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전략적 요충지인 바브엘만데브 해협 인근 홍해 연안으로 빠르게 진격하면서 중동 분쟁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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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은 10일(현지시간) 후티 반군이 홍해 남쪽 끝에 위치한 예멘의 항구도시 모카를 장악했다고 전했다.


후티 반군은 호데이다항을 비롯해 바브엘만데브 해협 인근 지역을 장악한 뒤 최근 몇 년간 홍해 해운과 원유 시장에 영향을 끼쳤다. 여기에 모카까지 손에 넣으면서 이 일대의 또 다른 핵심 항구를 확보하게 됐다.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주요 해상 항로의 핵심 구간으로 꼽힌다.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위협받으면서 중동의 양대 해상 요충지가 동시에 흔들리는 '이중 초크포인트(Dual-Chokepoint·해상 병목 구간)' 위기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에 대한 압박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수에즈운하를 거치는 홍해 항로는 전 세계 무역의 약 12%가 지나는 핵심 통로 중 하나로 꼽힌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서도 전쟁 전 세계 석유 소비량의 약 5분의 1에 해당하는 물량이 매일 통과했다. 두 해협에서 동시에 통항 차질이 빚어질 경우 우회 운송 여력이 줄어들면서 운송비와 보험료가 상승하고 글로벌 에너지 공급에도 상당한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해운 보안 전문가 비욘 베이렌스는 블룸버그를 통해 후티의 모카 장악이 "역내 해상 안보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모카를 발판으로 후티가 더 남쪽으로 세력을 넓히면서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사실상 완전히 장악하려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후티가 바브엘만데브 해협에 대한 영향력을 더욱 확대할 경우 사우디아라비아에 큰 타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우디는 페르시아만에 접한 동부 유전에서 생산한 원유 상당량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수출해왔지만 전쟁 이후 통항 차질이 빚어지자 홍해 연안의 얀부항 등을 통한 서부 수출로를 적극 활용해왔다.


국제위기그룹의 예멘 전문가 아흐메드 나기는 FT에 "후티는 오랫동안 이 전투를 준비해왔다"며 "후티에게 해안선은 가장 전략적으로 중요한 전선"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해안을 장악하면 사우디에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후원국인 이란에도 힘을 실어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미국의 부담도 한층 커질 수 있다. 이미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과 충돌하고 있는 상황에서 후티가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위협할 경우 미국은 중동의 양대 해상 요충지에서 동시에 안보 위기에 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는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정치적 부담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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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브렌트유는 중동의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전 거래일보다 6.3% 급등한 배럴당 107.63달러에 마감했다. 장중에는 108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6.69% 오른 배럴당 102.4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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