통령이 AI 규제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낸 것은 최근 AI 업계의 경고와 맞닿아있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CEO는 지난 12일 공개한 글에서 최첨단 AI 모델의 성능을 높이는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와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등도 속도조절론에 동조했다. AI가 대량 실업뿐 아니라 생물무기 개발과 자율전쟁 등 새로운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업계 내부에서 확산한 것이다.
아모데이 CEO는 AI 개발 속도를 1~2년만 늦춰도 AI가 인간의 의도에 맞게 움직이도록 하는 기술을 발전시켜 사고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주의 국가 간 국제 공조를 강화하고 AI 기업 내부에 독립적인 외부 안전평가자를 두는 방안도 제안했다.
공화당 지도부에서도 일정 수준의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AI 규제를 의회의 우선 과제로 규정하고 주요 AI 기업 경영진이 연방 차원의 규제 체계를 논의하는 과정에 참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존 슌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에이미 클로버샤 민주당 상원의원과 AI로 인한 핵 재난이나 생물무기 개발 등 파국적 위험을 막기 위한 초당적 법안을 협의하고 있다.
다만 중간선거 전 관련 법안이 처리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하원은 이달 말로 예정됐던 표결을 취소했으며 의원들은 이번 주 워싱턴을 떠나 11월까지 복귀하지 않는다. 앞서 하원은 주정부가 자체적으로 AI 규제를 만들지 못하도록 하는 조항을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국내정책 법안에 포함했지만, 초당적인 반발로 상원 심의 과정에서 삭제됐다.
AI 논쟁이 선거 쟁점으로 확산한 배경에는 데이터센터 건설을 둘러싼 지역사회의 반발도 있다. WSJ는 데이터센터 건설에 대한 반발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은 물론 일부 민주당 정치인에게도 부담으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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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실시된 갤럽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71%는 거주 지역에 AI 데이터센터를 짓는 데 반대했고, 48%는 '강력히 반대한다'고 답했다. 강한 반대 의견은 민주당 지지층에서 56%, 무당층에서 48%, 공화당 지지층에서도 39%에 달했다. 대규모 전력과 냉각용수 소비가 전기·수도요금과 환경에 부담을 준다는 우려가 정당을 가리지 않고 확산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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