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1000보다 용량 25% 커
바라카·두코바니로 경쟁력 입증
EPC·기자재 물량 확보가 관건

미국 내 원전 건설을 대미 투자 프로젝트에 포함하는 방안이 거론되면서 한국형 원전 APR1400의 경쟁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한국이 단순히 자금을 투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일부 원전에 APR1400을 적용하는 방안이 논의되면서다.


APR1400은 한국표준형원전의 설계와 건설 경험을 바탕으로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개발한 1400㎿급 차세대 원전이다. 60년의 설계수명을 갖췄으며 기본 표준설계의 내진 성능은 0.3g 수준이다.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AP1000은 미국 보글 원전 기준 1기당 약 1117㎿로, APR1400의 발전용량이 약 25% 크다. 원전 2기를 건설하면 APR1400은 총 2800㎿, AP1000은 약 2234㎿의 발전용량을 확보할 수 있다. 대형 원전 사업에서 발전용량이 클수록 규모의 경제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으로 꼽힌다.

APR1400 조감도. 한수원

APR1400 조감도. 한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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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1400의 가장 큰 강점은 실제 건설 경험이다. 한국은 2009년 12월 미국과 프랑스 등 원전 강국을 제치고 UAE 바라카 원전 4기, 총 5600㎿ 건설 계약을 따냈다. 바라카 원전은 2021년 1호기를 시작으로 2024년 4호기까지 모두 상업운전에 들어갔다. 바라카 1호기는 2012년 7월 착공해 2021년 4월 상업운전을 시작했고, 4호기도 2015년 착공해 2024년 9월 상업운전에 들어갔다. 착공부터 상업운전까지 약 9년 안팎이 걸린 셈이다. 한국이 동일 노형 4기를 해외에서 연속 건설해 모두 가동한 것도 APR1400의 대표적인 경쟁력으로 평가된다. 2025년에는 UAE 바라카 원전 수주 이후 16년 만에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2기 사업을 수주하면서 추가 수출 성과도 냈다.


국내에서도 APR1400은 기술을 고도화하며 건설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 신한울 1·2호기에는 원전의 핵심 설비인 원자로냉각재펌프(RCP)와 원전계측제어시스템(MMIS)을 국산화해 적용했다. 신한울 1호기는 2022년 12월, 2호기는 2024년 4월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새울 3·4호기는 핵심 설비의 내진 성능을 기존 0.3g에서 0.5g으로 강화하고 중대사고 대응 설비를 도입했다. 신한울 3·4호기도 건설이 진행 중이다. 신규 대형 원전 2기 부지로 선정된 경북 영덕에는 총 2.8GW 규모의 원전 건설이 추진될 예정이다. 목표 준공 시점은 2037~2038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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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건은 투자 규모가 아니라 사업 구조다. 한국 자금만 미국 원전 건설에 투입하고 설계와 기자재, 시공 물량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단순한 대미 투자에 그칠 수 있다. 반대로 원전 건설 물량 가운데 APR1400이 실제 적용되고 한국 기업이 설계·조달·시공(EPC)과 핵심 기자재 공급에 참여한다면 대미 투자는 새로운 원전 수출 시장을 여는 전략적 투자가 될 수 있다.


세종=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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