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수입물가, 전월 대비 2.4% 하락
국제유가 상승에도 원·달러 하락 영향
수출물가도 3.7%↓…2022년 말 이후 최대 낙폭
순상품·소득교역조건 증가율 1988년 편제 후 최대치
한은 "교역조건 개선세 지속"

수입 물가가 3개월째 전월 대비 하락세다. 국제 유가가 다시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원·달러 환율 하락 영향으로 조정폭이 커지면서다.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은 20%대에서 지난달 15.6%까지 내렸지만 국제 유가가 다시 상승하고 있어 수입 물가 상방 압력에 대한 경계감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우리 경제의 대외 구매력을 가늠할 수 있는 교역조건의 개선폭은 역대 최대 수준으로 매월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다.


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8월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원화 기준 수입물가지수는 156.31(2020년=100)로 전월 대비 2.4% 하락했다. 지난 3월 중동 전쟁 여파로 전월 대비 18.0% 급등했던 수입 물가는 4월 2.1% 내렸다가 5월 소폭 오름세를 보였으나(0.2%) 6월과 7월 각각 4.2%, 1.0% 내린 데 이어 지난달에도 2.4% 내리며 3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수입물가, 3개월 연속 하락…교역조건 두 달째 역대 최대폭 개선 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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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물가에 영향이 큰 국제 유가는 상승했지만 원·달러 환율이 하락한 영향이다. 지난달 월평균 두바이유 가격은 88.75달러로 전월(76.75달러) 대비 15.6% 상승했다. 8월 원·달러 환율은 1406.30원으로 전월(1497.43원) 대비 6.1% 내렸다. 이로 인해 화학제품, 1차금속제품 등을 중심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다만 전년 동월 대비 수입 물가는 광산품, 석탄 및 석유제품 등의 가격 상승으로 인해 큰 폭(15.6%)으로 올랐다. 중동전쟁 여파가 시작된 지난 3~6월 20%대를 웃돌다가 7월 18.7%, 8월 15.6%로 점차 하락하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용도별로 보면 원재료는 올랐으나 중간재와 자본재·소비재 중심으로 내렸다. 원재료는 원유 가격 상승으로 광산품(2.1%)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1.5% 상승했다. 반면 중간재는 벙커C유, 제트유 등 석탄 및 석유제품(3.6%)만 올랐고 알루미늄정련품 등 1차금속제품(-4.2%), 시스템반도체 등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5.3%), 2차전지 등 전기장비(-5.6%), 베어링 등 기계 및 장비(-4.8%)가 내려 전월 대비 4.0% 하락했다. 자본재 및 소비재도 각각 전월 대비 4.2%, 4.4% 내렸다. 반면 8월 환율 효과를 제외한 계약통화기준 수입 물가는 전월 대비 3.2% 올랐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4.7% 상승했다.


이흥후 한은 경제통계1국 물가통계팀장은 "이달 들어 지난 11일까지 환율이 3.7% 하락했으나 국제유가가 23.8% 상승하면서 수입물가 상하방 요인이 혼재해 있다. 현재 중동전쟁 상황과 관련해 국제유가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이어 "전년 동월 대비 국제유가 상승 폭이 크게 확대돼 이달 수입물가에서 두 자릿수의 높은 상승률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지난달 수출물가지수도 183.23으로 전월 대비 3.7% 내렸다. 하락폭은 2022년 12월(-6.1%) 이후 3년8개월 만에 가장 컸다. 원·달러 환율 하락의 영향으로 화학제품 중심으로 대부분 품목에서 수출물가가 내린 영향이다. 다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42.4% 상승했다. 공산품의 경우 경유, 제트유 등 석탄 및 석유제품(0.3%)을 제외한 섬유 및 가죽 제품(-5.6%), 화학제품(-5.3%), 1차 금속제품(-4.9%),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3.1%), 전기장비(-5.8%), 기계 및 장비(-4.7%), 운송장비(-5.4%) 등 모든 품목에서 내려 전월 대비 3.7% 하락했다. 농림수산품도 냉동수산물(-2.6%)이 내리면서 전월 대비 2.0% 하락했다. 그러나 8월 계약통화기준 수출 물가는 전월 대비 2.2% 올랐고, 전년 동월 대비로는 41.0% 급등했다.


수출입 변동 상황을 보여주는 수출물량지수는 반도체, 컴퓨터 기억장치, 이동전화기 등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와 기초무기화합물, 화장품 등 화학제품을 중심으로 증가해 전년 동월 대비 25.9% 상승했다. 10개월째 이어진 오름세다. 수출금액지수는 75.8% 뛰었다. 같은 기간 수입물량지수는 반도체, 컴퓨터 등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반도체제조용기계 등 기계 및 장비가 증가해 12.0% 상승했다. 수입금액지수는 23.1% 올랐다. 이 팀장은 "수출 물가는 석유화학 제품에서 유가 상승분이 영향을 미치겠지만 반도체·컴퓨터 및 광학기기 등 수출 물가가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어 반도체 경기가 더 중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27.1% 상승했다. 1988년 편제 이후 역대 최고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이다. 수출가격(시차 적용·39.6%)이 수입 가격(9.9%)보다 크게 뛴 결과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1단위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기준시점(2020=100) 대비로 지수화한 것이다. 이 팀장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가격 오름 폭이 확대된 반면 광산품 등 수입가격 오름 폭은 전월 수준을 유지하면서 순상품교역조건지수 상승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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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이 기준시점(2020=100) 대비 얼마나 늘었는지를 보여주는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27.1%)와 수출물량지수(25.9%)가 모두 올라 60.0% 상승했다. 이 또한 1988년 편제 이후 역대 최고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이다. 이 팀장은 "대외 구매력 가늠할 수 있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와 소득교역조건지수 증가율이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하며 교역조건 개선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된다"고 짚었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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