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농협경제지주, 하나로유통 흡수합병…적자 점포 6곳 구조조정
3년간 영업손실 1113억원
내년 1월 경제지주로 통합
삼송·양주 등 직영점 6곳 폐점
농협경제지주가 농협하나로유통을 흡수합병한다. 농협이 하나로유통을 별도 법인으로 만든 지 약 12년 만이다. 이번 합병은 흩어진 농협 유통 조직을 농협유통 중심으로 일원화하기 위한 단계적 재편이다. 합병과 함께 적자가 누적된 하나로마트 직영점 6곳도 문을 닫는다는 계획이어서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고용 불안 우려가 나온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농협경제지주는 이달 말 이사회를 열어 농협하나로유통 흡수합병안을 최종 의결할 예정이다. 합병 예정일은 내년 1월 1일이다. 농협경제지주 관계자는 "이달 말 이사회에서 합병안을 의결할 예정"이라며 "적자 점포 구조조정은 경영 효율화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이번 합병은 정부와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농협개혁추진단이 농협중앙회의 제왕적 권력에 따른 각종 비리 차단을 위해 고강도 혁신 작업에 착수한 가운데 이뤄졌다.
하나로마트 직영점 4곳 중 1곳 폐점
농협경제지주는 합병에 맞춰 하나로마트 삼송·양주·신촌·양산·창원·동탄점 등 6곳을 폐점하기로 했다. 올해 안에 양주·신촌·양산점을 먼저 닫고, 내년에 삼송·창원·동탄점을 폐점한다. 영업손실과 누적 적자가 이어져 현재 방식으로는 운영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폐점 대상은 하나로유통이 운영하는 직영 하나로마트 23곳의 26%에 해당한다. 직영점 4곳 중 1곳이 문을 닫는 셈이다.
농협하나로유통은 농협중앙회의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을 분리한 '신경분리' 이후 경제사업 재편 과정에서 2015년 3월 출범했다. 농협의 판매·유통사업을 별도 법인으로 전문화해 농산물 유통의 효율성과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였다. 출범 당시 농협중앙회 소비지유통본부와 물류센터 4곳, 직영 판매장 26곳, 직원 2500여 명이 하나로유통으로 넘어갔다. 농협중앙회 자회사로 출범한 뒤 같은 해 5월 농협경제지주 계열사로 편입됐다.
농협은 2021년 유통사업을 다시 재편했다. 하나로유통의 상품 구매와 물류 등 본부 기능을 경제지주로 옮겼다. 이후 경제지주는 상품 구매·공급과 농·축협 하나로마트 지원을, 하나로유통은 직영 판매장과 유통센터 운영을 담당했다.
하지만 이후 하나로유통은 실적이 곤두박질했다.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2023년 319억원에서 2024년 404억원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도 390억원을 기록했다. 3년간 누적 영업손실은 1113억원, 누적 당기순손실은 1081억원에 달한다. 매출은 줄고 재무 부담은 커졌다. 하나로유통 매출은 2023년 1조2915억원에서 2024년 1조2711억원, 지난해 1조1804억원으로 감소했다. 2년 사이 8.6% 줄었다. 반면 부채는 같은 기간 2123억원에서 2885억원으로 35.9% 증가했다.
계속된 적자로 2024년부터는 부분 자본잠식 상태에 들어갔다. 지난해 말 하나로유통의 자본총계는 4047억원으로 자본금 5000억원을 953억원 밑돌았다. 자본잠식률은 19.1%로, 2024년 말 9.0%보다 두 배 이상 높아졌다. 2023년 말 5125억원이었던 자본총계도 2년 만에 21% 감소했다.
이번 합병은 하나로유통에 남은 판매장 운영 기능과 인력, 자산을 경제지주가 넘겨받는 것이다. 또 다른 유통 계열사인 농협유통은 2021년 농협충북유통·농협대전유통·농협부산경남유통 등 지역 유통법인을 흡수했다.
적자 점포 정리 후 농협유통에 운영 맡겨…노조 "고용 불안 우려" 반발
농협은 하나로유통을 경제지주에 흡수한 뒤 단계적인 효율화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적자 점포를 정리하고 조직과 인력을 재편한 뒤, 남은 하나로마트의 운영을 농협유통에 위탁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경제지주가 점포와 부동산 등 자산을 보유하고 농협유통이 실제 영업을 맡는 방식이다. 일부 상품 구매와 공급 기능은 당분간 경제지주가 계속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과거 지역 유통 자회사들을 합쳤지만 하나로유통과 농협유통은 임금체계와 노조 문제 등으로 통합이 이뤄지지 못했다"며 "경제지주가 하나로유통을 우선 흡수하고 마트 운영을 농협유통에 맡기는 방식으로 유통 자회사를 단계적으로 일원화하려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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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는 고용불안에 대해 우려를 했다. 점포별 근무 인원은 규모에 따라 20여 명에서 100명 가까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 폐점 점포의 무기계약직 등을 인근 공판장이나 경제지주 사업장에 재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단기 계약직은 고용 승계 대상에서 빠질 가능성이 있다. 노조에 따르면 하나로유통 전체 직원 가운데 계약 기간이 2년 미만인 단기 계약직이 약 60%를 차지한다. 무기계약직과 정규직은 각각 약 20%다. 노조 관계자는 "설명회에서 정규직과 무기계약직을 다른 사업장에 배치하고 단기계약직은 계약을 종료한다고 했다"면서 "단기 계약직은 계약 종료 함께 일자리를 잃게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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