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의 산업 현장을 바라보는 마음이 무겁습니다. 철강산업이 사상 유례없는 어려움에 직면한 가운데 포스코 노동조합의 파업이 현실화됐습니다. 지역경제의 한 축을 책임지고 있는 포스코의 파업은 기업을 넘어 광양 전체로 확산될 수 있다.
파업을 즉시 멈추고 현업에 복귀해야 한다.
지금 대한민국 철강산업은 노사 간 힘겨루기를 벌일 만큼 한가하지 않다. 중국발 공급과잉과 저가 철강재의 공세가 지속되고, 세계 각국은 자국 산업을 지키기 위해 보호무역 장벽을 높이고 있다. 국내 철강업계 역시 생존을 위해 설비 감축과 구조조정을 감내하고 있다.
최근 포항제철소의 오랜 생산설비들이 잇따라 문을 닫은 것도 이러한 현실을 보여주는 엄중한 신호다. 광양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광양제철소와 연관 산업의 어려움이 커지는 가운데 광양제철소 관련 지방소득세가 2022년 876억 원에서 지난해 156억 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지역경제가 이미 상당한 충격을 받고 있다는 증거다.
이런 상황에서 파업으로 인한 피해는 결코 포스코 안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포스코의 생산 차질은 협력업체의 일감과 매출 감소, 고용 불안으로 이어지고, 근로자의 소득과 소비 위축은 지역 상권에도 타격을 줍니다. 하나의 산업에서 시작된 충격이 기업과 근로자, 소상공인과 시민의 삶으로 확산될 수 있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파업이 가져올 돌이킬 수 없는 후유증이다.
산업의 경쟁력은 수십 년의 노력으로 만들어지지만 무너지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습니다. 한번 약화된 생산 기반과 산업 생태계, 위축된 투자와 고용을 회복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이번 파업으로 생산 차질이 누적되고 포스코의 경쟁력이 약화된다면, 그 결과는 단순한 임금·단체협상의 승패로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일자리가 줄고 기업이 떠나며 소비와 투자가 위축된다면 광양의 미래를 되돌리기 어려운 상황에 빠뜨릴 수 있다.
포스코 노동조합에 촉구합니다. 파업을 즉시 철회하고 현업에 복귀해 주십시오.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와 요구는 존중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철강산업의 위기 속에서 생산현장을 멈추는 것이 과연 근로자와 지역사회의 미래를 지키는 길인지 냉정하게 되돌아봐야 한다.
파업으로 얻을 수 있는 것보다 파업으로 잃게 될 것이 무엇인지 먼저 생각해야 한다.
포스코 역시 책임 있는 자세로 교섭에 임해야 합니다. 노조의 요구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성실한 대화를 통해 합리적인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
지금은 누가 이기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포스코의 경쟁력과 근로자의 일자리, 협력업체의 생존과 광양의 지역경제를 지키는 것이 먼저다.
포스코는 광양과 함께 성장해 왔다. 1987년 광양제철소가 첫 쇳물을 생산한 이후 수많은 기업과 근로자, 시민이 포스코와 함께 오늘의 광양을 만들어 왔다. 그렇기에 포스코의 위기는 곧 광양의 위기이며, 포스코의 경쟁력은 지역경제의 생존과 직결된다. 이 점을 노사 모두가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갈등이 길어지고 생산 차질이 누적되면 파업이 끝난다고 해서 모든 것이 원래대로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
한번 떨어진 기업의 경쟁력과 한번 줄어든 일자리, 한번 무너진 지역경제의 활력은 쉽게 되살아나지 않는다.
지금의 선택은 단순한 노사협상의 선택이 아닙니다. 포스코의 미래와 광양의 미래를 결정하는 선택이다.
포스코 노동조합은 파업을 즉시 철회하고 현업에 복귀해 주십시오. 포스코는 책임 있는 자세로 교섭에 임하고, 노사는 하루라도 빨리 대화와 타협으로 이 사태를 끝내야 한다.
더 이상 지역경제가 감당할 수 없는 선택을 해서는 안된다. 지금 멈추면 다시 시작할 수 있다. 그러나 너무 늦으면 그 대가는 노사만의 몫이 아니라 광양의 기업과 근로자, 협력업체와 소상공인, 시민 모두의 몫이 될 것이다.
지금은 서로를 이길 때가 아니다. 함께 지켜야 할 것을 지켜야 할 때다.
우광일 광양상공회의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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