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한테 버리지 말라고 할걸" 20년간 3821% 폭등…S&P500의 8배 올랐다
카드래더 지수 2004년 이후 3821% 상승
희귀 카드 고가 거래에 절도 사건까지
어린 시절 친구들과 주고받던 포켓몬 카드가 이제는 주식 못지않은 '대체 투자자산'으로 주목받고 있다. 일부 희귀 카드는 수백억 원에 거래되는가 하면, 포켓몬 카드 가격 지수는 지난 20여년간 미국 대표 주가지수인 S&P500을 크게 웃도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9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와 할리우드리포터 등 외신은 게임 분야 벤처캐피털 그리핀 게이밍 파트너스의 공동창업자 겸 매니징 디렉터인 피터 레빈이 최근 인터뷰에서 포켓몬 카드의 가치와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고 전했다.
50만장 이상의 트레이딩 카드를 보유한 수집가이기도 한 레빈은 "만약 내일 세계에 종말이 닥친다면 그다음 날 세계 통화는 포켓몬 카드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가 주목한 것은 포켓몬 카드의 세계적인 인지도와 접근성이다. 부유한 전문 수집가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도 대형 유통매장이나 카드 숍 등에서 같은 상품을 구입하고 희귀 카드를 뽑을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레빈은 이 같은 '경험의 대중화'가 포켓몬 카드 시장을 계속 성장시키는 원동력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포켓몬은 1990년대 일본에서 출발한 이후 게임과 애니메이션, 영화, 완구 등을 아우르는 세계적인 지식재산권(IP)으로 성장했다. 가격 상승세도 가파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카드 가격 분석업체 카드래더(Card Ladder)의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포켓몬 카드 가격 지수는 2004년부터 2025년 8월까지 누적으로 약 3821% 상승했다.
같은 기간 S&P500의 상승률은 약 483%였다. 단순 상승률만 놓고 보면 포켓몬 카드 지수의 상승 폭이 S&P500의 약 8배에 달하는 셈이다. 메타 역시 2012년 상장 이후 당시까지 약 1844% 상승해 포켓몬 카드 지수에 미치지 못했다.
상징적인 고가 거래도 잇따르고 있다. 유튜버이자 프로레슬러인 로건 폴이 보유했던 희귀 카드 '피카추 일러스트레이터'는 지난 2월 골딘 경매에서 1649만2000달러에 낙찰됐다. 구매자는 벤처투자자 AJ 스카라무치였다. 이 카드는 1998년 일본에서 열린 일러스트 공모전 수상자들에게 지급된 희귀 카드로, 폴이 보유한 카드는 카드 전문 감정업체 PSA에서 최고 등급인 '10'을 받은 유일한 개체로 알려졌다.
상징적인 고가 거래도 잇따르고 있다. 유튜버이자 프로레슬러인 로건 폴이 보유했던 희귀 카드 '피카추 일러스트레이터'는 지난 2월 골딘 경매에서 1649만2000달러에 낙찰됐다. Kyodo News
원본보기 아이콘폴은 2021년 이 카드를 527만5000달러 상당에 확보했다. 약 5년 뒤 가격이 세 배 이상 오른 셈이다. 기네스월드레코드는 이번 거래를 역대 경매에서 가장 비싸게 팔린 포켓몬 카드이자 트레이딩 카드 기록으로 공식 인증했다. 가격이 치솟자 포켓몬 카드가 범죄의 표적이 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월 미국 뉴저지주 로셸파크에서는 복면을 쓴 일당이 카드 전문점 '빅 팩 하비 숍'에 침입해 고가의 포켓몬 카드와 상품을 훔쳐 달아났다. 업주는 피해 규모를 약 4만~5만달러로 추산했다. 범인들은 유리문과 진열장을 부순 뒤 2분도 되지 않아 범행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포켓몬을 비롯한 트레이딩 카드 시장이 다시 급성장하기 시작한 시점은 코로나19 팬데믹 전후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진 소비자들이 어린 시절 취미였던 카드를 다시 수집하기 시작했고, 유명 인플루언서들의 카드 개봉 콘텐츠와 '밈 주식' 등 대체 투자자산 열풍이 맞물리면서 시장 규모가 빠르게 확대됐다. AP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다만 모든 포켓몬 카드가 투자상품처럼 가격이 오르는 것은 아니다. 카드 가격은 발행량과 희소성, 캐릭터의 인기, 보존 상태와 전문기관의 감정 등급 등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 거래가 활발한 주식과 달리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가격으로 팔기 어려운 유동성 문제와 위조품 위험도 있다. WSJ 역시 높은 지수 수익률이 개별 포켓몬 카드의 투자 수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짚었다.
포켓몬을 비롯한 트레이딩 카드 시장이 다시 급성장하기 시작한 시점은 코로나19 팬데믹 전후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진 소비자들이 어린 시절 취미였던 카드를 다시 수집하기 시작했고, 유명 인플루언서들의 카드 개봉 콘텐츠와 '밈 주식' 등 대체 투자자산 열풍이 맞물리면서 시장 규모가 빠르게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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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는 글로벌 트레이딩 카드 시장 규모가 2033년 539억8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집품을 넘어 하나의 자산으로 바라보는 소비자가 늘면서 희귀성과 한정판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카드 시장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때 아이들의 놀이문화로 여겨졌던 포켓몬 카드가 이제 수십억 원, 많게는 수백억 원이 오가는 시장을 형성하면서 '수집품'과 '투자자산'의 경계도 갈수록 흐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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