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비밀번호까지 노려
'삐끼' 조직원에 가혹행위도
조직원 6명 자진신고로 탄로
만취한 남성 손님을 유흥주점으로 끌어들인 뒤 가짜 양주를 마시게 하고 휴대전화 비밀번호까지 알아내 술값을 부풀려 빼돌린 범죄조직이 경찰에 적발됐다.
조직 내부에서는 이탈하려는 종업원에게 자해를 강요하거나 차량에 감금하는 등 폭행과 가혹행위도 이뤄졌다.
부산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부산 서면 일대 유흥주점 5곳을 거점으로 범죄단체를 조직해 수십억원 규모의 사기 범행을 벌인 총책 등 61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1명을 구속했다고 9일 밝혔다.
이들은 2022년 4월부터 서면 일대 주점 5곳에서 총책, 실장, 마담, 웨이터, 호객꾼, 여성접객원 등으로 역할을 나눠 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호객꾼이 주로 혼자 술을 마시던 만취한 남성을 주점으로 유인하면 여성접객원이 술을 마시게 해 잠들도록 했다. 웨이터는 남은 양주에 홍차 등을 섞어 가짜 양주를 만든 뒤 새 술인 것처럼 제공했다.
손님이 술에 취하면 인터넷뱅킹이나 현금카드 결제를 유도하면서 휴대전화 패턴이나 비밀번호를 알아냈다. 이후 손님이 정신을 잃은 사이 실제 마신 양보다 훨씬 많은 술값을 임의로 이체하거나 카드에서 출금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영업장부와 범행 계좌 거래내역 등을 분석해 약 35억원 상당의 가짜 양주 판매 내역을 확인했다. 약 1년 6개월 동안 1000여명의 피해 여부를 확인했으나 이 가운데 피해 사실을 진술한 58명으로부터 약 1억원 상당의 피해 규모를 특정했다.
피해자 대부분이 중년 남성으로 유흥업소 이용 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꺼려 신고나 진술에 소극적이었지만, 경찰의 설득 끝에 피해 진술을 확보했다.
범죄조직은 내부 조직원도 폭력으로 통제했다. 부산지역 폭력단체 조직원이 관리자로 가담해 규율을 어기거나 하루 할당량을 채우지 못한 종업원을 상대로 폭행하고 자해를 강요하는 등 가혹행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상위 조직원의 폭행을 견디지 못한 조직원 6명이 경찰에 자진 신고하면서 범행 실체가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총책이 신고 사실을 알아채고 신고자를 차량에 감금한 정황도 확인됐다. 경찰은 급박한 상황으로 판단해 차량을 추적하고 112상황실과 지구대 등을 연계해 총책을 검거했다.
경찰은 총책을 특수상해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조직원 45명을 검거했다. 유흥주점에 여성접객원을 공급한 무등록 보도업체 대표 16명도 함께 검거했다. 가짜 양주를 제조한 유흥업소 5곳에 대해서는 국세청에 무면허 주류 제조 사실을 통보했다.
수사 과정에서는 조직원들이 재판에서 총책에게 유리하도록 진술을 맞추기 위해 대책회의를 한 사실도 드러났다. 일부 조직원은 범행을 부인하거나 진술을 번복했지만 경찰의 추가 수사 끝에 총책 등 대부분이 범행을 시인했다.
총책 검거 직후 해외로 도주한 공범 2명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졌다. 또 이들에게 가상화폐인 테더로 도피자금을 지원하려 한 조직원도 추가로 검거했으며, 도피자금 2억원 상당을 압수하고 법원의 기소 전 추징보전 결정도 받아 자금줄을 차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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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찰청은 추가 가담자와 범행 경위 등을 계속 수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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