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명이 함께 연구하고 AI까지 가세
공로의 기준 복잡해지고 검증에는 더 긴 시간

노벨상이 과학의 위대한 성취를 기록해온 125년 동안 '발견'의 의미가 끊임없이 변화하면서 발견과 공로의 경계가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


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 분석에 따르면 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의 주요 연구성과와 수상 시점 사이의 간격은 1960년 이전 평균 14년에서 2010년대 평균 29년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2018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도나 스트릭랜드 역시 1985년 개발한 '처프 펄스 증폭(CPA)' 기술로 33년이 지나서야 영예를 안았다. 성과의 의미와 파급력을 확인하고 후속 연구를 통해 검증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노벨상 125년…'발견'의 경계가 흔들린다[125년 노벨상 시대를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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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3명에게 상을 주는 노벨상의 원칙과 수많은 연구자·기관·거대한 연구시설·데이터가 얽혀 오늘날 과학의 성과를 만들어내는 방식 사이의 간극도 커지고 있다. 2012년 힉스입자 발견과 2015년 첫 중력파 직접 관측처럼 수천명의 연구자가 참여한 거대 공동연구가 등장했고, 2020년에는 인공지능(AI)를 이용한 단백질 구조 예측이 오랜 과학 난제를 풀었다. 하지만 노벨상은 원칙에 따라 개인 최대 3명까지만 받을 수 있다. 여기에 AI까지 가설을 만들고 실험을 설계하는 영역으로 들어오면서 AI 개발자와 이를 활용한 과학자, 결과를 검증한 연구자의 기여를 어떻게 구분할 것인지도 새로운 문제로 떠올랐다.


125년의 기록에는 영광만 있는 것도 아니다. 여성과 비서구권 연구자, 학계 중심부 밖에서 활동했던 과학자들의 기여가 뒤늦게 조명된 사례가 적지 않다.

아시아경제는 오는 10월5일 시작되는 올해 노벨상 수상자 발표를 앞두고 노벨상 선정에 직접 참여하는 과학자와 미국 예일대·노스웨스턴대,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등 국내외 석학들을 인터뷰해 현대 과학에서 '발견'의 의미가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를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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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분야에서 연구해온 이들의 답변에는 하나의 공통된 흐름이 있었다. 과학적 발견은 더 이상 한 사람의 번뜩이는 아이디어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워졌고, 수많은 연구자의 협업과 오랜 시간 축적된 지식 위에서 탄생한다는 것이다. AI의 등장은 여기에 또 하나의 변화를 더하고 있다. 발견의 주체와 공로를 가르는 기준부터 성과를 검증하고 인정하는 방식까지 다시 생각해야 할 시점이라는 진단이 이어졌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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