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시설서 시신 7구 보관 중
전 세계 약 800명 추산, 국내도 3명

미래의 의학 기술을 믿고 사후에 자신의 몸을 영하 196도의 액체질소 속에 맡기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수백 년 뒤 불치병을 극복한 세상에서 다시 깨어나기를 꿈꾸고 있지만, 과학계는 이를 실현 불가능한 '환상'에 가깝다고 지적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챗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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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홀브룩의 한 산업단지 창고에는 남반구 유일의 인체 냉동보존 시설인 '서던 크라이오닉스'가 운영되고 있다. 2023년 문을 연 이 시설에는 현재 사망한 사람 7명이 보관되어 있다. 운영진은 이들을 '사망자'가 아닌 향후 부활 가능성이 있는 '환자'라고 부른다.

영화에서 보던 '냉동인간'이 현실로

이들은 시설 내부의 거대한 저장용기인 '듀어' 속 영하 196도의 액체질소 안에서 머리를 아래로 향한 채 거꾸로 보관된다. 냉동인간의 목표 시점은 지금보다 의학이 획기적으로 발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250년 후다. 피터 촐라키디스 회장은 250년 뒤 되살아날 가능성을 약 10% 정도로 내다보면서도, 이는 과학적 수치가 아닌 회사 측의 전망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호주 홀브룩의 서던 크라이오닉스 시설에는 현재 7명이 액체질소 속에 보관되어 있다. 사진은 저장용기(듀어) 중 한 곳에 액체질소를 보충하고 있는 모습. 가디언

호주 홀브룩의 서던 크라이오닉스 시설에는 현재 7명이 액체질소 속에 보관되어 있다. 사진은 저장용기(듀어) 중 한 곳에 액체질소를 보충하고 있는 모습. 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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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냉동보존을 진행하는 데는 총 21만 호주달러(약 2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 사망 직후 시신 안정화 및 냉동 처리 비용 약 6만 호주달러, 무기한 장기 보관에 15만 호주달러(약 1억4430만원)가 들며, 연간 회원비 350호주달러(약33만6000원)는 별도로 청구된다.


냉동 과정은 법적 사망 판정 직후 신속하게 이루어지며, 이때 생체 조직을 단단하게 얼려 보존하는 '냉동보존 기술'이 적용된다. 이는 SF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신체 대사가 느려질 뿐 멈추지 않는 '동면' 기술과는 다르다. 반면 냉동보존 기술은 신체가 완전히 얼어 생물학적 시계가 멈춘다.

인체에 동결보존액을 주입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일러스트. 크리오러스 홈페이지

인체에 동결보존액을 주입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일러스트. 크리오러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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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냉동보존을 위해서는 얼음주머니 등으로 몸을 식힌 뒤, 혈액 대신 부동액과 유사한 냉동보호 물질을 주입해 인체 조직을 유리 같은 고체 상태로 만드는 약 8시간 가량의 '유리화' 과정을 거친다. 물이 얼면서 생긴 결정이 세포막을 찢는 손상을 막기 위한 조치다. 다만 시설 측 계약서에는 현재의 보존 방식이 신체에 되돌릴 수 없는 물리적 손상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명시되어 있다.

과학계 "뇌 해동 시 딸기처럼 으깨질 것" 경고

과학계의 시선은 여전히 회의적이다. 정자와 난자, 배아 등 일부 세포의 저온 보존이나 쥐의 신장을 유리화 상태로 보존하는 기술 등은 발전하고 있으나, 인간의 신체 전체를 완벽하게 냉동하고 해동하는 것은 현재 기술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 지배적이다. 몸 바깥과 내부 장기가 서로 다른 속도로 냉각되고, 고농도 냉동보호제 자체가 세포에 독성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호주 홀브룩에 위치한 창고의 모습. 운영진에 따르면 '서던 크라이오닉스'는 전 세계에 단 6곳뿐인 인체 냉동보존 시설 중 하나다. 가디언

호주 홀브룩에 위치한 창고의 모습. 운영진에 따르면 '서던 크라이오닉스'는 전 세계에 단 6곳뿐인 인체 냉동보존 시설 중 하나다. 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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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가장 풀기 어려운 문제는 '뇌'다. 냉동 과정에서 시냅스가 파괴되거나 보존액이 균일하게 퍼지지 않아 기억, 인격, 자아 정체성이 완전히 소실될 수 있으며, 사후에 기억과 의식까지 온전히 되살리는 것은 현대 과학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꽁꽁 언 딸기가 겉모습은 멀쩡해 보여도, 해동하는 순간 속이 흐물흐물해지며 으깨지는 것과 같다"며 "딸기가 냉동될 때 수분막이 팽창해 이미 세포막이 파괴되고, 녹으면서는 세포 안의 끈적끈적한 액체가 흘러나와 물러지는 것처럼, 뇌를 해동할 때 세포를 완전히 복구시키는 기술이 반드시 실현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 800여 명 보관…국내에도 3명 존재

이러한 기술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으로 냉동보존된 인원은 약 800명에서 1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 중 미국에 600여 명, 러시아에 약 200명이 있으며, 예약을 마치고 대기 중인 인원만 4000명이 넘는다. 이들은 "냉동 인간은 현재 불치병을 앓는 사람이 치료법이 나오는 미래까지 냉동되어 있다가 필요할 때 깨어나려는 환자들의 마지막 희망"이라는 입장이다.

러시아 냉동보존 기업 크리오러스에는 외국인 31명을 포함해 총 108명이 보관되어 있으며, 한국인 1명도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크리오러스 홈페이지

러시아 냉동보존 기업 크리오러스에는 외국인 31명을 포함해 총 108명이 보관되어 있으며, 한국인 1명도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크리오러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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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에 단체를 설립한 과학자 에프엠 에판디어리는 2000년 암으로 사망했으며, 그의 시신은 현재 냉동 캡슐 안에 보존되어 있다. 에판디어리는 자신이 100세가 되는 2030년이 되면 냉동 보존술이 성공할 것이라 믿으며, 이름을 FM 2030으로까지 바꾸기도 했다.


러시아 냉동수면 회사 '크리오러스' 역시 미국의 알코르생명연장재단과 함께 가장 규모가 큰 냉동인간 시설 중 하나다. 크리오러스 웹사이트에 따르면, 2020년 1월 5일 한국 국적의 한 여성이 전신을 냉동보존 한 이력이 조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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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도 이를 본사로 하는 냉동인간 보존 회사가 있다. 반려견 체세포 보관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크리오아시아(한형태 대표)는 국내 유일 냉동보존 기업이다. 한형태 대표에 따르면, 냉동인간의 길을 선택한 이는 총 3명이다. 2020년 혈액암을 앓던 80대 여성과 2021년 담도암을 앓던 40대 여성 등이 이에 해당한다.


신은서 인턴기자 els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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