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당량 미달 시 '장기 매매' 정황 포착
낙태·매독 검사한 의료 보고서도 발견

태국과 캄보디아 국경 지대의 대규모 스캠 범죄 본거지에서 실제 외과 수술이 가능한 수술실과 감금실이 발견됐다. 사기 실적을 채우지 못한 조직원들을 처벌하기 위해 장기매매를 벌였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8일 태국 북동부 수린주 총촘의 스캠 단지 내 한 건물 수술대에 놓인 외과 장비들. 지지통신

8일 태국 북동부 수린주 총촘의 스캠 단지 내 한 건물 수술대에 놓인 외과 장비들. 지지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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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일본 지지통신에 따르면 태국군은 전날 아세안 참관단과 언론인들을 태국 북동부 수린주의 총촘 지역에 위치한 범죄 단지 내부로 안내해 현장을 공개했다.

태국군이 스캠 단지 내부 공개해

총촘은 지난해 12월 군사 분쟁 과정에서 태국군이 급습해 통제권을 장악한 곳이다. 해당 단지는 원래 호텔 리조트로 지어졌으나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거치며 대규모 스캠 단지로 변모했다.


해당 단지에는 81만㎡ 면적에 주택 등 150여 동의 건물이 들어서 있으며, 한때 일본인을 포함해 약 1만5000명의 조직원이 거주하며 사기 행각을 벌였다. 군 당국이 압수한 문건에는 사기 할당량을 채우지 못할 경우 다른 방식으로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으며, 구체적으로 '장기밀매'라는 단어도 명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의료용 수술대와 장비들이 널브러져 있다. 지지통신

의료용 수술대와 장비들이 널브러져 있다. 지지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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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내 3층 건물 한 곳에서는 불법 장기 추출이 이뤄진 것으로 보이는 수술용 침대와 각종 외과 장비가 나왔다. 이와 함께 폐쇄회로(CCTV)가 설치된 흔적이 있는 감금용 독방이 발견됐다. 이 외에도 매독 등 성병 검사가 수시로 이뤄진 흔적도 나왔다. 내부에는 진찰대와 낙태 관련 의료 기록 등이 방치되어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태국군이 체포한 베트남 및 중국 국적의 도주자 중에는 신체에 상처가 있거나 손가락이 절단된 이들도 포함돼 있었다. 현장을 안내한 태국군 관계자는 "인신매매로 끌려와 강제로 사기에 가담했던 피해자들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거나 빚을 갚지 못할 경우 장기매매의 표적이 됐다"고 설명했다.

"실적 못 채우면 장기 적출"…1만5000명 모여있던 태국 범죄 단지서 수술실 발견 원본보기 아이콘

국제 인권단체 앰네스티 "정부가 범죄 조직과 유착" 폭로

앞서 국제인권단체인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지난해 심층 보고서를 통해 캄보디아 전역에 걸쳐 50여 곳이 넘는 사기 거점에서 인신매매와 아동 노동, 고문 등 심각한 인권 유린이 대규모로 자행되고 있으며, 캄보디아 정부가 이를 고의로 방관하고 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앰네스티는 18개월 동안 캄보디아 16개 지역에 있는 스캠 단지 53곳을 직접 방문하고, 9명의 아동을 포함해 8개국 출신 생존자 58명을 면담했다. 이들 대부분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가짜 구인 광고에 속아 입국한 뒤 폭력과 협박 속에서 강제 노동에 시달렸다.

캄보디아 경찰당국에 의해 검거된 외국인 온라인 스캠 범죄자들. 캄보디아국가경찰청

캄보디아 경찰당국에 의해 검거된 외국인 온라인 스캠 범죄자들. 캄보디아국가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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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 태국 소년 사왓(가명)은 관리자들에게 집단폭행을 당한 뒤 옷이 벗겨진 채 건물 밖으로 뛰어내리라는 협박을 받았다. 또 다른 생존자는 "베트남 국적의 피해자가 25분 동안 온몸이 보라색으로 변할 정도로 폭행당한 후 전기고문까지 받는 광경을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인 아동이 사망한 사실도 확인됐다.

이에 앰네스티는 "캄보디아 당국이 스캠 단지의 실상을 잘 알면서도 이를 방관하거나 범죄 조직과 유착해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단속이나 '구조 작전'을 대외적으로 홍보하고 있지만, 실상은 경찰이 단지 정문 앞에서 조직원들이 넘겨주는 인원만 받아오는 시늉만 할 뿐 실제 단지들 대부분은 여전히 성업 중이라는 것이다.

"끝난 줄 알았던 캄보디아 스캠 범죄, 뿌리 제거 안 돼"

이후 국제사회의 압박과 단속에도 캄보디아 기반 스캠 범죄 산업은 기존의 대형 거점에서 작은 형태로 확산하고 있다는 후속 보고서도 나왔다.

지난해 10월 촬영된 캄보디아 프놈펜 주요 범죄 단지로 알려진 망고 단지. 뉴스1

지난해 10월 촬영된 캄보디아 프놈펜 주요 범죄 단지로 알려진 망고 단지.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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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조직범죄 초국가적 연대(GI-TOC)는 "단속 이후 수만 명의 외국인 노동자를 송환했지만, 포이펫 등 일부 지역에서 사기 산업을 뒷받침해온 토지와 자본, 인적 네트워크가 여전히 남아 있다"며 "온라인 사기 범죄 조직과 연계된 건설 공사가 단속 기간에도 이어졌고 구직자 모집도 은밀한 방식으로 지속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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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두고 캄보디아 온라인사기대책위원회는 "사기 의심 지역에 대한 관리와 차단이 철저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해당 내용을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국의 경우, 캄보디아 범죄 단지 참상은 지난해 대학생 박모씨(22)가 현지에 감금됐다가 숨진 사실이 밝혀지면서 사회적 공분을 산 바 있다. 박 씨를 살해한 조직원들은 같은 해 11월 현지 경찰에 검거되면서 법정 최고형인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신은서 인턴기자 els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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