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연봉 15억 인상한 38억
인재 확보 내세웠지만 반발도

세계 정치 지도자 중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싱가포르 총리의 급여가 60% 넘게 인상된다. 정부는 인재 확보를 위해 공직자들의 연봉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고용 불안과 물가 상승을 우려하는 여론 속에 비판이 나오고 있다.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싱가포르 관광청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싱가포르 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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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싱가포르 정부는 총리를 비롯한 장관과 기타 공직자의 연봉을 인상할 계획이다.

로렌스 웡 총리의 연봉 인상액은 140만싱가포르달러(약 14억8000만원)다. 웡 총리는 향후 5년간 급여 인상분을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웡 총리는 인재를 영입하려면 장관들의 급여를 올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앞서 장관에게 높은 급여를 지급하는 것이 부패 방지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싱가포르에서는 고용 안정성과 생활비 상승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어서 이번 인상안을 두고 비판이 나오고 있다.

싱가포르 총리 연봉 38억원…세계 정치 지도자 중 연봉 가장 높아

웡 총리는 현재 세계 정치 지도자 가운데 가장 많은 연봉을 받고 있다. 연봉은 220만 싱가포르달러(23억2600만원)로, 이번 인상에 따라 약 63.6% 오른 360만 싱가포르달러(약 38억원)를 받게 된다.


다음으로 연봉이 높은 정치 지도자는 존 리 홍콩 행정장관으로 약 71만9000달러(약 9억6100만원)를 받는다. 기 파르믈랭 스위스 대통령이 60만6000달러(약 8억1000만원)로 뒤를 잇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봉은 40만달러(약 5억3400만원)이며, 앤디 버넘 영국 총리는 23만달러(약 3억700만원)를 받는다.


'38억' 받으면서 "많이 줘야 뇌물 안 받죠"…세계 최고 총리연봉인데 64% 올린다는 나라 원본보기 아이콘

웡 총리는 이날 싱가포르 장관들의 급여가 대다수 국민의 소득보다 훨씬 많아 검증과 비판의 대상이 돼왔다는 점을 인정했다. 싱가포르의 월평균 소득은 5775싱가포르달러(약 610만원)다.


다만 웡 총리는 기업 경영자와 고위 공무원에게 정치에 참여하도록 설득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가 이들 중 일부의 기존 소득을 맞춰줄 수는 없지만, 이들이 직업을 포기하고 정치에 입문할 때 경제적 장벽을 불필요하게 높이지는 않아야 한다"며 "이번 조치로 나와 미래의 총리들이 유능한 싱가포르 국민의 참여를 설득하고, 국가를 위해 가장 강력한 팀을 구성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현재 장관들의 기본 연간 보수는 약 110만싱가포르달러(약 11억6300만원)다. 새 급여 체계에서는 약 120만 싱가포르달러(약 12억7000만원)로 늘어난다.


웡 총리는 성과에 따라 급여가 오르는 만큼 현 정부 임기가 끝날 무렵에는 이들 장관 대부분이 약 135만 싱가포르달러(약 14억2800만원)를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장관 보수의 일부는 실업률과 소득 증가율,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등 국가 차원의 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

"고액 연봉이 부패 막는다"지만…고용 불안 속 여론 싸늘

싱가포르 장관들의 고액 연봉은 싱가포르 독립 이후 줄곧 집권해온 인민행동당(PAP)의 오랜 부담으로 작용해왔다. BBC는 "2011년 총선에서 인민행동당은 수십 년 만에 가장 낮은 득표율을 기록했다"며 "장관 급여와 이민 정책에 대한 유권자의 불만이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국제투명성기구의 연례 부패인식지수에서 꾸준히 최상위권을 유지해온 점을 장관 보수 체계가 효과적으로 작동한다는 근거로 제시해왔다. 높은 급여가 장관들의 뇌물 수수 유혹을 줄여준다는 논리다.


그러나 국민의 평균 소득이 장관 급여에 크게 못 미치는 상황에서 고액 보수를 둘러싼 불만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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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봉 인상 발표를 두고도 비판이 잇따랐다. 이날 현지 온라인에서는 정리해고와 대졸 신규 구직자의 취업난,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를 고려할 때 급여 인상이 현실과 동떨어진 결정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분기 싱가포르의 정리해고 규모는 5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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