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임상·임상1상서 간수치 상승 잇따라 확인
투여량 3배로 늘린 2/3상선 평가지표 제외

2021년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에 대한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임상 2/3상 승인 과정에서 해당 후보물질이 간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지표가 평가변수에 포함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단독]간수치 문제 있던 제넨셀 치료제, 간독성 지표 빠진 채 임상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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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물질은 앞선 동물시험과 임상 1상에서 간수치의 상승이 잇따라 관찰된 바 있다. 통상적인 경우라면 이에 대한 지표를 평가변수에 반영해 검증하는 것이 필요하다. 임상 승인과 관련한 식약처의 확인·검증 절차가 정상적으로 이뤄졌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더 키울 수 있는 대목이어서 주목된다.

11일 본지가 확인한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ES16001'의 임상 2/3상 승인 계획에 따르면, 총 11개 항목으로 구성된 2차 평가변수 목록에 간 손상과 관련된 지표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2차 평가변수는 약물의 효과와 안전성을 판단하기 위해 임상시험 전에 정해두는 지표다.


약물이 유발하는 간 손상은 신약 개발이 중단되는 대표적 원인으로 꼽힌다. 간은 체내에 들어온 약물 대부분이 거쳐 가며 분해되는 장기로, 이 과정에서 생성된 물질이 간세포를 손상시키거나 면역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09년 '약물유발성 간손상 임상평가' 지침을 마련하고 신약 개발 과정에서 간 손상을 조기에 확인하도록 권고한다.

[단독]간수치 문제 있던 제넨셀 치료제, 간독성 지표 빠진 채 임상 승인 원본보기 아이콘

ES16001은 앞서 실시된 동물 대상 비임상과 임상 1상에서 모두 간수치 상승이 확인됐다. 2021년 국제학술지 '유러피언 저널 오브 메디컬 리서치'에 실린 1상 논문에서 제넨셀 측 연구진은 양호한 안전성과 내약성을 보였다면서도 "드물게 나타나는 약물유발성 간손상(DILI) 가능성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ES16001은 당시 대상포진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었다. 건강한 성인 남성 48명을 대상으로 안전성을 확인한 이 임상에서 최고용량인 1440㎎을 투여받은 1명은 간수치인 아스파르트산 아미노전이효소(AST)가 최대 108, 알라닌 아미노전이효소(ALT)가 최대 210까지 올라갔다. 같은 논문에 따르면 4주간 진행된 동물시험에서도 AST와 ALT 상승이 관찰됐다.


간수치 상승 문제는 2/3상에서 더 커졌을 것으로 보인다. 약물 노출량이 1상보다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하루 최고 용량은 960㎎으로 같았지만 1상은 5일간 투여한 반면 2/3상은 1일 2회, 14일간 투여했다. 총 투여량은 4800㎎에서 1만3440㎎으로 늘었다.


대상자도 건강한 성인 남성에서 여성과 고령자를 포함한 코로나19 환자로 바뀌었다. 코로나19 감염 자체로 간수치가 상승할 수 있고 해열진통제나 항생제 등 병용약물도 간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약물에 따른 간 손상 여부를 더 면밀히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도 2/3상 승인 과정에서 간독성 평가지표가 빠진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참여 경험이 있는 한 대학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상에서 간독성 가능성이 제기됐다면 2/3상에서 관련 지표를 중점적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다음 단계 임상에서 왜 빠졌는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1상에서 관찰된 수치가 다음 단계 임상을 진행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지만 약제 중단을 고려할 수는 있는 수준"이라며 "계획 단계에서 평가변수로 당연히 들어갔어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대학병원 임상약리학과 교수는 "간독성이 해당 약물의 특이적 독성으로 판단되면 임상시험계획서(IND) 승인 절차에서 이를 특별히 평가하라는 의견이 나오고, 반영되지 않으면 승인이 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식약처 산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은 2021년 ES16001 2/3상 계획에 대해 안전성 모니터링 위원회 미수립 등 14개 항목의 보완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18일 뒤에 보완자료를 제출했고, 승인은 그로부터 8일 뒤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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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는 "특정 품목의 승인이나 심사와 관련한 사항에 대해 언급하긴 어렵다"며 "관련 규정이나 기준에 따라 심사됐다"는 입장을 본지에 밝혔다.


박정연 기자 j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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