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공급에도 지원자 줄어들어
67%↑ 무자녀 입주자격 자산 기준 초과

서울시 신혼부부 주거지원 정책인 '장기전세주택2(미리내집)'가 역대 최대 규모로 공급됐지만 청약신청자는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권 핵심 입지 주택이 대거 포함되면서 전세 보증금이 급등해 신혼부부가 감당하기 어려운 자금 조달 문턱이 형성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잠실르엘 미리내집을 방문해 주거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2026.9.1 김현민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잠실르엘 미리내집을 방문해 주거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2026.9.1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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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에 따르면 지난 9일 마감한 '제8차 미리내집' 청약 결과, 총 496가구 모집에 2만2883명이 몰렸다. 이번 모집은 미리내집 도입 이래 역대 최대 물량이었지만 앞서 청약한 6차 2만7874명, 7차 2만2924명보다 적었다. 평균 경쟁률 역시 6차(69대1)와 7차(51대1) 대비 다소 낮은 46.13대1을 보였다.

공공전세 맞나…'미리내집' 18% 보증금 10억원 웃돌아 원본보기 아이콘

지원자가 줄어든 건 높아진 보증금 문턱 때문이다. 아시아경제가 이번에 공급된 미리내집 496가구의 전세 보증금을 분석한 결과, 전체의 67.1%에 달하는 333가구가 무자녀 가구의 입주 자격 총자산 기준인 6억6200만원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세 보증금이 10억원을 넘는 물량도 89가구로 전체의 17.9%를 차지했다. 이중 전세금이 가장 높은 곳은 재공급 물량으로 나온 서초구 반포자이 84㎡로, 보증금이 12억6360만원에 달했다.


미리내집 입주 자격상 총자산 기준은 주택 가격이나 공급 지역과 상관없이 무자녀 기준 6억6200만원 이하로 제한된다. 총자산에는 부동산뿐 아니라 예·적금, 주식, 연금, 보험 등이 모두 포함된다. 자산 기준 상한까지 보유한 가구가 현금을 전부 쏟아부어도 11억7000만원인 강남구 청담 르엘에 입주하려면 최소 5억800만원 상당의 대금을 별도로 조달해야 한다는 얘기다. 초기 보증금 부담을 낮추기 위해 입주 시 보증금의 70%만 내고 30%는 유예할 수 있지만, 고금리 상황에서 수억원의 추가 대출과 이자 감당은 여전히 신혼부부에게 부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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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도 해법을 찾는데 어려움을 토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달 초 청담 르엘을 찾아 "재개발·재건축 단지의 일정 물량을 임대주택으로 확보해 미리내집으로 공급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그 단점은 안고 갈 수밖에 없다"며 "청년이나 신혼부부가 입주하기 어려운 가격대가 있다는 점을 알고 있고 이를 어떻게 보완할지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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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는 민간이 고가임대시장을 맡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정부는 국공유지를 매수해 도심 내 용적률을 최대 1000%까지 파격적으로 끌어올린 대규모 영구임대주택 단지를 공급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며 "공공은 주거복지에 집중하고, 고가임대시장은 민간이 맡는 투트랙 전략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심성아 기자 hea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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