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온라인 서점에서 먼저 불어온다. 가을로 접어드는 요즘, 온라인 서점에는 내년을 내다보는 책이 보인다. '트렌드 코리아 2027' '2027 트렌드 노트' 등이다. 아직 출간되지 않은 상태에서 온라인으로 예약 판매 중이다. 두 책이 발간되는 시점은 이달 말이다.

'트렌드 코리아 2009'는 2008년 12월15일 간행됐다. '트렌드 코리아 2027'이 오는 30일 발매되니, 새해 새로운 소비 트렌드 전망이 공유되는 시점이 18년간 두 달 반 앞당겨진 것이다. 이 같은 조기 발매는 소비 트렌드 변화가 업무의 기본 전제인 회사 기획자와 마케터들이 여유롭게 새해를 준비하도록 하기 위한 배려라고도 이해된다.


이미 발간돼 오프라인 서점 매대에 올려진 책도 있다. '요즘 소비 트렌드 2027'이다. '2027 대한민국 트렌드'는 곧 발매될 예정이다. 다른 책들보다 앞서 독자의 관심을 끌기 위한 시점 선택이다. 시점을 당기는 추세가 계속된다면 머지않아 새해 소비 트렌드 전망 서적 중 다수가 9월 초에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미래는 과거와 현재의 연장선에 존재한다. 과거에 관심을 끈 새로운 현상이 현재 자주 나타나면 앞으로는 더 비중이 커지리라고 예상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요즘 소비 트렌드 2027'의 제목이 적절하다. 요즘 진행되는 추세의 2027년판인 셈이다. 이 책이 제시하는 8개 키워드 중 경험 경제가 그런 항목이다. 물건보다 경험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평소에는 편의점 도시락을 먹더라도 비싼 공연을 즐긴다고 예를 든다.


과거와 단절된 변화도 있다. 인공지능(AI)에서 답을 찾는 사람이 많고, 구매까지 맡기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제 검색엔진에 걸리는 것보다 AI에서 언급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나아가 어떻게 하면 AI 에이전트에 의해 선택되는지가 마케팅의 큰 관심사가 됐다. 한 AI는 "AI 에이전트에게 선택받고 싶다면 '○○ 최고의 가족 호텔입니다'라는 홍보 문구보다 객실별 가격, 조식 가격, 취소 조건 등을 기계가 정확하게 읽고 비교할 수 있게 제시하는 것이 훨씬 중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흐름을 타면 평균을 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탁월한 성과는 새 흐름을 만들어내는 데서 나온다. '트렌드 코리아 2027'을 낼 출판사도 이를 강조하며 책 소개에서 이렇게 밝혔다. "양떼처럼 시류에 순응해 휩쓸려 다니기보다는 그 무리에서 뛰쳐나와 자신만의 생각을 처음으로 실행할 수 있는 존재가 되자는 취지에서, 2027년의 슬로건은 'ALPHA SHEEP'으로 정했다." 시류 전파와 그로부터 탈출하라는 권고는 상반된다는 측면에서 흥미롭다.


"미래를 예측하는 최상의 방법은 미래를 발명하는 것이다." 아이팟, 아이패드, 아이폰으로 대대적인 변화를 주도한 스티브 잡스가 했다고 전해지는 말이다. 이 어록의 원작자는 개인용 컴퓨터(PC)의 혁신에 선구자적인 개념을 제시한 미국 컴퓨터 과학자 앨런 케이다.


미래로 이어진다는 트렌드 책이 가을마다 쏟아진다. 대세에 동승하는 데 참고가 될 책들이다. 다만 큰 혁신은 추세의 점진적인 연장이 아니라 누구도 상상하지도 엄두 내지도 못한 퀀텀 도약인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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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우진 경제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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