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수지 개선 및 채무비율 하향 안정화 호평
‘깜짝 세수’의 잠재성장률 견인 여부 주목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Fitch)와 무디스(Moody's)가 우리 정부의 2027년도 예산안에 대해 재정건전성 제고와 미래 성장동력 확충의 균형을 맞췄다며 연이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다만 두 기관 모두 최근의 세수 호조가 일시적 현상에 그칠 수 있는 만큼,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과실을 생산성 혁신과 실질적인 잠재성장률 반등으로 연결해야 한다는 명확한 과제를 제시했다.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있는 SK하이닉스 반도체 팹 공사 현장. 연합뉴스.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있는 SK하이닉스 반도체 팹 공사 현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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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피치는 이날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2027년 예산안에 따른 재정 성과가 당초 예상치를 크게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피치는 한국의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이 2026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3.9%에서 2027년 0.1% 수준까지 급격히 축소되고, 통합재정수지는 GDP 대비 1.9%의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분석했다. 국가채무비율 역시 기존 전망치였던 51.7%를 상당 폭 밑도는 48.3%에 머물며 종전보다 확연히 안정적인 하향 경로를 그릴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피치는 신설되는 미래대응기금의 완충 기능에 주목했다. 경기 변동에 따라 출렁이는 재정 수입의 변동성을 기금이 흡수해 주는 구조를 갖춘 데다,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등 국가 전략산업에 대한 집중 투자가 고령화와 저출생으로 인한 중장기 성장 제약을 덜어낼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앞서 지난 3일 보고서를 발표한 무디스 역시 이번 예산안에 대해 재정적 신중함과 미래 성장 엔진 확보 사이에서 절묘한 균형을 찾았다고 호평했다. 무디스는 AI 생태계 확장에 따른 반도체 수요 급증이 대규모 세수 확충으로 이어지면서 정부의 재정 여력을 대폭 넓혔다고 짚었다. 무엇보다 정부가 미래대응기금 재원 중 일부를 국채 순발행 규모를 줄이는 데 투입하기로 한 결정을 두고, 정부의 레버리지 확대를 선제적으로 억제한다는 점에서 국가 신용등급에 매우 긍정적인 요소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이 이례적으로 정부 예산안에 잇따라 찬사를 보냈지만, 이면에 담긴 구조적 경고음도 만만치 않다. 피치는 "일시적인 세수 증가분이 생산성과 잠재성장률 제고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향후 반도체 사이클이 정상 궤도로 내려앉을 경우 재정적자가 다시 단계적으로 확대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무디스 또한 확대된 지출을 계획대로 조정해 나가는 규율과 함께 전략산업 투자가 실제 생산성 제고로 이어지는 실질적 집행력이 수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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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이번 평가를 발판 삼아 주요 글로벌 신평사 및 해외 투자자들을 상대로 한국 경제의 건전성과 중장기 성장 전략을 알리는 대외 설명 작업을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세종=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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