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기간 등 글로벌 기준에 한참 못 미쳐
신청기간·인정사유 제한 등 과제로 제시

국민연금 추후납부(추납) 제도가 '합법적 재테크 수단'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문제의 근본 원인이 느슨한 제도 설계에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단기 가입 외국인의 추납을 둘러싼 논란으로 정부가 요건 강화에 착수했지만, 핵심 쟁점은 특정 국적이 아닌 현행 제도의 구조적 취약성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국민연금공단 행복연금관. 아시아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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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국민연금 추후납부제도의 바람직한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현행 추납 제도는 사실상 단 1개월 치 보험료 납부 이력만 있어도 최대 119개월(10년 미만)까지 과거 공백 기간을 소급 복원할 수 있도록 열려 있다. 2020년 말 법 개정으로 추납 기간 상한이 10년 미만으로 묶였으나, 정작 신청자 대다수가 법적 한도에 근접한 108개월에서 119개월 구간에 집중되는 기형적인 구조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쏠림은 최소 가입기간 10년을 채워 노령연금 수급권을 사후에 확보하려는 유인이 작동한 결과다. 특히 추납 신청 시기에 제한이 없다 보니 은퇴 직전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시점을 골라 거액을 일시에 밀어 넣는 방식이 관행처럼 굳어졌다. 평생 소득 감소를 감내하며 매달 꼬박꼬박 보험료를 납부해 온 성실 가입자들과의 형평성 논란이 지속해서 제기돼 온 이유다.

해외 주요 연금 선진국들은 일찌감치 추납을 엄격한 예외적 장치로 통제하고 있다. 프랑스는 학업과 불완전 가입 연도를 합쳐 최대 12분기까지만 추납을 허용하고, 독일은 학업 추납을 45세 이전으로 엄격히 제한한다. 영국은 미인정 기간 중 최대 6년분에 한해 6년 이내 신청하도록 기한을 못 박았으며, 한국과 구조가 유사한 일본조차 보험료 면제나 유예 시점으로부터 10년 이내에만 추납 신청을 받는다. 반면 한국은 추납 대상이 되는 기간이 비교적 폭넓게 인정되고 있으며, 추납 신청기한에도 별도의 일반적인 제한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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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예견된 부작용을 차단하기 위해 추납 인정사유 종료 후 일정 기간 내에만 신청을 허용하는 신청기한 제한을 과제로 제시했다. 임의가입 후 곧바로 거액을 추납해 수급권을 따내는 행태를 막기 위해 별도의 납부 기간 요건을 두는 방안도 제안했다. 아울러 신청 당시의 기준소득월액으로 보험료를 매겨 부담액을 자의적으로 낮추는 맹점을 손질하고, 단기 수입 뒤에 가려진 장기 재정 부담과 세대 간 형평성을 면밀히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폭넓게 인정되는 추납의 인정사유 역시 학업, 양육·돌봄, 군복무, 경력단절, 실업 등 개인이 통제하기 어려운 사회적 위험으로 인해 발생한 가입공백을 중심으로 인정범위를 재설계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세종=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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