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게임 제작에 품질·재미 검증까지 'AI'가 척척"
게임 콘텐츠를 만들어 직접 게임에 참여하고, 버그를 찾아 게임의 재미까지 미리 평가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이 개발됐다. AI가 게임 제작과 품질검증을 맡아 진행하면서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이점은 중소·인디 게임사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이 같은 기능의 'AI 기반 게임 제작·검증 자동화 플랫폼(자동화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이 플랫폼은 중소·인디 게임사에 유용한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게임 개발에는 많은 인력과 비용이 요구된다. 대형 게임사는 전문 개발자와 품질관리(QA) 조직을 갖춰 운영한다. 하지만 중소·인디 게임사는 대형 게임사처럼 충분한 인력 및 검증 환경을 확보하기 어렵다. 출발점이 다른 만큼, 상대적으로 불리한 여건에서 경쟁해야 하는 셈이다.
이를 보완하기 ETRI는 게임 콘텐츠를 자동으로 만드는 '제작 AI 엔진'과 완성된 게임을 자동으로 점검하는 '검증 AI 엔진'을 개발했다.
ETRI가 개발한 '제작 AI'의 핵심은 사전 데이터 없이도 콘텐츠 생성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개발자가 만든 정답 데이터를 학습하지 않고, AI 스스로 시행착오를 거쳐 ▲미로 경로 길이 ▲적의 수와 배치 ▲아이템 구성 ▲맵 크기 등 주어진 조건에 맞춰 게임 맵을 만드는 구조다.
이는 강화학습 기반의 절차적 콘텐츠 생성 기술을 고도화한 결과물로 대규모 학습 데이터 구축에 필요한 비용 절감과 기존 콘텐츠 활용에 따른 저작권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게 ETRI의 설명이다.
'검증 AI'는 실제 게임에 참여해 오류를 찾는다. 탐색·전투·임무 수행 등 행동별로 전문화된 AI 에이전트가 역할을 구분해 게임을 점검하는 방식이다. ETRI는 이 같은 방식으로 게임에서 발생 가능한 오류를 자동으로 탐지하는 다중 에이전트 기반 검증 기술을 개발했다.
특히 AI의 검증 범위는 오류 탐지를 넘어선다. 대형언어모델(LLM)을 활용한 '오토 QA(Auto QA)'는 기존 시험 항목으로 찾기 어려운 비정형 오류를 탐지하고, '펀 QA(Fun QA)'는 게임 플레이 정보를 분석해 게임의 재미를 출시 전에 정량적으로 예측하는 기능을 한다.
자동화 플랫폼은 두 가지 기능이 결합된 형태로 상용 게임 엔진인 유니티(Unity)와 연동돼 게임 콘텐츠 생성과 품질검증 등 실제 개발 과정에 적용할 수 있다.
이 기술은 실제 산업현장에 적용돼 성능을 입증했다. 실례로 ㈜서브레벨게임즈는 해당 기술로 퍼즐게임 16종을 개발해 글로벌 시장에 출시했다. 또 ㈜엠게임은 해당 기술을 이전받아 신작 '누미 헌터스(NUMI HUNTERS)' 운영에 활용하고 있다.
ETRI는 중소·인디 게임사에 자동화 플랫폼을 무상으로 기술이전하고, QA 프로세스도 지원한다.
장시환 ETRI 선임연구원(연구책임자)은 "이번 연구는 게임 제작과 검증에 필요한 AI 원천기술을 확보해 중소·인디 게임사가 실제 활용할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ETRI는 자동화 플랫폼 기술을 고도화해 국내 게임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징검다리 역할을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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