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단 수출박람회, 글로벌 문 여는 계기 되길"

이원해 대모엔지니어링 대표이사(글로벌선도기업협회 회장)

이원해 대모엔지니어링 대표이사(글로벌선도기업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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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4일, 전국 산업단지 입주기업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산업단지의 날' 수출박람회가 열린다. 국내 제조업의 심장부인 산업단지에서 한 해의 수출 성과를 나누고 새로운 판로를 모색하는 이 자리를 앞두고, 지난 세월 해외시장을 개척해 온 한 기업인으로서 소회를 나누고자 한다.


1989년 후반, 회사를 설립하고 굴착기 어태치먼트 국산화에 뛰어들었을 때만 해도 우리 기술로 세계시장에 나설 수 있으리라는 확신은 크지 않았다. 당시 국내 건설기계 업계는 일본 기술에 크게 의존하고 있었고, 정작 필요한 기술 정보는 노하우라는 이유로 공유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그 현실을 마주하며 우리 손으로 만든 제품을 세계에 내놓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부품 하나하나를 국산화하는 데서 출발했다.

첫 수출의 기억은 지금도 선명하다. 1990년 독일 뮌헨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건설기계 전시회에 한글 카탈로그에 영문 스티커를 붙여 100부 남짓 들고 찾아갔던 그 걸음이 대모엔지니어링의 해외 진출 첫걸음이었다. 당시에는 중소기업이었던 만큼 별도의 전시 부스를 마련할 여건이 되지 않아 한국어로 제작한 제품 카탈로그에 영문 스티커를 부착해 다른 업체의 전시 부스에 비치하거나 방문객들에게 카탈로그를 일일이 전달하면서 회사를 알렸지만 당장의 성과는 없었다.


"지금의 대모엔지니어링, 출발점은 '신뢰'"


그러나 3년 뒤 호주의 한 업체로부터 연락이 왔다. 전시회에서 받아 간 카탈로그를 간직하며 대모엔지니어링의 성장 과정을 지켜봐 왔다는 것이었다. 약 1만 달러의 작은 주문이었지만, 그 신뢰가 오늘의 대모엔지니어링을 만든 출발점이었다.

이후 유럽, 미국, 중국, 인도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면서 세계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특히 인도 시장에 진출하면서 다시 한번 깨달은 사실이 있다. 해외시장 개척은 제품을 파는 일이 아니라 신뢰를 쌓는 일이라는 것이다. 단순히 물건을 넘기는 데 그치지 않고 현지법인을 세워 교육과 사후 서비스, 부품 공급까지 책임진 결과 인도 시장 점유율 1위라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해외 고객들은 새로운 제품을 곧바로 구매하지 않는다. 실제 사용 사례와 시장의 평가를 지켜보며 기업과 브랜드를 검증한다. 그 시간을 견디며 문을 두드리는 자세가 결국 시장을 여는 열쇠였다.


이 과정에서 산업단지와 공공기관의 역할은 결코 작지 않았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의 지원을 바탕으로 북미 주요 거래처와 현지 시장의 요구를 반영한 제품을 공동 개발할 수 있었고, 반월·시화 메카트로닉스 클러스터를 통해 해외 기업과 직접 만나 시장의 요구를 파악하고 협력의 방향을 구체화할 수 있었다. 중소기업이 자체 역량만으로 해외 고객을 발굴하는 데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전시회 참가, 시장조사, 바이어 발굴에 필요한 지원을 적절히 활용하면 시행착오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산단·공공기관, 시행착오 줄이는 밑거름 될 수"


산업단지의 날 수출박람회가 뜻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자리는 개별 기업의 성과를 자랑하는 무대가 아니라, 수출을 준비하는 기업들이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공공기관의 지원사업과 만나는 접점이다. 두려워하지 않고 직접 부딪혀야 기회가 열린다는 것을 알면서도, 혼자서는 그 문을 두드리기 쉽지 않은 기업들에게 이런 자리는 실질적인 디딤돌이 된다.


글로벌선도기업협회를 이끌게 된 지금, 필자는 더 많은 산업단지 기업들이 이런 자리를 통해 세계시장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을 내딛기를 바란다. 대모엔지니어링의 여정이 특별해서가 아니라, 도전하고 신뢰를 쌓아가는 그 과정 자체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산업단지가 그 길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주기를, 그리고 이번 수출박람회가 더 많은 기업에게 세계시장의 문을 여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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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해 대모엔지니어링 대표이사(글로벌선도기업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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