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KR '비행기 주유소'회사에 20억달러 투자 2배 밸류업
국내에선 IMM 에어퍼스트·한앤코 케이카 사례 주목

자동차를 타고 고속도로를 달리면 휴게소가 나온다. 휴게소에서 자동차는 기름을 넣고, 사람은 음식을 먹으며 돈을 쓴다. 연휴나 명절에는 휴게소가 사람으로 붐빈다. 휴게소를 전국 단위로 운영하면 높은 매출을 거둘 수 있지 않겠냐는 고민을 해볼 수 있다.


비행기 분야에서도 비슷한 곳이 있다. 전용기나 전세기는 사설 항공 터미널(FBO)에서 연료를 넣고 정비를 한다. 전세기나 전용기 등 사설 비행기는 일반적인 공항을 이용할 수 없어 독립적인 지상 조업과 급유 시설을 갖춘 FBO를 필수적으로 이용해야 한다. 이같은 비행기의 '휴게소'를 수익화한 사례가 있다. 바로 세계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의 애틀랜틱 에비에이션(Atlantic Aviation) 엑시트(자금 회수) 사례다. KKR은 이 회사 기업가치를 5년 동안 2배 이상 끌어올려 다른 운용사에 팔아넘겼다. 단순히 비용 절감을 통한 '짜내기' 경영이나 경기 회복 분야에 투자하는 방식이 아닌 대규모 설비투자를 통해 한 회사를 독점적인 인프라 플랫폼으로 발전시킨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KKR은 2021년 약 45억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5조3010억원)에 인수한 미국 FBO 운영사 애틀랜틱 에비에이션을 최근 약 100억달러 가치로 매각한다. KKR은 경영권 매각 후에도 애틀랜틱의 주요 공동 지배주주로 남는다. KKR은 애틀랜틱 에비에이션을 저점에서 투자했다. 코로나19 팬데믹에서 벗어나며 부유한 승객들이 민간 항공사 대신 전용기를 찾으며 출장 수요가 소폭 올랐으나 이 같은 수요가 지속될지는 불확실했다.

[PE는 지금]사모펀드, 설비투자에 인색하다고?…조단위 투자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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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가 절반 투입하며 밸류업…거점 확보·시스템 체계화 등

그런데도 KKR은 장기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며 과감히 투자를 단행했다. 이후 인수가 절반에 가까운 약 20억달러를 투입하며 기업가치를 끌어올렸다. 우선 거점을 67개에서 108개로 확장했다. 통행량이 많은 길목에 있는 휴게소는 매출이 좋듯, FBO도 통행량이 많은 거점이 중요하다. KKR은 이른바 '목 좋은' 곳을 골라 거점을 마련했다. 전용기 고객들은 목적지와 최대한 가까운 곳에 착륙하기 위해 비용을 지불하므로 금융 중심지, 부촌, 스포츠 및 기업 행사가 자주 열리는 곳에 있는 FBO의 가치가 높다.


애틀랜틱의 네트워크는 라스베이거스, 플로리다주 팜비치, 세계 최고 경마대회인 켄터키 더비가 열리는 켄터키주 루이빌, 월스트리트 거물들이 참석하는 앨런 앤드 컴퍼니 선밸리 콘퍼런스가 열리는 아이다호주 선밸리에도 거점을 뒀다. 기존의 입지가 좋은 곳을 공간적으로 최적화하기도 했다. 항공기 운항 횟수나 민간 소비 심리에 따라 등락을 거듭할 수 있으나, 격납고를 늘려 항공기를 추가로 수용하는 등 평당 수익률을 극대화했다. 예를 들어 뉴욕 맨해튼 관문인 테터보로 공항의 경우 노후 격납고를 철거하고 신규 격납고를 신축했다.

KKR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시스템을 체계화하고 지원조직을 확대할 뿐 아니라 전문경영인도 영입했다. 지점 간 연동이 전무하던 백오피스를 전면 개편해 통합 영업·통합 조달(항공유 대량 구매를 통한 단가 인하)·가격 및 수익 관리 체계를 구축했다. 항공기 꼬리번호를 입력하면 예약 접수부터 공항 도착, 급유·정비 등 서비스 요청, 청구서 발행까지 전 과정을 실시간 추적하는 독자 운영 시스템도 개발해 배포했다. 현장 직원이 태블릿을 통해 항공기 옆에서 즉각 요구사항을 업데이트하는 체계를 완성한 것이다. 항공산업과 렌터카사업에 밝은 인재도 영입했다. 2023년 유나이티드 항공 및 허츠(Hertz) 임원 출신인 제프 폴란드를 총괄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해 네트워크 통합 관리를 일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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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퍼스트·케이카…국내 PE도 과감한 투자로 밸류업

국내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IMM PE가 에어퍼스트를 단순 산업 설비회사에서 인프라 플랫폼으로 재정의한 사례다. 2019년 IMM PE는 린데코리아 일반산업가스 사업부 지분 100%를 1조4000억원에 인수했다. 인수 후 사명을 에어퍼스트로 변경하고 기술 인력 충원 및 기술력 강화에 집중했다. 삼성전자 삼성전자 close 증권정보 005930 KOSPI 현재가 268,500 전일대비 17,000 등락률 -5.95% 거래량 20,889,519 전일가 285,500 2026.09.28 15:30 기준 관련기사 코스피, 2%대 하락해 6800선…삼전닉스 ‘폭락’ 코스피, 2% 하락해 7000선 반납…삼전닉스 약세 코스피, 소폭 약세 출발…코스닥은 상승 가 발주한 평택 반도체 공장 산업용 가스 공급자 입찰에서 선정되면서 신규 설비투자도 약 1조원에 달했다. 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close 증권정보 000660 KOSPI 현재가 1,761,000 전일대비 101,000 등락률 -5.42% 거래량 3,224,025 전일가 1,862,000 2026.09.28 15:30 기준 관련기사 [클릭 e종목]"SK하이닉스, 솔리다임 우려 과도…주가에 업황 강세 미반영돼" 코스피, 2%대 하락해 6800선…삼전닉스 ‘폭락’ 코스피, 2% 하락해 7000선 반납…삼전닉스 약세 등 우량 고객사와 15년~20년 단위 초장기 계약을 맺어 원자재 가격 변동분을 계약단가에 전가하는 구조화도 진행했다. 이에 2023년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에어퍼스트 지분 30%를 1조1000억원에 인수해 4년 만에 기업가치를 3배 이상 확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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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화에 집중해 기업가치를 올린 사례는 한앤컴퍼니(한앤코)의 KG모빌리티플랫폼 KG모빌리티플랫폼 close 증권정보 381970 KOSPI 현재가 6,520 전일대비 200 등락률 +3.16% 거래량 96,512 전일가 6,320 2026.09.28 15:30 기준 관련기사 [K-INVESTORS]M&A 자문 최고수의 노하우는…"믿을맨이 되자" 케이카 "운전자 72%, 기름값 오르면 차 바꿀 의향…대부분이 친환경차" "8년 동행 유종의 미"…한앤코, 케이카 임직원 격려금 쾌척 인수 사례와 비슷하다. 한앤코는 SK그룹으로부터 분할 매각된 오프라인 중고차매매 사업부를 인수했다. 이후 디지털 전환 및 중앙집중 표준화에 나섰다. 딜러 중심의 시장이었던 중고차 거래에서 100% 직영 정찰제, 온라인 주문 등을 도입했다. 오프라인 매장을 단순 중고차 전시장을 넘어 온라인 출고와 환불을 담당하는 허브로 개편했다. 기업가치를 끌어올려 케이카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이후 한앤코는 KG그룹에 경영권을 매각하며 기업가치 1조원을 평가받고 투자원금의 5배를 회수했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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