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반도체 가격 뛴 영향
소비자물가도 7월보다 상승폭 커
경제학자들 "내수 부진은 지속"
중국의 8월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국제 원자재 가격이 오른 데다 반도체 등 첨단산업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7월보다 높았다. 다만 중국 내수는 당국의 소비 부양 정책에도 여전히 부진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PPI 시장 예상치 웃돌아…CPI도 부합
9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작년 같은 달보다 3.8% 올랐다. 이는 시장 전망치(3.6%)를 웃도는 수치로, 7월 상승률(3.5%)보다 높았다.
세부적으로 보면 생산재 가격은 작년보다 5.0% 오른 반면 생활재 가격은 0.5% 내렸다. 원유와 비철금속 등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의 영향을 받은 업종의 가격은 크게 올랐지만, 자동차·의약품 등 일부 업종 가격은 하락했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작년 같은 달보다 0.8% 올라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7월 상승률(0.5%)보다 상승 폭이 확대된 것이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도 1.0%로 지난 7월(0.9%)보다 소폭 상승했다.
CPI 부문에서는 에너지와 금, 전자제품 부문의 상승 폭이 두드러졌다. 에너지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4.1% 올라 7월(0.6%)보다 상승 폭이 크게 확대됐다. 금 장신구 가격은 33.6% 뛰었고 태블릿PC와 컴퓨터, 휴대전화도 각각 21.5%, 19.6%, 11.0% 올랐다. 반면 식품 가격은 1.4% 하락했고, 돼지고기는 11.8%나 떨어졌다.
둥리쥐안 중국 국가통계국 수석통계사는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이 국내 가격에 반영된 데다 산업 고도화로 일부 업종의 수요가 늘면서 생산자물가가 올랐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린 주된 요인으로는 에너지 가격 상승 폭 확대를 꼽았다.
"中 내수회복 신호로 보긴 힘들어"
경제학자들은 이번 물가 상승을 중국 내수가 회복됐다는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고 CNBC방송은 짚었다. 중국 정부의 이구환신(소비재 교체 시 보조금 지급) 정책 등 소비 진작책의 효과가 약해지고 있지만, 가계 소비는 여전히 부진해서다.
캐피털이코노믹스(CE)의 응우옌 호앙 남 이코노미스트는 생산자물가 상승이 주로 에너지 관련 업종에 집중된 반면 소비재 가격은 계속 하락했다고 짚었다. 이는 중국의 수요 부진과 산업 전반의 과잉 생산능력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특히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부족으로 전자제품 가격 상승률이 지난달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남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걸프 지역의 에너지 공급이 정상화되면 소비자·생산자물가 상승률이 모두 둔화하고, 내년에는 생산자물가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서비스 소비도 약한 모습을 보였다. 쉬톈천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예년과 달리 서비스 가격의 계절적 상승이 나타나지 않았다"며 예상보다 부진했던 여름 관광 수요를 원인으로 꼽았다.
단스케방크는 최근 소비지표 부진을 이유로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8%에서 4.6%로 낮췄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1.0%에서 0.8%로 하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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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 폰 메렌 단스케방크 중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내수 경제는 주택 가격 하락과 높은 저축률, 고용 부진, 소비 둔화가 서로 악영향을 주는 침체에 빠져 있다"며 "주택시장이 완만하게라도 회복하기 전까지 가계 심리와 민간 소비는 부진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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