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수주 '실탄' 7.5배 키운다…KIND 자본금 한도 2조→15조
여야 의원 19명 '해외건설촉진법' 개정안 발의
투자 승인액 1조8000억원, 내년 법정 한도 초과
해외 현장 우리 기업 간 분쟁 조정위원회도 신설
우리 기업 해외건설 수주를 지원하는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의 법정자본금 한도를 2조원에서 15조원으로 높이는 법안이 발의됐다. 해외 건설 현장에서 불거진 국내 기업 간 원·하청 분쟁을 조정할 전담기구도 새로 만든다. 투자와 금융이 수주를 좌우하는 시장 변화에 맞춰 50여년 전 만들어진 해외건설촉진법을 손보겠다는 것이다.
수주 21.8조 지원한 KIND…납입자본금은 6000억
김이탁 국토교통부 제1차관(오른쪽)이 지난 7월 미국에서 카일 하우스트베이트 미 에너지부 차관과 20억달러(약 3조원) 규모 리튬·붕소 플랜트 사업 업무협약(MOU)을 맺은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13일 정치권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 등 여야 의원 19명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해외건설촉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최근 국회에 제출했다. 발의자 19명 가운데 7명이 국토위원이다. 법안은 오는 20일까지 입법예고를 거쳐 국토위 심사에 들어간다.
KIND는 국토교통부 산하 해외 투자개발사업 전담기관이다. 국내 기업이 해외 인프라 사업을 따낼 수 있도록 사업 초기부터 자금을 넣고 투자자로 참여한다. 민간 기업이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초기 사업비와 위험을 나눠 지고,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지분 투자에 나서 국내 기업의 공사·기자재 수주를 돕는다.
설립 이후 38개 사업에 1조4000억원을 직접 투자해 21조8000억원(정책펀드 제외) 규모의 해외 수주를 지원했다. 최근 미국 루이지애나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 사업도 KIND가 투자한 뒤 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 close 증권정보 010140 KOSPI 현재가 21,350 전일대비 등락률 0.00% 거래량 0 전일가 22,100 2026.09.15 개장전(20분지연) 관련기사 구리 최고가, 경기 회복만으로 설명 못 한다…수급 변화에서 기회 찾으려면 고금리에도 웃는 종목 따로 있다…주도주 교체 기회 살리려면 [판 바뀌는 해외건설⑤]중앙亞 도시개발·호주 ESS 유망…"3년 공사 후 30년 운영 가능" 의 4조원 규모 수주로 이어진 대표 성과다.
아시아경제는 최근 '판 바뀌는 해외건설' 시리즈를 9회에 걸쳐 보도하면서 투자개발형 사업이 늘고 있지만 정책금융 여력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실을 짚고, KIND 자본 확충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9월 10일자 4면>
이번 개정안 역시 이 같은 요구가 반영됐다. 현행 법정자본금 한도 2조원으로는 늘어나는 투자를 감당하기 어렵다. 현재 KIND의 납입자본금은 약 6000억원이다. 반면 이미 승인된 투자액은 1조8000억원으로 납입자본금의 3배 규모다. 이 중 앞으로 집행해야 할 자금만 1조3000억원에 달한다.
염태영 의원은 "내년이면 승인액이 현행법상 한도를 넘어설 전망"이라며 "법정자본금이 현실과 괴리돼 있다"고 말했다. 투자승인액은 내년 2조8000억원으로 늘어나고 2028년 4조4000억원, 2029년 6조9000억원, 2030년에는 10조8000억원으로 불어난다. 지금 추세가 이어지면 2031년에는 16조8000억원을 넘어선다.
한도 상향이 곧바로 자본 확충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법정자본금은 정부가 출자할 수 있는 상한선을 정한 것으로, 실제 납입은 매년 예산으로 결정된다. 실제 자본금은 사업 투자 시기에 맞춰 차례로 늘릴 계획이다.
해외 현장 원·하청 분쟁조정위 신설…50년 된 낡은 규제 정비
개정안에는 해외 현장에서 우리 기업 간 발생한 분쟁을 조정하는 해외건설분쟁조정위원회를 국토부에 설치하는 내용도 담겼다. 원·하청 분쟁을 다루는 하도급법은 적용 대상이 내국인이어서 해외에 별도 법인을 세워 사업하는 건설사는 보호를 받지 못한다. 현지 법원을 이용하자니 비용과 접근성이 걸림돌이다.
지금은 분쟁이 생겨도 정부가 개입할 법적 근거가 없다. 올해 4월 국토부에 접수된 분쟁 두 건이 그런 경우였다. 건설 원가 상승과 선행 공정 지연에 따른 추가 정산금을 둘러싼 원·하청 갈등이었다. 하청 업체는 현지 비자 발급 지연과 추가 공사로 공사비가 크게 늘었지만, 원청과 거래 관계를 고려해 이의조차 제기하지 못했다.
국토부가 해외건설협회와 함께 양측을 따로 만나 중재한 끝에 6월에야 협의가 마무리됐다. 개정안은 이런 조정을 위원회가 맡도록 했다. 운영은 해외건설협회에 위탁하고 조정 결과에는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을 부여한다. 조정에 따르지 않는 기업은 정부 지원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다.
1975년 만든 해외건설촉진법에 남아 있는 오래된 규정도 손본다. KIND 설립 뒤 역할이 줄어든 해외건설진흥위원회를 없애고, 흩어져 있던 해외건설 관련 기본계획을 합친다. 법에 뜻이 명확하지 않았던 '사고'도 새로 정의하고, '조잡하게 시공'이라는 표현은 '부실하게 시공'으로 바꾼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뒤 현실과 맞지 않게 된 대리 시공 규정도 삭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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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관계자는 "해외건설 시장이 투자개발형으로 바뀌면서 KIND가 사업을 발굴하고 국내 건설사 수주로 연결하는 역할이 갈수록 커질 것"이라며 "우리 기업의 수주 경쟁력을 높이려면 KIND의 자본을 확충하고 역할도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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