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의 공방부터 아이들 물레까지
관람객이 직접 완성하는 공예축제

12일 경북 청송군 청송백자도예촌 곳곳에서는 흙을 만지는 손과 장인의 작업을 지켜보는 관람객들의 시선이 교차했다.

전시품 넘어 생활문화로 청송백자, 지역 관광자산 가능성 보여줘 마당 놀이[사진=권병건 기자]]

전시품 넘어 생활문화로 청송백자, 지역 관광자산 가능성 보여줘 마당 놀이[사진=권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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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개막한 '2026 청송백자축제'는 500여 년 역사를 지닌 청송백자를 진열장 속 전통공예품이 아닌 직접 보고 만들고 사용하는 생활문화로 풀어내는 데 무게를 뒀다. 축제는 13일까지 이어진다.


올해 현장에서 눈길을 끄는 공간 가운데 하나는 공방이다.

청송백자전수관에서는 장인이 백자를 만드는 과정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보이는 공방'과 해설을 곁들인 공방투어가 운영된다. 완성된 작품만 보는 것이 아니라 흙이 그릇의 형태를 갖춰가는 과정까지 관람객에게 공개한다는 점에서 전통공예에 대한 접근성을 높였다.


청송백자체험장에서는 물레와 핸드페인팅 체험이 이어진다. 가족 단위 방문객들은 흙을 직접 만지고 백자에 그림을 입히며 제작 과정에 참여한다.

장인의 공방부터 아이들 물레까지…관람객이 직접 완성하는 공예축제[사진=권병건 기자]

장인의 공방부터 아이들 물레까지…관람객이 직접 완성하는 공예축제[사진=권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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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장 곳곳에 마련된 놀이도 백자를 어렵게 느끼는 관람객과의 거리를 좁힌다. 손가락 컬링과 달항아리 콘홀을 비롯한 놀이 프로그램, 스탬프 미션 등이 운영돼 전통공예를 체험과 놀이의 영역으로 확장했다.

전시 공간에서는 청송백자의 또 다른 변화를 살펴볼 수 있다.


청송백자 사진 연출전과 청송백자연구회 작품전, 현대 작가와의 협업 전시 등이 마련돼 전통 제작기법을 계승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백자가 현대 생활과 예술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활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청송백자는 해주백자·회령자기·양구백자와 함께 조선시대 4대 지방요로 꼽힌다. 청송에서 얻은 원료와 지역 장인들의 제작기술이 결합해 500여 년 동안 명맥을 이어온 지역 고유의 문화자산이다.

주왕산면 놀이패 마당놀이[사진=권병건 기자]

주왕산면 놀이패 마당놀이[사진=권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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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축제에서 주목되는 대목은 이 같은 역사성을 '보존'에만 두지 않고 체험과 공연, 소비로 연결하고 있다는 점이다.


청송백자판매점에서는 축제 기간 백자 전 제품을 20% 할인 판매하고 구매금액에 따라 청송사랑화폐를 돌려주는 행사도 진행한다. 공예마켓과 먹거리 공간도 운영돼 축제장에서 이뤄진 체험이 지역 소비로 이어지도록 구성했다.


12일 오후 6시에는 캘리그라피 퍼포먼스와 공연 등이 이어지는 개막행사가 열리며, 축제 기간 청송백자의 역사와 지역 이야기를 소재로 한 보부상 마당극과 인형극, 거리예술공연 등도 관람객을 맞는다.

개막식에 앞서 주왕산면 풍물패가 축젤를 알리고 있다.[사진=권병건 기자]

개막식에 앞서 주왕산면 풍물패가 축젤를 알리고 있다.[사진=권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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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축제는 경북도가 경쟁력 있는 소규모 지역축제를 육성하기 위해 추진하는 '미소(微笑)축제' 지원사업에도 선정됐다.


축제의 의미는 관람객 숫자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지역에서 오랜 세월 이어온 공예기술을 누가 배우고, 누가 소비하며, 어떻게 다음 세대의 문화로 연결할 것인가가 청송백자가 풀어야 할 과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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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년을 이어온 전통의 경쟁력은 오래됐다는 사실 자체에 있지 않다. 장인의 기술이 오늘의 생활과 만나고 관광객의 경험과 소비로 이어질 때 문화유산은 비로소 지역의 미래 자산이 된다. 청송백자축제는 '보존해야 할 백자'에서 '함께 쓰고 즐기는 백자'로 영역을 넓히는 현장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영남취재본부 권병건 기자 gb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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