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권순홍 HS효성첨단소재 아라미드 공장장
강철 5배 인장강도·500도 견뎌
개발·성장 일선 지킨 20년 외길
조홍제·조석래 회장 지원 큰 힘
방탄·방화복 등서 활용범위 확대
AIDC 광케이블·전기차 타이어
품질·공급 안정성 세계가 인정
원료 공급망 안정·생산확대 과제
울산 남구 HS효성첨단소재 아라미드 공장에서 만난 권순홍 공장장이 노란빛을 띠는 원사를 들어 보였다. 한 타래에 약 7㎏씩 감긴 원사는 맨손으로는 한 가닥도 끊어지지 않았다. 가느다란 실의 정체는 철보다 강한 슈퍼 섬유 '아라미드'다. 권 공장은 아라미드 자체 기술 개발부터 울산공장 건설과 생산까지 20여년간 전 과정을 함께해왔다.
아라미드는 분자 구조가 견고하게 결합돼 섬유 가운데 가장 강한 물성을 지녔다. 강철보다 인장 강도가 5배 높아 총알도 쉽게 뚫지 못하고 500도 이상의 고온을 견딘다. 방탄복과 방화복, 광케이블 보강재 등에 쓰이며 극한 환경에서 성능을 발휘하는 첨단 소재로 꼽힌다.
최근에는 활용 영역이 차세대 산업으로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광케이블 수요와 전기차 경량화, 방산 수요 증가가 맞물리면서 미래 산업의 성능과 안전을 뒷받침하는 핵심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HS효성첨단소재는 2003년 자체 기술로 아라미드 개발에 착수했다. 6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2009년 파라 아라미드 브랜드 알켁스(ALKEX®)를 선보이며 상업화에 성공했다. 이후 울산공장을 단계적으로 증설했고, 2021년 추가 증설을 마치면서 현재 연 3700t의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권 공장장은 아라미드가 연구실의 기술에서 미래 산업용 소재로 성장하는 과정을 20년 넘게 현장에서 지켜본 인물이다. 2003년 안양연구소에 입사해 아라미드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이후 울산공장 건설과 생산에 관여했다. 생산팀장을 거쳐 현재 아라미드 공장장으로 생산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
처음부터 사업 과정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자체 기술로 새로운 소재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럼에도 개발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회사 차원의 꾸준한 관심과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권 공장장은 장기간 투자가 가능했던 배경으로 창업주의 관심을 꼽았다.
권 공장장은 "아라미드는 효성그룹 창업주인 조홍제 선대회장과 조석래 명예회장도 관심을 가졌던 사업 분야"라며 "직접 개발한 물질이 제품으로 구현되고, 그것이 고객의 가치를 높이는 산업으로 연결되는 것을 보면서 이 분야에 투신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현재 권 공장장이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안정적인 생산이다. 원료로 중합물을 만들고 이를 방사해 실을 생산하는 과정부터 실을 이용해 직물을 만드는 후공정까지 모든 단계에서 높은 수준의 기술력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HS효성첨단소재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으로 꼽는 것도 이 같은 생산 역량이다. 오랫동안 원사 사업을 해오면서 축적한 품질 관리와 생산 노하우를 아라미드에 적용해 안정적인 품질을 유지하고 고객이 요구하는 납기를 지키는 데 강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에서도 가격보다는 품질과 공급 안정성을 앞세운다. 중국 업체들이 원가 우위를 바탕으로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있지만, 아라미드는 최종 제품의 성능과 안전성에 영향을 미치는 소재인 만큼 균일한 품질과 안정적인 공급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권 공장장은 "HS효성은 원사를 가지고 하는 전통적인 사업을 굉장히 오랫동안 해온 회사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품질을 유지하고 증진하는 데 특화돼 있다"며 "이런 회사의 역량을 아라미드에도 적용해 품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고객이 요구하는 납기를 철저하게 준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아라미드 시장에도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전쟁과 안보 이슈로 방탄복 수요가 늘고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광케이블 보강재 시장도 커지는 추세다. HS효성첨단소재는 전기차용 하이브리드 타이어코드와 방탄용 경량 소재 등 특화 제품을 개발해 신규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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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의존도가 높은 핵심 원료 TPC의 공급망 안정화와 생산능력 확대도 과제다. 권 공장장은 국내에서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다면 국산 원료 사용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증설과 관련해서는 "시장 상황의 변화를 주시하면서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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