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지구, 사전기획협의체 4개월 지연
서울시, 민간정비사업 간 형평성 우려
국토부 "용적률, 시 판단 영역…협의체 개최 촉구"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도심공공복합사업의 용적률 1.4배 완화를 두고 이견을 보이면서 강북 수유12구역 등 시내 5개 사업지가 답보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도심공공복합사업에만 과도한 인센티브를 주는 것은 민간 정비사업과의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서울시가 난색을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도심공공복합사업을 주택공급의 핵심 카드로 보고 있는데, 적정 수준의 타협점을 찾지 못할 경우 약 1만가구의 서울 주택 공급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강북구 수유12구역 ▲중랑구 상봉터미널 ▲은평구 불광근린공원 ▲성북구 장위12구역 ▲중구 약수역 인근 등 서울 내 도심공공복합사업 5개 사업지의 사전기획협의체 개최가 4개월째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용적률 1.4배 완화는 과도한 인센티브"…서울 도심공공복합사업 올스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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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기획협의체는 지구지정 고시 이후 시와 국토부, 한국토지주택공사(LH), 관할 자치구가 참여해 용적률과 층수 등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논의하는 절차다. 법적으로 반드시 거쳐야 하는 건 아니지만 도심공공복합사업 승인 권한이 지자체에 있어 사실상 이 단계에서 사전 조율을 거쳐야만 원활한 사업 추진이 가능해진다.

당초 시는 지난 5월 사전기획협의체를 열 예정이었으나 현재까지 구체적인 개최 일정을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따라 지구지정 이후 1년 넘게 시공사 선정 절차를 밟지 못하게 되면서 각 사업지 주민대표회의는 시에 협의체 개최를 촉구하고 있다.


안도환 불광근린공원 추진위원장은 "사업이 지연될수록 LH가 투입하는 인건비와 공사비 물가가 지속적으로 올라 추후 주민들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늘어난다"며 "사업성이 나오지 않는 저층주거지에 인센티브를 제공해 주택공급을 이끌어낸다는 사업 취지를 고려해서라도 서울시의 신속한 결정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개최가 늦어지는 배경에는 용적률 완화 기준을 둘러싼 시와 국토부와 간 이견 차가 있다. 앞서 정부는 9·7 공급대책 일환으로 지난 4월부터 저층주거지에도 용적률을 법적 상한의 최대 1.4배까지 3년간 한시 완화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역세권에 준주거지역 종 상향과 용적률 1.4배 완화 혜택을 부여하고, 저층주거지에는 1종 종 상향 또는 1.2배 완화 혜택을 제공했다. 그러나 신속한 주택 공급을 위해 저층주거지의 사업성을 높여야 한다고 판단해 동일한 완화 기준을 적용했다.


이에 따라 2종 일반주거지역은 종 상향과 1.4배 용적률 완화를 중복 적용할 경우 최대 420%까지 용적률을 높일 수 있게 됐다. 기존에는 높이더라도 최대 300%까지였다.

"용적률 1.4배 완화는 과도한 인센티브"…서울 도심공공복합사업 올스톱 원본보기 아이콘

시는 형평성 측면에서 과도한 혜택이라는 입장이다. 민간정비사업의 경우 1.2배 용적률 상향을 두고 국회에서 여야가 의견을 조율하고 있는 상황인데 도심공공복합사업에만 과도한 혜택을 부여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또 해당 사업이 과거 3년의 일몰 기한을 두고 도입됐다가 상시 사업으로 전환된 만큼 용적률 완화도 상시 적용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시 관계자는 "다른 사업과의 형평성을 봐야 한다"며 "용적률을 1.4배까지 모두 완화할 것인지, 민간 정비사업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1.2배 수준을 허용할지 서울시 차원에서는 충분한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도시계획 차원에서의 우려도 있다. 시 측은 "해당 규모로 용적률을 완화했을 때 도시 기반시설이 충분히 감당 가능한지, 적정 밀도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 고려해야 한다"며 "원칙을 세워놓고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토부는 사업지별 구체적인 용적률 수준은 1.4배 상한선 내에서 자체적으로 시가 판단해 결정할 사안이라며 서둘러 내부 기준을 마련해 협의체를 개최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용적률은 시가 기반시설 등을 감안해 승인하면 되는 부분이고 시가 심의해서 정해야 하는 영역"이라며 "국토부와 이견이 있어서 (협의체가) 열리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정비사업을 통해 주택공급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시의 생각이라면 빨리 공공정비에 속도를 내라고 재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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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시로서는 용적률 상향 가능 범위가 넓어진 상황에서 완화 수준을 지나치게 낮게 정할 경우 주민 반발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국토부가 1.4배로 용적률 상한선을 높인 취지도 고려해야 한다. 시 관계자는 "상한선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용적률을 완화하면 주민 반발이 있을 것"이라며 "결국 지자체가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가 결정한 수준을 국토부가 동의할지도 지켜봐야 하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심성아 기자 hea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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