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온호 탐사로 칼데라 붕괴과정 규명
덤프트럭 6억대 분량 8.9㎦ 물질 이동

2022년 1월 남태평양을 뒤흔든 훙가 통가 화산 대폭발 당시 폭 약 5㎞의 해저 칼데라가 분화와 거의 동시에 평균 약 1㎞ 아래로 주저앉은 것으로 나타났다. 폭발로 이동한 물질만 25t 덤프트럭 약 6억대를 채울 수 있는 규모였다. 이처럼 짧은 시간에 발생한 대규모 해저 붕괴가 당시 쓰나미를 키웠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극지연구소는 박숭현 책임연구원이 이끄는 국제공동연구팀이 쇄빙연구선 아라온호의 현장 탐사자료를 분석해 훙가 통가 화산 대폭발 당시 해저 칼데라의 대규모 '피스톤형 붕괴' 과정을 규명했다고 15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Nature Geoscience)'에 게재됐다. 박 책임연구원이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아라온호가 2022년 4월 훙가 통가 화산에서 획득한 스파커 탄성파 탐사자료와 해석도. 칼데라 내부에 쌓인 화산쇄설물과 산사태 퇴적층 및 내부구조를 보여준다. 화산쇄설물 사이와 아래에서 확인된 산사태 퇴적층은 칼데라 붕괴가 대폭발이 진행되는 동안 함께 일어났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다. 극지연구소 제공(Nature Geoscience 게재 논문 이미지)

아라온호가 2022년 4월 훙가 통가 화산에서 획득한 스파커 탄성파 탐사자료와 해석도. 칼데라 내부에 쌓인 화산쇄설물과 산사태 퇴적층 및 내부구조를 보여준다. 화산쇄설물 사이와 아래에서 확인된 산사태 퇴적층은 칼데라 붕괴가 대폭발이 진행되는 동안 함께 일어났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다. 극지연구소 제공(Nature Geoscience 게재 논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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훙가 통가 화산은 2022년 1월15일 대폭발을 일으켰다. 당시 폭발은 거대한 화산재 기둥과 충격파를 발생시키고 태평양 전역에 쓰나미를 일으켰다.

극지연은 폭발 직후 긴급탐사 연구팀 'K-HEART(Korean Hunga Eruption Araon Research Team)'를 꾸렸다. 남극에서 복귀하던 아라온호를 폭발 약 80일 만에 현장에 투입해 해저지형과 탄성파, 해양·지자기 관측자료와 암석·화산재 시료 등을 확보했다.


폭발하며 칼데라 붕괴…전체 물질 이동의 77%


분화 전후 해저지형을 비교한 결과 폭발로 이동한 물질은 총 8.9㎦에 달했다. 25t 대형 덤프트럭 약 6억대를 가득 채우거나 서울시 전체를 약 15m 높이로 덮을 수 있는 양이다.

특히 전체의 약 77%인 6.85㎦는 폭발로 날아간 물질이 아니라 화산 중심부의 칼데라가 급격하게 무너지면서 이동한 것으로 분석됐다.


폭발 전 수심 150~200m였던 칼데라는 폭발 직후 최대 수심 850m까지 깊어졌다. 폭 약 5㎞의 칼데라가 분화와 거의 동시에 평균 약 1㎞ 수직으로 내려앉는 '피스톤형 붕괴'가 일어난 것이다.


연구팀은 이처럼 짧은 시간에 바닷속 지형이 대규모로 함몰되면서 바닷물을 밀어내 당시 발생한 대형 쓰나미의 규모를 키웠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탄성파 탐사를 통해 눈에 보이는 해저면 아래도 들여다봤다. 칼데라 내부에는 최대 약 150m 두께의 화산쇄설물이 쌓여 있었고, 이를 걷어낸 실제 칼데라 바닥은 수심 약 1000m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화산쇄설물 사이와 아래에서는 산사태 퇴적층도 발견됐다. 연구팀은 이를 칼데라 붕괴와 해저 산사태가 대폭발 과정에서 함께 발생했다는 증거로 해석했다.


이번 연구는 화산 폭발로 인한 해저 붕괴가 쓰나미 발생과 규모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데 활용될 전망이다. 통가 주변에는 수십 개의 해저화산과 칼데라가 밀집해 있어 향후 화산성 쓰나미 예측 모델을 고도화하고 해저 통신케이블 등 기반시설의 위험을 평가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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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책임연구원은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K-HEART를 신속히 구성하고 치밀한 긴급 탐사를 수행했기에 급격한 붕괴 과정을 규명할 수 있었다"며 "후속 연구를 통해 통가 화산을 해저화산의 성장과 대폭발, 붕괴 후 변화까지 추적하는 자연실험실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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