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폐합 후폭풍] 가스·항만·금융까지…공공기관 개혁 곳곳서 ‘제동’
“재무 부담·기능 약화 우려”
“기능·지역 특성 고려 해야”
정부의 공공기관 통폐합 및 2차 지방이전을 추진하면서 각 분야에서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통합에 따른 재무 부담과 기능 약화, 지역경제 위축 등을 이유로 정부 방침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한국가스공사 노조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한국석유공사와의 통합으로 재무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 양사의 부채를 합치면 60조원을 넘어선다. 부채 증가로 자원개발 투자 여력이 줄어들 경우 오히려 국제협상력이 약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가스공사 노조는 성명에서 "완전 자본잠식 상태인 석유공사와의 인수합병(M&A)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비정상적인 행위는 에너지 안보를 위한 통합이 아니라 정부의 의도와 반대로 에너지 안보를 위협하는 참담한 정책 실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석유공사 노조 역시 "정부는 국가 에너지 안보에 대한 중요한 결정을 내리면서도 기습적으로 발표했는지 우려와 의심을 거둘 수 없다"며 "이번 통합안이 절차적 정당성을 상실했을 뿐만 아니라 국가 에너지 생태계를 파기하는 최악의 자충수이기에 결사반대한다"고 말했다.
18일 서울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연 '졸속적인 국책은행 지방이전 시도 규탄 기자회견'에서 참가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4개 항만공사 통합을 둘러싼 반발도 거세다. 인천·부산·울산·여수광양항만공사를 하나의 한국항만공사로 묶는 방안에 대해 전국해양수산노동조합은 지역별 산업구조와 취급화물이 다른 항만의 특성을 무시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핵심 기능을 통합본사로 넘기면 지역 조직의 역할이 축소되고, 기존 기능을 지역에 남기면 통합본사가 추가되는 '옥상옥' 구조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물리적 통합 대신 공동 해외거점과 마케팅, 정보시스템 등을 연계하는 방식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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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에서는 지방 이전 자체에 대한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산업은행·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의 이전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금융기관과 기업, 정책·감독기관이 밀집한 서울 금융 클러스터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유관기관과의 물리적 거리가 멀어질 경우 정책금융과 감독 업무의 신속한 협의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역 균형발전과 공공부문 효율화를 위해 통폐합과 지방 이전을 병행한다는 입장이지만, 현장에서는 기관별 특성과 이전 효과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합으로 조직을 먼저 재편한 뒤 지방 이전까지 이어질 경우 임직원과 기관 모두 근무지·업무체계를 잇달아 바꿔야 하는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부산항만공사·인천항만공사·울산항만공사·여수광양항만공사 노동조합 위원장들이 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재정경제부 앞에서 정부의 4개 항만공사 통합 추진 계획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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