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브랜드 말고 고유 이름…달라진 초고가 단지 작명법
압구정·반포·동탄 고가아파트, 별도단지명 선택
에테르노청담·PH129…"부지 정체성 담을것"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를 재건축하는 '반포 디에이치 클래스트'가 내년 입주를 앞두고 단지명 변경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단지 고유의 희소성을 담기 위해 일부 조합원 사이에서 시공사 현대건설의 고가 브랜드 '디에이치' 브랜드를 단지명에서 빼달라는 요청이 불거지면서다.
최근 치열한 수주전을 벌인 압구정 재건축 단지에서도 독자 브랜드를 사용한 단지가 최종 선정됐다. 현대건설은 압구정 3구역과 5구역에서 '압구정 현대'를, 삼성물산 역시 '컬리넌 압구정'이란 독립 브랜드로 4구역을 수주했다.
롯데건설이 시공한 나인원한남 역시 건설사 브랜드 없이 지명과 사업지 주소를 결합한 독자적 이름으로 한남동을 대표하는 고가 주거단지의 상징이 됐다. 현대건설이 시공한 PH129나 에테르노 청담도 강남권의 대표 하이엔드 단지로 자리 잡았고 용산구에서 공사가 진행 중인 '더파크사이드 서울'도 같은 사례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초고가 단지를 표방하는 단지일수록 독자적인 이름을 선택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입지와 상품성만으로 희소가치를 증명한 단지는 브랜드 인지도에 기대지 않고도 승부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오히려 브랜드에 얽매이지 않고 그 부지만의 가치를 이름에 직접 담아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흐름은 서울을 넘어 수도권까지 번졌다. 경기 화성 동탄1신도시 반송동 95·99번지 일원에 들어서는 주상복합 사업 역시 '아크메르 동탄'이라는 프로젝트 전용 브랜드를 내걸었다. 분양 관계자는 "기존 아파트와는 전혀 다른 '하이퍼엔드'를 지향하는 상품으로 기획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독립 브랜드를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고가 아파트 브랜드가 많아지고 희소성이 떨어지면서 해당 부지, 프로젝트만을 위해 기획했다는 점을 앞세우는 과정에서 독자 이름을 택할 여건이 갖춰졌다는 얘기다.
이 단지의 외관 디자인에는 에르메스, 샤넬 등과 협업한 디자이너 자나이나 미레이로가 참여했다. 세대 내부 주방가구나 수전은 유럽 고가 브랜드를 적용하기로 했다. '아크메르 동탄'은 부산 해운대 엘시티, 서울 강남구 논현동 브라이튼 N40 등 고가 주거시설을 건설한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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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 가구를 전후한 일부 초대형 재건축 단지에서도 별도 브랜드를 택하는 경우가 있다. 여러 시공사가 컨소시엄으로 참여하고 각 사의 브랜드를 모두 사용하기엔 단지명이 지나치게 길어져 별도 브랜드를 택하는 것이다. 헬리오시티나 올림픽파크 포레온이 해당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입지와 상품성뿐만 아니라 브랜드가 가진 인지도와 신뢰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해당 사업지의 정체성과 경쟁력을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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