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비치는데 어떻게 입어" 말 많더니…레깅스서 눈 돌린 소비자, 룰루레몬 '휘청'
최근 헐렁한 바지 선호 확산
레깅스 매출 20% 급감
주가도 18% 가까이 급락
'명품 요가복'으로 불리며 글로벌 애슬레저 시장을 주도했던 캐나다 스포츠웨어 업체 룰루레몬의 성장 신화가 흔들리고 있다. 핵심 시장인 북미에서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고 간판 상품인 레깅스 판매마저 20% 급감하면서 주가는 하루 만에 18% 가까이 추락했다. 위기에 빠진 룰루레몬의 구원투수로 나이키에서 25년 넘게 몸담은 하이디 오닐 최고경영자(CEO)가 등판했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와 WWD 등 외신은 오닐이 룰루레몬의 새로운 CEO로 공식 취임했다고 전했다. 이날 새롭게 취임한 오닐은 지난 1월 물러난 캘빈 맥도널드 전 CEO의 뒤를 이어 회사의 실적 반등과 브랜드 재건을 이끌게 된다. 앞서 룰루레몬은 지난 4월 오닐을 신임 CEO로 선임하면서 9월8일부터 CEO와 이사회 멤버를 맡는다고 발표한 바 있다.
오닐이 받아든 성적표는 만만치 않다. 룰루레몬이 지난 3일 발표한 2026회계연도 2분기 실적을 보면 매출은 24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4% 감소했다. 순이익은 3억2922만달러로 전년 동기 3억7091만달러보다 11% 넘게 줄었다. 글로벌 동일 점포 매출 역시 9% 감소했다.
특히 전체 매출의 상당 부분을 책임지는 미주 지역의 부진이 뼈아팠다. 미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 감소했고 동일 점포 매출은 12%나 줄었다. 해외 매출이 4% 증가했지만 해외 동일 점포 매출은 3% 감소하면서 성장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룰루레몬 성장의 상징과도 같았던 레깅스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로이터에 따르면 2분기 룰루레몬의 레깅스 매출은 약 20%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소비자들의 바지 선호가 몸에 밀착되는 레깅스에서 와이드팬츠 등 보다 여유 있는 실루엣으로 이동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룰루레몬 경영진도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소비자들이 몸에서 떨어지는 이른바 '어웨이 프롬 보디(away-from-body)' 스타일을 찾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인정했다. 제품 자체를 둘러싼 잡음도 이어졌다. 일부 레깅스 제품은 핏과 디자인, 비침 문제 등이 불거졌다. 룰루레몬은 지난 1월 108달러짜리 '겟 로(Get Low)' 레깅스를 비침 현상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이어진 뒤 온라인몰에서 일시적으로 판매 중단하기도 했다.
그사이 신흥 경쟁업체들이 빠르게 파고들었다. 시장조사업체 M사이언스 자료를 보면, 룰루레몬의 애슬레저 시장점유율은 8월 기준 43.9%로 10%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경쟁 브랜드 알로(Alo)와 뷰오리(Vuori)는 각각 5.9%포인트와 2.2%포인트 점유율을 늘렸다. 한때 '레깅스=룰루레몬'으로 통했던 시장 구도가 흔들리고 있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소비자들의 바지 선호가 몸에 밀착되는 레깅스에서 와이드팬츠 등 보다 여유 있는 실루엣으로 이동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룰루레몬 경영진도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소비자들이 몸에서 떨어지는 이른바 '어웨이 프롬 보디(away-from-body)' 스타일을 찾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인정했다. 픽사베이
원본보기 아이콘실적 발표 직후 시장의 반응도 냉혹했다. 룰루레몬 주가는 4일 약 17.4% 급락하며 2018년 이후 약 8년 만의 낮은 수준까지 밀렸다. 로이터는 장중 낙폭을 약 18%로 집계했다. 당시 주가는 100달러 안팎까지 내려왔으며 연초 이후 하락률도 50%를 넘어섰다. 회사 측은 연간 전망도 다시 낮췄다. 룰루레몬은 올해 매출 전망치를 103억5000만~105억달러로 제시했다. 전년보다 5~7% 감소할 것이란 예상이다. 주당순이익(EPS) 전망도 9.48~9.73달러로 낮췄다. 기존 전망은 매출 110억~111억5000만달러, EPS 10.95~11.15달러 수준이었다.
월가도 잇달아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JP모건은 룰루레몬 목표주가를 154달러에서 95달러로 대폭 낮추고 '중립' 의견을 유지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140달러에서 122달러, 텔시어드바이저리그룹은 122달러에서 110달러로 목표주가를 각각 내렸다. 모건스탠리는 93달러에서 83달러까지 하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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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단기간에 반등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데이터의 닐 손더스 매니징디렉터는 경쟁이 치열한 데다 룰루레몬의 문제가 상당히 깊어졌다며 회복이 단기간에 끝날 사안이 아니라고 분석했다. 일부에서는 레깅스 수요 자체의 구조적인 변화가 여러 분기에 걸쳐 이어질 가능성도 일각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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