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부재 최중증 대상 24시간 일대일 돌봄 주말까지 개방
주간활동 3만명 확대·장애인지역사회자립법 2027년 시행

가족의 헌신과 희생에 기형적으로 의존해 온 발달장애인 돌봄 체계의 패러다임이 전면적인 국가 책임 체제로 전환된다. 정부는 자·타해 위험 등으로 복지 사각지대에 방치됐던 최중증 발달장애인을 위해 평일에만 국한됐던 24시간 개별 일대일 돌봄을 주말까지 확대하고, 오는 2030년까지 전국의 모든 기초지자체로 지역사회 자립지원망을 넓히기로 했다. 부모 사후나 고령화로 벼랑 끝에 몰린 발달장애인 가정이 겪어온 극한의 돌봄 비극을 제도적으로 차단하겠다는 구상이다.

발달장애인 돌봄 국가책임제 추진방안 인포그래픽. 보건복지부.

발달장애인 돌봄 국가책임제 추진방안 인포그래픽. 보건복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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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국정과제 제79호인 장애인 삶의 질 향상과 기본적 권리 보장을 실현하기 위한 '발달장애인 돌봄 국가책임제 추진방안'을 확정해 10일 발표했다. 이번 종합대책은 복지부를 비롯해 고용노동부, 교육부, 법무부, 경찰청, 문화체육관광부 등 6개 부처가 협력하여 3대 전략, 11대 추진과제, 50개 세부과제로 뼈대를 구성했다. 국가가 생애주기 전반의 돌봄과 일상 자립, 지역사회 인프라를 입체적으로 떠받치는 실질적 로드맵을 가동하는 셈이다.


국가가 전면 개입을 선언한 배경에는 가파르게 치솟는 유병률과 돌봄 공백의 구조적 위기가 자리 잡고 있다. 국내 발달장애인은 지난해 말 기준 28만8000명으로 전체 등록 장애인의 11.0%에 달하며 해마다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발달장애인의 일상생활 자립 가능 비율은 26.4%로 전체 장애인 평균인 64.8%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로 인해 보호자의 46.2%가 생계를 포기하고 29.6%가 극심한 우울과 정신건강 위기를 호소하는 등 가계 파탄이 상시화됐다. 더욱이 성인과 노인 발달장애인이 전체의 75.5%를 차지할 만큼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부모가 세상을 떠난 뒤 홀로 남겨질 자녀의 생존권 문제는 국가가 더 방치할 수 없는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정부는 우선 성인 발달장애인이 낮 시간을 고립되지 않고 지역사회에서 보낼 수 있도록 주간활동서비스를 획기적으로 늘린다. 현재 1만 5000명 수준인 서비스 이용 대상을 2027년 2만 명으로 끌어올린 뒤 2030년에는 3만 명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해 만성적인 대기 수요를 전면 해소하기로 했다. 아울러 도전행동이 극심한 최중증 발달장애인 통합돌봄 대상자는 2340명에서 2760명으로 늘리고 긴급돌봄 기관도 39개소로 확충한다. 특히 주말마다 원가정으로 복귀해야만 했던 최중증 24시간 일대일 돌봄 서비스를 2027년 하반기부터 주말까지 전면 개방해 부모 부재 시에도 365일 상시 돌봄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묶어둘 계획이다.


탈시설과 실질적 경제 자립을 유도하기 위한 생태계 정비도 본격화된다. 정부는 2027년 3월 '장애인지역사회자립법' 본격 시행에 맞춰 시범사업을 본사업으로 전환하며, 참여 지자체를 2027년 전체 광역 시·도에서 2030년 전체 기초지자체로 점진 확대한다. 자립을 희망하는 장애인에게는 맞춤형 주거와 활동지원, 일자리가 원스톱으로 연계된다. 경제활동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직무 특화 재직자 훈련 인원을 400명에서 720명으로 대폭 늘리고, 중증장애인 근로지원인은 1만2200명 규모로 보강한다. 부모 사후 자산 보호를 위해 공공후견인 양성과 재산관리지원서비스를 확충하는 한편, 수사 과정에서의 권익 보호와 장애인권익옹호기관 조사 인력 보강도 병행된다.

영유아기 조기 개입부터 현장 종사자 지원에 이르는 전달체계 고도화 방안도 망라됐다. 장애아 가족 양육지원 시간은 연 1200시간에서 1320시간으로 확대되고, 16개 시·도에는 지역장애아동지원센터가 신규 설치돼 복지와 교육, 의료를 통합 연계한다. 열악한 처우 탓에 인력난을 겪는 돌봄 종사자의 근무 여건 개선을 위해 2027년부터 장애 영유아 돌봄인력 가산수당이 신설되며, 사고 위험을 덜기 위한 발달장애인 지원사업 종합공제 보장 수준도 강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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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발달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사회 속에서 보통의 일상을 누릴 당연한 권리가 있다"며 "그동안 가족들이 오롯이 감내해 온 돌봄의 극심한 무게를 국가와 지역사회가 함께 책임지고 나눠 질 수 있도록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세종=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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