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너머]'고용승계·불리처우 금지' 강조한 해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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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부 관계자의 이 한마디에는 공공기관 통합을 추진하는 정부가 풀어야 할 또 다른 숙제가 담겨 있다. 지난 3일 정부는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을 통해 발전5사와 항만4사 등의 통합 방안을 밝혔다. 이후 각 부처는 통합 추진 전담팀(TF)을 꾸리고 구체적인 통합 로드맵 마련에 나섰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통합안 발표 다음 날 장관이 직접 발전사 사장단과 노조를 대상으로 '발전공기업 통합방안 간담회'를 열었다. 남부발전 등 발전공기업들도 전 직원을 대상으로 통합 정책을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눈에 띄는 곳은 해양수산부다. 해수부는 유사·중복 기능을 정비하기 위해 부산·인천·울산·광양에 위치한 4개 항만공사를 '한국항만공사(가칭)'로 통합해야 한다. 그런데 해수부는 통합의 필요성과 효율성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통합 과정에서 발생할 임직원들의 불안감 해소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8일 4개 항만공사 기관장이 참석한 '공공기관 기능개혁 태스크포스(TF)'에서는 고용 승계와 통폐합 전후 불리한 처우 금지, 통합에 따른 인센티브 제공 등을 재차 강조했다. 회의에 참석한 해수부 관계자는 "고용 승계와 불리한 처우 금지 등은 해수부 산하기관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닌 정부의 전체적인 기조"라며 "다만 통합 논의를 이제 막 시작한 상황이라 해당 직원들의 불안감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 통합의 대원칙을 명시적으로 다시 알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관의 의지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황종우 장관은 지난 5월 기자간담회에서 산하 기관 이전과 관련해 "원활한 이전을 위한 지원방안을 미리 마련하고, 이를 토대로 노사 합의를 도출해서 내려오는 것이 갈등이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통합 역시 같은 맥락이다. 충분한 소통을 통해 구성원들의 불안과 갈등을 줄여야 오히려 신속하고 원만한 통합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해수부로서는 통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이유가 있다. 4개 기관의 이견을 조율하고 통합안을 확정한 뒤 법제화까지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통합안 마련 시점을 못 박지는 않았다. 대신 '내년 초'까지 통합 로드맵을 수립한다는 방침만 세웠다. '정부가 시간을 정해 놓고 통합을 밀어붙여 통합이 쫓기듯 추진됐다'는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한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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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부는 통합에 대한 각사의 의견수렴을 위해 통합 추진반을 구성할 예정이다. 부산 임시청사 또는 인근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항만공사별로 일정 인원을 파견받아 일종의 소통 창구로 활용하기로 했다. 비슷하거나 중복되는 공공기관을 하나로 통합해 기관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통합의 방향성은 이미 결정됐다. 이제 과제는 기관을 물리적으로 합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서로 다른 조직문화와 이해관계를 하나로 묶는 '화학적 결합'이 관건이다. 기관은 법과 제도로 합칠 수 있지만, 조직은 강제로 하나가 될 수 없다. 공공기관 통합의 성패는 속도가 아니라 구성원의 '수용성'에 달려 있다.


주상돈 경제부 차장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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