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등 신흥기술 안보 논의
'신흥기술의 위험과 기회' 주제

'2026 세계신안보포럼(WESF)'에서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신흥기술이 미래의 위협이 아닌 현실의 안보 문제로 부상한다며 국제사회의 규범 형성과 협력, 사이버 회복탄력성 강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2026 세계신안보포럼'에서 정연두 외교부 외교전략정보본부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외교부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2026 세계신안보포럼'에서 정연두 외교부 외교전략정보본부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외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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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두 외교부 외교전략정보본부장은 9일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열린 포럼의 개회사에서 "수년간 우리는 신흥 기술을 미래의 일로 이야기했다. 우리는 'AI가 전쟁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며 "이제 그런 시기는 지났다. 신흥 기술은 더이상 예측의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당면한 현실이다. 오늘날 뉴스의 헤드라인에 등장하고 있으며, 오늘날의 전장에도 존재한다"며 "AI는 정보 분석과 정찰에서 군수와 작전 계획에 이르기까지 군사 영역 전반에서 안보 혁신을 이끌고 있다"고 했다.


이어 "현명하게 활용한다면 AI는 보다 충분한 정보에 기반한 의사결정을 지원하고 작전 효과를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오용될 경우에는 전혀 다른 미래를 초래할 수 있다"며 "AI가 궁극적으로 우리의 안보를 강화할지, 아니면 약화할지는 우리가 어떤 규칙을 만들고, 어떤 협력을 구축하며, 얼마나 절제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김휘강 청와대 사이버안보비서관은 축사를 통해 올해 초 여러 정부기관에 영향을 미친 대규모 사이버 침해사고를 언급하며 "우리는 영향을 받은 시스템을 격리하고, 네트워크 전반에 해당 취약점을 패치했으며, 현재는 이러한 시스템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시 침입에는 소프트웨어 업체조차 알지 못했던 취약점이 악용됐다"며 "이는 어떤 방어 체계로도 사전에 차단하는 데 현실적인 한계가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김 비서관은 "공격이 이처럼 빠르고 은밀하게 이뤄지는 상황에서 모든 침입을 사전에 막는 것만이 성공을 판단하는 유일한 기준이 될 수는 없다"며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빨리 침입을 탐지하고, 영향을 받은 부분을 얼마나 빨리 복구하느냐"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바로 회복탄력성(resilience)의 의미이며 우리 정책이 나아가는 방향"이라고 했다.


AI의 양면성도 강조했다. 김 비서관은 "AI는 공격을 더 빠르고 저렴하게 만들고, 추적은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며 "동시에 AI 덕분에 우리는 위협을 보다 일찍 탐지하고 분석하며, 보다 빠르게 대응하고 복구할 수 있게 됐다. 공격자와 방어자 모두 같은 도구를 활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후에 진행된 '테크 트라이앵글: AI-사이버-핵 연계성, 기술 융합 속 억지의 조건' 세션에서도 AI가 군사적 의사결정에 미치는 위험과 핵 위기 상황에서 인간의 통제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다.


카렌 깁슨 전 미국 국가정보국 부국장(CSIS 정보·국가안보·기술 프로그램 비상근 선임연구원)은 "AI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이해하고 서로 다른 데이터 세트의 정보를 연계하는 데 있어 우리의 인지 능력을 훨씬 뛰어넘는다"면서도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데 AI는 능숙하지 않다. 그것은 여전히 인간이 해야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핵 위기 상황에서의 인간 통제 필요성을 강조했다. 깁슨 전 부국장은 "핵무기 발사와 같은 특정 사안에서는 인간의 의사결정 권한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한별 국방대 전략학부 교수는 북핵 문제와 관련해 "AI가 일종의 대응수단이 될 수도 있다"면서도 "AI와 관련해 우려하는 것은 AI가 통제의 몇 가지 '브레이크'를 없앤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통제에는 세 가지 브레이크가 있다. 시간, 정보, 통제"라고 했다.


이어 AI와 개방된 정보환경에서 정보가 과도하게 늘어나는 문제를 거론하며 "북한이 우리의 의사결정을 직접 공격할 수 있다는 뜻"이라며 "우리는 그것을 '핵 인지전(nuclear cognitive warfare)'이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그레이엄 넬슨 AI 외교참여네트워크 창립자 겸 사무총장은 AI를 정책 결정에 활용하는 과정에서 판단의 질이 떨어질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는 정부에서 AI를 활용해 "더 빨리 대응하고, 정책을 만들고, 정보를 종합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그것이 우리 의사결정의 질을 떨어뜨릴 위험이 있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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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6회째를 맞은 세계신안보포럼은 외교부가 2021년 출범시킨 신흥 안보 위협 논의 플랫폼이다. 이날 포럼에서는 '신흥기술의 위험과 기회(Emerging Technology: Risks and Opportunities)'를 주제로 정부와 국제기구, 민간 및 학계 전문가 등 20여명의 연사와 200여명의 청중이 참석했다.


이한나 기자 im21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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