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왕십리서 결혼, 와주실 분" 오픈채팅에 뜬 글, 품앗이 번졌다
식장에 부를 지인이 부족한 예비부부들이 서로의 하객이 되어주는 '하객 품앗이'가 온라인에서 번지고 있다.
커뮤니티에서 품앗이 상대를 구했다는 주모 씨는 연합뉴스에 "단체 사진 찍을 때 신부 측 하객이 너무 적어 보일까 걱정됐다"며 "비슷한 처지의 예비 신부들끼리 모이다 보니 서로 응원하는 분위기가 형성됐고 알바를 고용하는 것보다 부담도 적어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연합뉴스에 "결혼식을 준비할 때 하객을 초대하는 과정에서도 청첩장 모임이나 음식 대접 등 추가적인 비용이 뒤따른다"며 "하객 품앗이는 별도의 대가를 지불하기보다 서로의 참석을 교환함으로써 이런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실용적인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오픈채팅·커뮤니티서 하객 품앗이 확산
서울 식대 8만원인데 보증 인원 200명
"대가 없이 서로의 자리 채워준다"
식장에 부를 지인이 부족한 예비부부들이 서로의 하객이 되어주는 '하객 품앗이'가 온라인에서 번지고 있다.
1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카카오톡 오픈채팅과 결혼 준비 커뮤니티에는 품앗이 상대를 구하는 게시물이 잇따르고 있다. "28일 서울 왕십리에서 결혼합니다. 빈자리 채워주실 분 찾아요"라는 식이다.
수백 명이 모인 오픈채팅방에서는 예식 일정과 지역, 필요 인원을 공유한 뒤 개별 연락으로 참석을 확정한다. 식사 여부나 드레스코드 같은 세부 규칙도 미리 협의한다. 소수의 예비부부가 짝을 지어 서로의 식장을 오가는 형태가 있는가 하면, 온라인에서 일회성으로 인원만 모으는 방식도 있다. 번갈아 참석해 자리를 채워주는 쪽은 이들 사이에서 '맞품(맞품앗이)'으로 불린다. 참가자들은 일반 하객과 다르지 않게 움직인다. 식장을 찾아 축하를 건네고 단체 사진까지 함께 찍는다. 친구나 직장 동료, 친척 등 구체적인 관계를 사전에 정해두기도 한다.
하객 품앗이를 찾는 사정은 제각각이다. 가족이 해외에 있어 국내 연고가 적거나, 늦은 나이에 식을 올려 지인을 부르기 조심스러운 경우가 대표적이다. 국가데이터처 집계를 보면 지난해 평균 초혼 연령은 남자 33.9세, 여자 31.6세로 10년 새 각각 1.3세, 1.6세 올랐다. 이직이나 이사로 대인관계가 흩어져 하객을 모으기 어려워진 사례도 있다. 지난해 두 차례 품앗이에 참여한 김모(34) 씨는 연합뉴스에 "하객으로 부를 친구가 많지 않아 품앗이를 시작했다"며 "비슷한 고민을 가진 사람들과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최소 보증 인원 200명…서울선 식대만 1600만원
부를 하객은 줄었지만, 채워야 할 자리는 정해져 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 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7월 전국 예식장의 '최소 보증 인원' 중간값은 200명으로 집계됐다. '최소 보증 인원'은 실제 하객 수와 무관하게 신랑·신부가 식대를 내야 하는 최소치다. 1인당 식대 중간값은 전국 6만원, 서울 8만원이었고, 대관료 중간값은 전국 350만원, 서울 630만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참가격 집계에서는 서울 강남 외 지역과 광주에서 보증 인원이 100명대에서 200명대로 늘어난 것이 결혼 서비스 비용을 끌어올린 요인으로 꼽히기도 했다.
품앗이는 이 간극을 메우는 자구책으로 통한다. 일당을 주고 사람을 쓰는 '하객 대행 알바'와 달리 상호 부조 성격이 있고, 비용도 절약할 수 있다. 중고거래 플랫폼 등에는 하객 대행 구인 공고와 전문업체 상품이 올라와 있는데, 일당은 1만원대 후반에서 5만원 선으로 음식 제공 여부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품앗이는 수고비도 축의금도 오가지 않는 대신 서로의 참석을 맞바꾼다.
"신부 측 하객 적어 보일까 걱정" 노쇼 방지책도
대가가 없다 보니 신뢰를 지킬 장치는 따로 만들었다. 당일 나타나지 않는 '노쇼(no-show)'를 막기 위해 일부 모임은 참여자에게 소액 보증금을 미리 걸게 하거나, 무단 불참자를 즉시 커뮤니티에서 내보낸다. 커뮤니티에서 품앗이 상대를 구했다는 주모(33) 씨는 연합뉴스에 "단체 사진 찍을 때 신부 측 하객이 너무 적어 보일까 걱정됐다"며 "비슷한 처지의 예비 신부들끼리 모이다 보니 서로 응원하는 분위기가 형성됐고 알바를 고용하는 것보다 부담도 적어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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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현상에 대해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연합뉴스에 "결혼식을 준비할 때 하객을 초대하는 과정에서도 청첩장 모임이나 음식 대접 등 추가적인 비용이 뒤따른다"며 "하객 품앗이는 별도의 대가를 지불하기보다 서로의 참석을 교환함으로써 이런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실용적인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수진 트렌드코리아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은 "최근 젊은 세대의 관계 맺기에서는 관계의 목적과 서로 무엇을 주고받는지가 명확하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하객 품앗이 역시 서로 필요한 도움을 비슷한 수준으로 주고받는 '등가성'이 담보된다는 점에서 달라진 관계 맺기의 한 형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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