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회 영광불갑산상사화축제…오는 18~27일 개최
꽃길 산책부터 사찰음식·치유특강·야외영화까지

잎이 자취를 감춘 자리에 꽃대가 올라온다. 같은 땅에서 자라지만 서로를 마주하지 못하는 꽃과 잎. 상사화가 오래도록 '그리움'과 '기다림', '이루지 못한 사랑'의 의미를 품어온 이유다. 매년 9월이면 영광 불갑산 일원은 붉은 상사화로 물든다.


산자락을 따라 이어지는 꽃 군락과 천년고찰 불갑사가 어우러진 풍경은 영광의 가을을 대표한다. 영광군이 군화로 지정해 가꿔온 상사화는 이제 꽃을 감상하는 즐거움에 문화와 체험을 더하며 여행객을 맞는다.

커다란 나무 사이로 흘러드는 빛을 머금고 있는 상사화. 영광군 제공

커다란 나무 사이로 흘러드는 빛을 머금고 있는 상사화. 영광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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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회 영광불갑산상사화축제가 오는 18일부터 27일까지 열흘간 불갑사 관광지구 일원에서 열린다. 올해 축제 방향은 '꽃에 집중하고 여유롭게 머무르는 축제'다.

공연과 무대 중심의 행사에서 벗어나 상사화와 불갑산, 불갑사 등 지역 고유의 관광자원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공간과 프로그램을 재구성했다.


꽃길을 빠르게 둘러보고 돌아가는 대신, 걷고 체험하고 쉬어가는 시간을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불갑산과 불갑사를 찾은 발길이 영광의 역사와 문화, 먹거리로 이어지도록 하는 체류형 관광정책도 축제에 담았다.

꽃을 따라 걷고, 편지에 마음을 담고

축제의 중심에는 상사화가 있다. 대표 프로그램인 '상사화 꽃길걷기'를 비롯해 사진 인증 이벤트, 상사화 우체통 편지쓰기, 공예 체험 등이 마련된다. 꽃을 보고 걷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사진과 편지, 손으로 만든 작품에 여행의 기억을 남길 수 있다.


축제장 곳곳에는 꽃길과 휴식공간을 배치한다.


방문객들이 서두르지 않고 불갑산의 가을을 즐길 수 있도록 한 구성이다. 올해 축제는 여기에 전통문화와 치유, 야간관광 프로그램을 더해 머무는 시간을 넓힌다.

지난 상사화 축제 행사에 모인 방문객들의 모습. 영광군 제공

지난 상사화 축제 행사에 모인 방문객들의 모습. 영광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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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0일에는 불갑사 전통문화체험관에서 사찰음식 체험이 열린다. 사찰음식에 담긴 의미와 가치를 알아보고 전통음식을 직접 체험하며 불갑사의 문화와 전통을 만나는 시간이다.


같은 날 불갑사 금강문 앞에서는 '불갑사 동행웨딩'이 진행된다. 지역 내 사회적 취약계층 가운데 결혼식을 제대로 올리지 못했던 부부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사하는 프로그램이다.


불갑사의 풍경 속에서 소중한 인연을 기념하며, 상사화가 품은 그리움과 사랑의 이야기를 '동행'으로 이어간다.


마음을 쉬게 하는 낮, 영화가 흐르는 밤

자연 속에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도 마련된다.


20일부터 23일까지 상사화 홍보관에서는 '상사화, 꽃과 마음을 잇다' 치유특강이 열린다. 상사화의 의미와 아름다움을 소재로 일상을 돌아보고 마음의 휴식을 얻을 수 있도록 구성한 프로그램이다.


축제는 저녁에도 이어진다. 24일부터 26일까지 상사호동산에서는 '사랑이 피는 밤, 상사화 시네마'가 진행된다. 상사화가 피어난 야외 공간에서 영화를 감상하는 자리다. 낮에 집중됐던 즐길거리를 밤까지 넓혀 방문객들이 축제장에 더 오래 머물 수 있도록 했다.


축제 캐릭터 '상사호'도 방문객을 맞는다. 이름에는 '상사화를 사랑한 불갑산의 호랑이'라는 뜻이 담겼다. 외로운 상사화 잎을 달래고 꽃을 품어주다 자신의 털과 줄무늬까지 붉게 물들었다는 이야기다. 꽃과 잎의 그리움을 서로를 기억하고 보듬는 사랑으로 풀어냈다.


영광군은 상사호를 통해 상사화와 불갑산의 이야기를 친근하게 전달하고 있다. 자연자원에 이야기를 더해 축제의 정체성과 관광 브랜드를 강화하려는 시도다.


불갑산 꽃길에서 영광 곳곳으로

영광불갑산상사화축제는 2001년 '영광불갑산 상사화 꽃길 등반대회'로 시작했다. 2005년 현재의 명칭으로 바뀐 뒤 영광을 대표하는 가을축제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제2기 로컬100'에 이름을 올렸고, 2026년 '제14회 대한민국축제콘텐츠대상'에서 축제관광 부문 대상을 받았다.


불갑산 상사화 군락과 불갑사 등 지역자원을 바탕으로 자연·문화·관광을 연결하고, 체험형·감성형 콘텐츠와 지역 연계 프로그램을 확대한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불갑산 한 자락에 피어있는 상사화. 영광군 제공

불갑산 한 자락에 피어있는 상사화. 영광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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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군은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상사화축제를 지역 관광자원을 연결하는 핵심 콘텐츠로 육성하고 있다. '영광 쉼표 여행' 등 체험형 관광을 확대하고, 불갑사 관광지와 종교순례 테마관광, 지역의 역사·문화·먹거리를 연계해 체류시간과 재방문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과제는 축제 기간 불갑산과 불갑사에 집중되는 관광객의 발길을 영광 곳곳으로 넓히는 것이다. 꽃을 보러 온 여행이 지역 음식점과 숙박시설, 다른 관광지 이용으로 이어지도록 관광 동선을 확대하고 지역 상권과의 연계도 강화할 방침이다.


교통과 주차, 편의시설 등 관광객 수용 여건도 지속적으로 개선한다. 상사화 군락지 보전과 친환경 축제 운영을 강화하면서 방문객 만족도와 체류시간, 지역 내 소비를 함께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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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영광의 가을 여행은 상사화 꽃길에서 시작해 전통문화 체험과 마음의 휴식, 야외영화로 이어진다. 영광군은 이 발길이 불갑산과 불갑사를 넘어 지역의 자연과 역사, 문화, 먹거리를 함께 경험하는 여행으로 이어지도록 할 계획이다.


호남취재본부 심진석 기자 mour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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