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경인사연, '2027년 예산안 ·미래대응기금 토론회'
정부가 미래대응기금 적립액의 11%에 해당하는 12조원을 국채상환에 사용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기금 적립과 국채상환 비율을 정하는 별도의 준칙을 수립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11일 경제·인문사회연구회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연 '2027년 예산안 및 미래대응기금 토론회'에서 우석진 명지대 교수는 "현재 기금을 얼마나 축적하고 얼마나 부채를 상환할지에 대해 룰이 있지는 않은 것 같다"며 "통화정책의 테일러 준칙처럼 수출 변동성, 미래 재정 수요, 부채갭, 기금갭 등을 고려해 적립률을 만들어 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테일러 준칙은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감안해서 적정한 통화정책 금리 수준을 산정하는 기준이다. 이 같은 관점을 미래대응기금 운용에 적용해 해마다 초과세수 규모 등 정책적 판단에 따라 적립·상환 규모를 정하기보다 일정한 재정·경제지표에 연동된 기준을 두자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세수가 일시적으로 대규모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미래대응기금과 같은 적립식 기금 조성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하면서도 기금의 성격과 운용 원칙을 더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정혁 홍익대 교수는 "'댐' 또는 '저수지'를 만들고 미래대응 투자에 안정적으로 지출하는 구조인데, 일반회계와의 역할 분담도 주목된다"고 짚었다.
우 교수도 "현재 미래성장동력, 청년, 지방 교육, 등에 지출할 수 있게 돼 있지만 일반회계 등 예산 사업으로 진행돼오던 사업 상당수가 기금 사업에 편입됐다"며 향후 재원이 늘어나면서 지출 범위가 확장할 가능성을 경계했다.
미래대응기금의 직접 사업은 단기간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고 일정 기간 이후 종료되는 자본적·인프라 중심으로 제한해야 하고, 기존 상시사업은 일반회계와 재정시스템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기금의 자체 변경 기준을 30%로 설정한 룰에 대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박정흠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재정제도분석팀장은 "기금운용계획 변경을 통한 유연성 확보는 국회 통제에 기반한 책임성 약화 논란을 지속시킬 수 있다"며 "통상적인 기금 변경 요건을 보다 엄격하게 적용하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수 예측 실패로 인한 초과세수를 기금 재원으로 삼는 구조에 대한 문제의식도 제기됐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위원은 "재정 당국이 미래대응기금 규모를 확대하고자 본예산 세수를 보수적으로 추계할 유인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세입추계의 정확성에 잘못된 인센티브를 부여하지 않는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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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예측은 불확실성이 높아 사후적으로 틀릴 수밖에 없지만, 예측오차가 클수록 특정 기금의 재원이 늘어나도록 하는 구조는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초과세수가 발생했을 때는 경기와 국채금리, 국가채무 상황 등을 보고 국채 발행을 줄일지, 추가 지출에 쓸지, 기금에 넣을지 등을 선택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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