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 6월 정점 뒤 거래급감…비싼 집값·토허제 여파
권선구 0.48% 올라 전국 1위…영통구 상승률 0.47%
동탄 26억·영통 15억 찍자 권선으로 풍선효과 번져
경기 수원시 권선구 금곡동 '호반베르디움더센트럴' 전용면적 84.98㎡ 18층은 지난 7월17일 9억3500만원에 팔렸다. 이 단지는 삼성전자 셔틀버스 정류장에서 걸어서 8분 거리다. 지난 3월26일 같은 층 거래가는 8억4800만원이었다. 넉 달 만에 8700만원 뛰었다. 권선구 84㎡ 가운데 역대 최고 가격이다. 집값 급등기였던 2021년 8월 같은 층에서 기록한 종전 최고가(9억원)도 갈아치웠다.
최근 권선구 급등세는 규제지역 지정 전 투자 수요가 몰리며 가격이 뛰었던 인근 화성시 동탄과 비슷한 모습이다. 비규제지역인 권선구는 삼성전자 수원·기흥·화성사업장까지 차로 30~40분 거리다. 이달 1일부터 삼성전자가 사내 주거안정대출을 시작하면서 집값을 자극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1주 권선구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48% 올라 부동산원 표본 조사 대상인 전국 182개 시·군·구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영통구도 0.47% 뛰었다. 한 주 전에는 영통구가 0.65% 올라 전국에서 가장 많이 올랐고 권선구도 0.49% 상승했다. 대단지 인프라를 갖춘 팔달구(0.37%)와 장안구(0.38%)도 동탄 상승률을 크게 웃돌며 키 맞추기에 들어갔다. 화성시 동탄과 용인시 수지·기흥구에서 먼저 달아오른 '셔세권(삼성전자·SK하이닉스 셔틀버스가 다니는 역세권)' 집값 상승세가 인근 수원 전역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이 같은 추세는 삼성전자가 이달 1일부터 실시한 주거안정대출이 한 몫 했다. 수도권과 6개 광역시의 매매가 25억원 이하,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을 구입하는 무주택 임직원에게 최대 5억원을 연 1.5% 저리로 지원한다. 권선구 A중개업소 대표는 "인근 삼성전자 직원들의 상담이 크게 늘었고 회사 사내 대출을 활용해 자금을 보태 계약하는 매수자가 적지 않다"고 했다.
셔세권 풍선효과에 영통·권선 잇단 신고가
불씨가 먼저 붙은 곳은 동탄이었다. 동탄역롯데캐슬 전용 84.82㎡ 39층은 토허제 시행을 하루 앞둔 7월4일 26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층이 1월14일 22억1000만원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반년 만에 4억4000만원 뛰었다. 규제가 본격화하자 거래는 급격히 줄었다. 동탄 아파트 거래량은 6월 1915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7월 153건으로 92% 급감했다.
같은 기간 영통구는 거래량이 509건에서 654건으로 28.5% 늘었다. 동탄의 거래가 위축된 사이 인접한 영통구는 매수세를 이어갔다. 영통구 망포동 '힐스테이트영통' 전용 84.89㎡ 23층은 4일 15억25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같은 층이 지난 6월10일 13억원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석 달 만에 2억2500만원 올랐다.
상승세는 상대적으로 집값이 낮았던 권선구로 옮겨붙었다. 권선구 거래량도 6월 542건에서 7월 640건으로 18.1% 늘었다. 곡반정동 '수원하늘채더퍼스트1단지' 전용 84.96㎡는 지난달 30일 8억9000만원에 팔려 신고가를 썼다. 단지 앞에는 삼성전자 셔틀버스 정류장이 있다. 2023년 하반기부터 3년간 6억~7억원대에 거래되던 단지다. 같은 단지 전용 59.96㎡도 같은 날 7억5000만원으로 최고가를 새로 썼다.
입주를 앞둔 분양권 시장은 10억원을 먼저 뚫었다. 세류동 '매교역팰루시드' 전용 84.14㎡ 분양·입주권은 지난달 15일 10억9150만원(12층)에 거래됐다. 가격 오름세는 최근 들어 가팔라졌다. 권선구 아파트값은 1~3월(10주) 평균 0.14% 오르는 데 그쳤지만 최근 7~9월(10주) 평균 0.37% 뛰며 상승 속도가 2.6배 빨라졌다.
비규제에 넉넉한 대출…"셔세권 풍선효과"
전문가들은 키 맞추기 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삼성전자 이슈에 토허구역을 비껴간 데 따른 풍선효과가 겹쳤다"며 "권선구에서는 5억원짜리 아파트에 전세 3억원이 껴 있으면 2억원만 있어도 미리 사둘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광의 통화량(M2) 증가세와 함께 사내대출·성과급으로 지역 단위로도 유동성이 공급되는 상황"이라며 "투자 혹은 내 집 마련 수요를 자극해 당분간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동탄·영통 등 주요 지역의 진입장벽이 높아지자 수도권 서남부 교통축을 따라 키 맞추기성 매수세가 번지고 있다"며 "일종의 셔세권 풍선효과"라고 진단했다. 함 랩장은 "권선은 삼성전자 기흥·화성 반도체 라인 배후지에 분당선·신분당선 접근성까지 갖춰 대체 수요를 빠르게 흡수하고 있고, 강동·위례 등 다른 배후 주거지로 매수세가 옮겨갈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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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단기간에 오른 지역을 무작정 따라가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송 대표는 "입주 물량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분양권 가격이 먼저 치고 나가자 준공 아파트가 뒤따라 오르는 전형적인 동조화 패턴을 보이고 있다"며 "교통망이나 일자리 같은 지역 자체의 탄탄한 주거 여건보다 단순한 풍선효과에 기대 급등한 곳은 시장 분위기가 꺾일 때 가격이 빠르게 내릴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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