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오늘도 파랗게 질릴까…美 10년물 결국 5% 돌파, 글로벌 증시 '빨간불'
국제유가 급등이 직접 원인
재정적자·AI 투자용 회사채 발행까지 겹쳐
증시 고평가 부담도 확대
베선트 장기채 바이백에도 금리 상승
글로벌 장기금리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결국 5%를 돌파했다. 이란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데다 미국 정부의 막대한 재정적자와 인공지능(AI) 투자를 위한 기업들의 자금 수요가 맞물리며 국채 매도세가 거세졌기 때문이다. 주식과 채권시장 모두를 뒤흔들 수 있는 '5% 시대'가 다시 열린 것이다.
14일(현지시간)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장중 전 거래일보다 약 4bp(1bp=0.01%포인트) 오른 5.012%까지 상승했다. 국채 금리가 5%를 넘어선 것은 2023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2023년 10월 당시 10년물 금리는 장중 5%를 웃돌았다. 이후 고용과 물가가 둔화하고 연방준비제도(Fed)가 긴축을 종료하면서 국채 금리가 하락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노동시장이 견조한 가운데 유가발 인플레이션이 겹쳤다는 점에서 금리 상승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0년물 금리는 세계 각국의 국채와 회사채는 물론 미국 주택담보대출과 기업대출 금리를 결정하는 기준이다. 이 금리가 상승하면 가계와 기업의 이자 부담이 커지고 소비와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 무위험 자산인 미국 국채에서 연 5%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되면서 주식 등 위험자산의 상대적인 매력도 떨어진다.
특히 높은 성장 기대를 반영해 고평가된 기술주가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이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장중 1% 넘게 하락했다. 스콧 크로너트 씨티 미국 주식전략가는 10년물 금리 5%를 시장의 '마지노선'으로 표현하며 증시의 단기적인 충격 가능성을 경고했다.
국제유가 급등이 직접적인 원인…9월 금리 인상 가능성 ↑
이번 금리 상승의 직접적인 불씨는 국제유가다. 사우디아라비아가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핵심 송유관의 가동을 중단하면서 글로벌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확산했다. 국제유가의 기준인 브렌트유는 이날 4% 넘게 올라 배럴당 108달러를 돌파했다.
미 10년물 금리는 이란 전쟁 발발 전보다 이미 1%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온 상황에서 유가까지 뛰자 시장에서는 오는 15~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Fed가 금리를 올릴 것이란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채권 약세에는 보다 구조적인 요인도 작용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대규모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국채 발행을 확대하고 있다. 미 재무부가 예상한 올해 3분기 민간 대상 순시장성 차입 규모만 7390억달러에 달한다. 2007년 약 4조5000억달러였던 미 국채시장은 현재 약 32조달러로 불어났다.
빅테크 대규모 회사채 발행도 부담…베선트 시험대
여기에 빅테크 기업들이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등 AI 인프라 투자를 위한 회사채 발행을 늘리면서 정부와 기업이 한정된 투자자금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늘어난 공급과 장기 보유 위험을 감수하는 대가로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고 있다.
잭 그리피스 크레디트사이츠 투자등급·거시전략 책임자는 국채 매도세를 지속시킬 기초 여건이 형성돼 있다며 10년물 금리가 5.5%까지 오를 가능성을 제시했다. 미국 국채는 현재 추세가 이어지면 2022년 이후 처음 연간 손실을 기록할 전망이다.
장기금리 안정에 나선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도 시험대에 올랐다. 재무부는 장기 국채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지난달 10∼30년물 바이백 한도를 종전 회당 20억달러에서 최소 두 배로 확대했고, 지난주 10∼20년물 국채를 최대 60억달러 매입하는 바이백을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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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장은 바이백 규모가 국채 공급과 인플레이션 압력을 상쇄하기에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바이백은 거래가 뜸한 기존 국채의 유동성을 높이는 조치일 뿐 전체 국채 발행량을 실질적으로 줄이는 정책도 아니다. 재무부 역시 바이백에 필요한 자금을 신규 국채 발행으로 조달하기 때문에 민간의 국채 보유 부담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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