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개월 룰' 도입 후 하락세 겪다 반등
지난해 24만건, 2023년 대비 3배 수준

과거 소득이 없어 건너뛴 국민연금 보험료를 사후에 채워 넣어 가입 기간을 늘리는 추후납부(추납) 열풍이 다시 거세게 요동치고 있다. 목돈을 몰아넣어 노후 연금을 손쉽게 챙기는 이른바 '재테크성 꼼수'를 차단하기 위해 당국이 10년 미만(최대 119개월) 상한선을 걸었지만, 약효는 불과 2년여 만에 사라졌다. 규제 직후 급감했던 신청 건수가 최근 가파르게 반등해 연간 24만건을 돌파한 가운데, 국내 체류 기간이 짧은 외국인이 이를 악용해 평생 연금 자격을 따내는 사례가 폭증하면서 성실 납부자와의 형평성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규제 약효 끝나자 지난해 24만건 돌파

전북 전주에 위치한 국민연금공단 행복연금관. 아시아경제 DB.

전북 전주에 위치한 국민연금공단 행복연금관. 아시아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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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국민연금공단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내·외국인이 신청한 추납 건수는 총 24만4329건에 달했다. 2020년 12월 119개월 제한 조치를 도입한 뒤 2021년 21만5460건, 2022년 14만8439건, 2023년 8만7644건으로 곤두박질치던 신청 건수가 바닥을 찍고 돌아선 것이다. 저점 대비 증가율만 2.8배에 육박한다. 올해 상반기에만 이미 10만6838건이 몰리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2020년(27만1303건)의 수준에 빠르게 다가서고 있다.


1999년 도입된 추납은 본래 실직이나 폐업, 육아 등으로 경력이 끊겨 보험료를 내지 못했던 이들을 구제하는 사회안전망이다. 평생 매달 지급되는 일반 노령연금을 수령하려면 최소 10년(120개월)의 가입 기간을 충족해야 하는데, 가령 실납부 기간이 7년에 그쳤더라도 과거 비어 있던 3년 치를 한꺼번에 납부하면 수급 자격을 인정해 주는 방식이다. 그러나 2016년 무소득 배우자 등 적용제외자까지 문호가 넓어지면서 제도의 성격은 급격히 변질됐다. 은퇴 직전 거액을 일시에 털어 넣어 미래 연금액을 단숨에 불리는 투자의 장으로 전락했고, 수십 년간 꼬박꼬박 보험료를 납부해온 다수 가입자와의 불평등 문제가 끊이지 않았다.

추납으로 연금 탄 외국인 83배 급증…당국 제도 손질

상한선 도입으로 잠시 수그러들었던 추납이 법 개정 없이도 이처럼 다시 팽창한 배경에는 연금 가치에 대한 재평가와 고령화 불안이 깔려 있다. 그러나 더 심각한 뇌관은 외국인 가입자의 급격한 유입이다. 외국인 추납 신청은 2016년 87건에서 지난해 1517건으로 10년 사이 17배 넘게 뛰었다. 실제 추납을 지렛대 삼아 10년 요건을 채우고 노령연금 수급권을 거머쥔 외국인은 2016년 27명에서 올해 상반기 기준 2250명으로 무려 약 83배 폭증했다. 국내 체류 기간이 길지 않은 외국인이 최소 보험료만 내고 이력을 만든 뒤 출국 전 대규모 추납으로 평생 연금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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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 여론과 대통령의 질타가 잇따르자 보건복지부와 공단은 외국인 진입 규제부터 즉각 착수했다. 한 달 중 실제로 15일 이상 국내에 머문 달만 거주 기간으로 인정해 해외 체류 기간에 대한 추납을 차단하고, 상대국에서도 우리 국민에게 동일한 혜택을 주는 경우에만 문을 여는 상호주의 원칙을 세우기로 했다. 국회에서도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상호주의 원칙 도입과 함께 최소 1년 이상 실제 보험료를 낸 외국인에게만 추납 자격을 주고, 추납 허용 범위 역시 실제 납부한 개월 수를 넘지 못하도록 묶어 한 달 일하고 10년 치를 몰아 내는 편법을 뿌리 뽑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세종=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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