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다송' 처음엔 '동다행'이었다…초의선사 간찰 86건 번역
국립광주박물관, 155점 상·하권으로 정리
정약용과 인연 손자까지 이어진 흔적도
조선 후기 차 문화를 정립한 초의선사(1786~1866)의 편지를 통해 대표 저술인 '동다송'이 처음에는 '동다행'이라는 제목으로 쓰였던 정황이 확인됐다.
1837년께 변지화가 초의선사에게 보낸 간찰. 변지화는 급히 베낀 ‘동다행’에 오류가 많다며 초의선사에게 수정해 돌려달라고 요청했다. 이 편지를 통해 '동다송'의 초기 표제가 '동다행'이었고 수정·보완 과정에서 제목이 바뀐 정황을 확인할 수 있다. 국립광주박물관
국립광주박물관은 초의선사와 당대 인물들이 주고받은 간찰 86건 155점을 번역·정리한 학술총서 '박동춘 기증 초의선사 유묵 번역집 간찰편'을 발간했다고 11일 밝혔다. 간찰편은 상·하 두 권으로 구성됐다.
초의선사는 해남 대둔사(현 대흥사)의 승려로 선다(禪茶) 정신을 계승하고 조선 후기 차 문화를 중흥한 인물이다. 국립광주박물관은 2021년 박동춘 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장으로부터 초의선사 관련 유물 169건 364점을 기증받아 2022년부터 유묵 번역사업을 진행해왔다. 2023년 '가련유사', 2024년 '시문편'에 이어 지난해 '간찰편(上)'을 발간했고 올해 하권을 내면서 간찰 번역을 마무리했다.
특히 1837년께 변지화가 초의선사에게 보낸 편지에는 '동다송'의 초기 모습을 보여주는 내용이 담겼다. 변지화는 급히 베껴 서울로 보냈던 '동다행'에 오류가 많다며 의문이 드는 대목을 표시해 보내니 하나하나 고쳐 돌려달라고 요청했다. 번역집은 이 편지를 통해 초의선사가 처음 '동다행'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썼고, 수정·보완하는 과정에서 '동다송'으로 표제가 바뀐 정황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다산 정약용과 초의선사의 인연이 후대까지 이어졌다는 사실도 간찰에서 드러난다. 1860년 정약용의 손자 정대무가 초의선사에게 보낸 편지에는 초의가 보내준 차에 감사하면서 답례로 중국 먹 하나를 보낸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번역집은 이를 통해 초의와 다산의 교유가 그의 아들과 손자 세대까지 이어졌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수록된 간찰의 발신자는 유학자와 승려, 지방 관리, 아전 등으로 다양하다. 안부와 근황부터 학문적 교류, 물품을 주고받은 내용까지 담겨 있어 문집이나 관찬 기록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초의선사의 인간관계와 당시 사회상을 살펴볼 수 있다. 차에 대한 언급도 곳곳에 등장해 초의가 차의 연구와 제작·보급에 기울인 관심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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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광주박물관은 "이번 간찰편 발간을 통해 초의선사의 교유 관계와 사상, 문화적 활동을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하게 됐다"며 "앞으로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기증품을 전시로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번역집은 국립광주박물관 누리집 학술·보고서 메뉴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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