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시각] '이재명은 합니다'가 다시 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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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정치를 왜 하는가를 가끔씩 생각한다." 2022년 1월24일 성남 상대원시장 연설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정치와 삶이 응축돼 있다. 그는 좌절과 절망의 고통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공정한 세상을 만들어주고자 정치를 하고 있다면서 어린 시절의 일화를 전했다.


1976년 2월23일 싸락눈이 내리던 새벽. 세 들어 살 집을 찾아 언덕을 오르던 한 소년의 가족이 있었다. 길이 진창이라 신발이 벗겨질 정도로 열악한 동네였다. 아버지는 청소 노동자로 힘겹게 일했다. 어머니는 공중화장실을 관리하며 생계를 보탰다. 삶은 고됐고, 희망의 빛은 희미했다. 소년 이재명은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한 채 공장에 나가야 했다. 그 아이는 훗날 정치 지도자가 돼 어린 시절의 기억이 서린 그곳으로 돌아왔다.

"함께 잘 사는 세상, 좌절해서 이 세상을 포기하고 싶은 사람이 없는 세상, 열심히 일하면 내게도 기회도 주어지고 성공할 수 있다고 믿어지는 그런 세상 만들고 싶지 않습니까."


듣는 이의 마음을 울리는 연설이 있다. 그날의 연설이 그랬다. 정치인의 말이 체화되는 순간, 사람들은 그의 성공을 자신의 희망처럼 받아들이고 운명을 공유한다. 이재명의 성공을 바랐던 이들은 한 편의 드라마를 꿈꿨는지도 모른다. 절망의 웅덩이에서 벗어나 희망의 불씨를 살린 가난한 소년이 대통령이 되는 그림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022년 1월24일 오후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시장에서 열린 '매타버스' 성남, 민심속으로! 행사에서 즉석연설 도중 눈물을 닦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022년 1월24일 오후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시장에서 열린 '매타버스' 성남, 민심속으로! 행사에서 즉석연설 도중 눈물을 닦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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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원시장 연설 이후 3년여가 흘러 그는 대한민국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의 1시간은 5200만 국민의 5200만 시간의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해 분초를 아끼겠다는 다짐이다. 실제로 그는 나라 안팎의 산적한 과제를 해결하고자 밤잠을 쪼개며 살아간다.


열심히 일하는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없다. 그런데 그를 바라보는 시선은 많이 달라졌다.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를 바라며 응원을 아끼지 않았던 지지자들의 시선에 냉기류가 감지된다. 자기들이 알던 그 이재명이 맞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오해는 오해를 낳고, 음모론은 그 틈을 파고들며 균열을 넓힌다.


리얼미터 정기 여론조사에서 30%대 지지율을 보는 게 낯설지 않다. 이 대통령의 정치적 자산은 정책이나 조직이 아니라 '이재명은 한다'는 믿음이었다. 지금 흔들리는 것은 바로 그 믿음이다. 신뢰 자산의 훼손은 여론조사에 나타난 숫자의 하락보다 훨씬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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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킨 실타래를 풀어갈 답은 어쩌면 상대원시장 연설에 있는지도 모른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결과로 국민의 기대에 답하는 이재명다움을 회복하는 일이다. 대통령 이재명의 오늘을 만든 것은 '일을 맡기면 해낼 것'이라는 국민의 기대였다. 그 기대가 틀리지 않았음을 스스로 입증하는 것이 국정동력을 회복하는 가장 확실한 길이다.


류정민 정치부장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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