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인 장관 후보 자진 사퇴에
2019년 이 대통령 발언 재조명
"내년엔 국회도…비례 몇 석 받으면 좋겠는데"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지명 14일 만에 후보직을 내려놓았다. 비례대표 국회의원직을 유지한 채 장관직을 겸직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각종 논란을 정면 돌파하겠다고 밝힌 지 불과 사흘 만이다. 용 후보자의 사퇴를 계기로 과거 이재명 대통령과 기본소득당의 인연도 다시 재조명되고 있다.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였던 2019년 기본소득당 창당준비위원회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비례대표를 통한 국회 진출을 기대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고, 당시 창당을 준비하던 용 후보자는 이후 실제 두 차례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됐다.


2023년 6월 당시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국회 당 사무실에서 열린 '광역 기본사회위원장 임명장 수여식'에서 기본소득당 당시 용혜인 상임대표에게 기본사회위원회 자문단장 위촉장을 주고 있다. 연합뉴스

2023년 6월 당시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국회 당 사무실에서 열린 '광역 기본사회위원장 임명장 수여식'에서 기본소득당 당시 용혜인 상임대표에게 기본사회위원회 자문단장 위촉장을 주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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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기본소득당 창당준비위 간담회서 "내년엔 국회도 한번"

이 대통령의 유튜브 채널에 게시된 '기본소득 직진남 이재명 지사와의 톡투유' 영상에는 2019년 12월 6일 경기도청 상황실에서 열린 기본소득당 창당준비위원회 대표단과의 간담회가 담겨 있다.

당시 기본소득당에서는 용혜인 창당준비위원회 상임대표를 비롯해 신지혜 경기 기본소득당 상임위원장, 박기홍 창당준비위원회 전략기획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기본소득 활동을 통해 형성한 네트워크에 관심을 보였다. 용 대표가 "정당 이전에 기본소득 활동하면서 만난 사람들"이라고 소개하자 이 대통령은 "의미 있는 활동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화는 자연스럽게 선거와 의회 진출 문제로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기본소득당의 지방의회 진출 가능성을 언급하며 다음 지방선거에서 도의회에 진출했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한 뒤 "내년엔 국회도 한번"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본소득당이 내년 총선에 비례로 몇 석 받으면 딱 좋겠는데"라고 덧붙였다.


2020년·2024년 총선서 실제 비례대표 당선…첫 90년대생 장관후보까지

당시에는 창당을 준비하는 소수정당에 대한 정치적 기대를 드러낸 발언으로 볼 수 있었지만, 7년이 지난 지금은 의미가 달라졌다. 용 후보자는 2020년 총선에서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후보 5번으로 당선됐고, 2024년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참여한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로 다시 국회에 입성했다. 결과적으로 이 대통령이 당시 언급했던 '비례대표를 통한 국회 진출'은 용 후보자 개인에게 현실이 됐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1일 서울 서대문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1일 서울 서대문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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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 후보자는 지난달 30일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각종 논란에 휩싸였다. 논란의 중심에는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의 겸직 문제가 있었다. 용 후보자는 기본소득당의 유일한 국회의원이라는 점 등을 들어 의원직 사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국회의원직을 내려놓을 경우 기본소득당이 원외 정당이 될 수 있다는 소수정당의 현실을 이유로 들었다.


이 과정에서 비례대표 의원직 유지가 장관직을 통한 개인적 지위 확보로 비칠 수 있다는 특혜 논란도 제기됐다. 여기에 배우자의 당직 임명 및 기본소득당 운영을 둘러싼 사당화 논란 등 각종 의혹이 겹치면서 후보자 검증의 초점이 겸직 문제를 넘어 당 운영 전반으로 확산했다.


논란이 커지자 용 후보자는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 사퇴론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국회의원과 국무위원 겸직은 법률이 허용하는 원칙"이라며 인사청문회를 통해 논란을 소명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또 국회의원과 국무위원 겸직에 대한 제도적 논의를 별도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입장도 밝혔다.


논란 끝 자진사퇴…성평등부 장관 지명 14일만

그러나 용 후보자는 결국 사흘 뒤인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용 후보자는 "민주당으로부터 후보자와 기본소득당이 처한 상황을 존중하지만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을 두고 국민적 공감대가 넓지 못한 상황을 고려하여 후보자가 결단해 달라는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후보직 자진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후보직 자진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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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여당도 우려를 표하는 상황에서 그 직을 수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지금 여기서 멈추는 것이 민주당과 기본소득당, 그리고 민주 진보 진영 내에 연대의 정신을 이어나가는 데에도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악의적인 왜곡" 비판…의정활동 복귀 선언

용 후보자는 사퇴를 받아들이면서도 자신을 둘러싼 검증 과정에 대해서는 강한 비판을 이어갔다. 국민의힘과 일부 언론을 향해 사실관계가 충분히 확인되지 않은 의혹이 확산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는 "지난 2주 동안 후보자 검증은 포기한 채 소수 정당의 어려운 형편을 조롱하고 폄하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행태와 사실 확인은 뒷전으로 미루고 반론권조차 보장하지 않은 일부 언론들의 악의적인 왜곡 보도가 끝없이 이어졌다"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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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대통령께서 저를 믿고 큰일을 맡겨주셨던 믿음에 감사드리고, 또 그 소임을 미처 다해내지 못하여 송구하다"며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저를 돌아보고 겸허하고 성숙한 자세로 의정 활동에 매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지영 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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