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고용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의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5~29세 청년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4만3000명 줄었다. 고용률은 44.1%로 1.0%포인트 떨어져 28개월 연속 하락했다. 원인은 다면적이다. 청년 인구 감소, 경기 부진, 기업의 경력직 선호 등이 거론된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이 신입 업무부터 대체하면서 신규 채용이 감소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AI가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과학적 분석은 많지 않다.


한국은행은 지난 4년간 감소한 청년 일자리 28만5000개 가운데 26만8000개가 AI 노출도가 높은 업종에서 줄었다고 밝힌 바 있다. 주목할 만하지만 'AI가 청년 일자리의 94%를 줄였다'고 해석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AI 노출도가 높다는 것과 그 업종에서 줄어든 일자리가 실제로 AI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 있는가는 다른 이야기다. 청년 취업 대책을 제대로 마련하려면 이 부분부터 분명히 가려내야 한다.

신입이 맡던 자료 조사나 문서 작성, 단순 반복 업무 등이 얼마나 AI로 대체되고 있는지, 기업이 AI 도입 이후 신입 대신 경력직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는지, 신입 채용을 꺼리게 만드는 게 교육 부담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경기·산업 요인이 더 큰 것은 아닌지 하나씩 따져봐야 한다. 실제 AI가 핵심 원인이라면 청년이 AI를 활용하면서 경험과 숙련을 쌓을 새로운 경로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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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단순히 'AI 노출도가 높은 업종'이라는 간접 지표에 머물지 말고 실제 AI를 도입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 자동화에 활용하는 곳과 업무 보조에 쓰는 곳의 청년 채용 변화 양태를 비교해야 한다. 이런 분석을 토대로 어느 요인에 무게를 둘지 판단하고, 기존 정책 방향과 지원 우선순위도 다시 살펴봐야 한다. AI를 청년 고용 부진의 범인으로 성급히 단정할 필요도, 영향이 불분명하다며 손을 놓고 있어서도 안 된다. AI가 청년의 첫 일자리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에서 청년 고용 대책이 출발해야 한다.

논설실 colum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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