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제주 취업자 1.2만↑·실업률 최저
증가분 67%가 60세 이상 고령층
자영업 79%는 직원 없는 '나홀로'
제주지역 8월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1만 2000명 늘고 실업률이 14년 8개월 만에 최저치인 0.8%까지 떨어지는 등 고용 지표가 겉으로는 유례없는 호황을 이어가고 있으나, 실상은 늘어난 일자리의 상당수가 60세 이상 고령층과 직원을 두지 못한 '나홀로 자영업자'에 편중된 데다 관광 경기 침체로 골목상권과 핵심 경제 허리인 40대 일자리는 오히려 줄어들어 '고용의 질적 악화'와 '통계 착시'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9일 국가데이터처 제주사무소가 발표한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도내 15세 이상 취업자는 41만 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만 2000명 증가했다.
지난해 5월 이후 16개월 연속 증가세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전년 동월 대비 2.1%포인트(p) 오른 71.9%를 기록했고, 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 역시 76.5%로 2.2%P 상승했다.
실업 지표 역시 표면상으로는 '완전 고용'에 가까운 수치를 보였다.
지난달 실업자는 1년 전보다 2000명 감소한 3000명에 그쳤으며, 실업률은 0.5%P 떨어진 0.8%를 기록했다. 7월(0.9%)에 이어 두 달 연속 0%대 행진이자 2012년 12월(0.8%) 이후 14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그러나 일자리의 내부 구성을 들여다보면 '양적 성장' 뒤에 가려진 '질적 저하'가 뚜렷하다.
지난달 늘어난 취업자 1만 2000명 중 무려 66.7%에 달하는 8000명이 60세 이상 고령층이었다. 50대와 청년층(15~29세)이 각각 3000명 늘어난 반면, 가정과 지역 경제를 떠받치는 중추인 40대 취업자는 오히려 2000명 줄어들며 뚜렷한 감소세를 보였다.
일자리의 형태도 극히 불안정하다. 상용직을 포함한 안정적인 임금근로자는 5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자영업자와 무급가족종사자 등 비임금근로자는 8000명이나 폭증했다.
이에 따라 도내 전체 취업자 중 비임금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32.9%로 치솟았다.
특히 비임금근로자 중 자영업자(11만 1000명)는 1년 전보다 5000명 늘었는데, 이 가운데 79.3%에 달하는 8만 8000명이 고용원 없이 혼자 일하는 이른바 '나홀로 사장님'이었다.
고물가와 인건비 부담, 매출 부진을 견디지 못하고 직원을 내보낸 채 버티는 영세 자영업자가 그만큼 많아졌다는 방증이다. 임
금을 받지 않고 일손을 돕는 '무급가족종사자'도 3000명 늘며 전체의 6%대를 기록, 전국 평균의 2배 수준까지 치솟았다.
산업별 온도 차도 극명했다.
건설업(7000명), 농림어업(4000명), 제조업(2000명) 등은 회복세를 보였지만, 최근 실종 사건 여파와 악성 루머 등으로 관광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도내 핵심 서비스업인 도소매·숙박·음식점업 취업자는 2000명 줄어 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한국지역혁신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제주 사회경제 현황 지표' 보고서에서 "최근 제주 취업자 증가는 안정적인 상용 일자리보다는 불안정한 고용 형태의 확대를 상당 부분 동반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높은 고용률만으로 고용의 질까지 개선됐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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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실업률 0.8%라는 화려한 수치 뒤편에는 한계 상황에 내몰려 직원을 줄이고 홀로 장사하는 영세 자영업자의 비명과 고령층의 생계형 취업이 숨어 있다"며 "겉포장식 수치에 취할 때가 아니라, 벼랑 끝에 몰린 관광 골목상권을 살리고 40대를 위한 안정적인 상용 일자리를 창출하는 실질적인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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