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해로 가로막힌 사우디 원유
국제유가 장중 110달러 폭등
트럼프 "이란은 테러 지원국"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수송망이 잇따라 흔들리면서 중동발 '에너지 대란' 공포가 현실화하고 있다.


이란 '저항의 축' 3각 공세…사우디 원유 수송망 봉쇄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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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주요 외신 통신에 따르면 전날 사우디 리야드·메디나 지역을 겨냥한 드론 공격으로 핵심 송유관인 동서 파이프라인 가동이 중단됐다. 이 송유관은 아라비아반도를 가로질러 홍해 연안 얀부항으로 이어지는 1200㎞ 길이로, 사우디가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의 4~5%에 달하는 하루 500만 배럴을 우회 수송하던 핵심 경로다.

이번 공격에 쓰인 드론은 이라크에서 발사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라크 총리실은 12일 자국 영토 발사 사실을 인정하며 군 지휘관 1명을 해임하고 이란 접경지인 샬람체 국경 검문소를 폐쇄했다. 해임된 지휘관이 담당하던 이라크 남부 마이산주는 친이란 시아파 세력의 주요 근거지다. 사우디 외무부는 이라크 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여 일단 보복 조치를 보류했다.


하지만 사우디의 원유 수출 차질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케플러에 따르면 지난달 사우디의 하루 원유 수출량은 320만 배럴로, 전쟁 전(약 700만 배럴)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3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동서 파이프라인마저 막히면서 수출 여력은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이란 '저항의 축' 핵심인 예멘 후티 반군은 홍해 입구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요충지를 급속히 장악하고 있다. 후티는 주요 항구인 모카를 점령한 지 하루 만에 해협 한가운데 위치한 전략 거점 페림섬(마윤섬)까지 점령하며 해협 통제권을 사실상 확보했다. 후티가 해협을 완전 봉쇄할 경우 사우디는 동쪽 호르무즈에 이어 서쪽 홍해 수송로까지 모두 가로막힌다. 외신은 후티의 진격 과정에서 이란 혁명수비대의 직접적인 지휘가 있었다고 보도했으나 이란은 대리 세력설을 부인하고 있다.


위기에 처한 사우디의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최소 두 차례 전화해 군사 지원을 요청했다. 그러나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에 전력이 집중된 상황에서 새로운 전선을 늘리지 않기 위해 일단 요청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 역시 사태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사우디 및 예멘 정부와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 전황에 따라 미국·이란·사우디·이라크가 얽힌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과 이란의 신경전도 격화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9·11 테러 25주기 추모식에서 이란을 "세계 최대의 테러 지원국"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지난 2월 미군 오폭으로 이란 초등학생 등 182명이 숨진 사건을 언급하며 "(아이들을 공격한) 바로 그 악마들"이라며 맞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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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불안도 극에 달하고 있다. 브렌트유는 장중 배럴당 110달러를 돌파했고, 미국 디젤유 가격은 갤런당 6.06달러로 개전 이후 60% 이상 뛰었다. 미국 휘발유 가격 역시 44%가량 급등했다. 이러한 에너지 가격 폭등은 물가 상승 압력을 가중시켜,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 심각한 정치적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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