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 후 약 45일 만에 흙으로 흡수
화장 시 '탄소 배출' 문제 대안으로 떠올라

호주에서 세계 최초로 버섯 뿌리로 만든 친환경 관을 사용하는 이색 장례식이 치러졌다. 화장 시 발생하는 탄소 문제 등의 대안으로 지속 가능한 장례 문화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반영된 결과다.

버섯관 (Loop Living Cocoon)이 땅 위에 놓여있다. Loop Biotech 웹사이트

버섯관 (Loop Living Cocoon)이 땅 위에 놓여있다. Loop Biotech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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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최근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블루마운틴의 스프링우드 공동묘지에서 진행된 70대 여성 캐롤린의 장례식에서 고인이 호주 최초로 버섯 관에 안치되어 땅에 묻혔다.

버섯 균사체+대마 섬유 혼합한 '루프 리빙 코쿤' 관

이번 장례에 쓰인 관은 네덜란드 기업 '루프 바이오텍'이 개발한 '루프 리빙 코쿤'이다. 버섯의 뿌리 조직인 균사체와 농업 폐기물인 대마 섬유를 섞어 제작됐다. 균사체는 온도와 습도가 유지되는 틀 속에서 자라나며, 단 일주일 만에 온전한 관 하나의 형태로 완성된다.

매장 이후 흙에서 버섯이 자라나고 있다. Loop Biotech 웹사이트

매장 이후 흙에서 버섯이 자라나고 있다. Loop Biotech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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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목재 관이 땅속에서 완전히 썩는 데 최대 50년이 걸리는 것과 달리, 버섯 관은 매장 후 약 한 달 반 만에 흙으로 완전히 흡수된다. 개발자 밥 헨드릭스는 "이상적인 조건에서 45일이면 흙과 하나가 된다"며 "지구를 오염시키는 대신 토양에 영양분을 공급하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관을 직접 디자인한 그는 5년 전 대학 시절 프로젝트로 해당 아이디어를 구상했으며, 호주의 엄격한 검역 규제를 통과한 끝에 현지 유통에 성공했다.

버섯관 바닥 소재를 이끼와 울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Loop Biotech 웹사이트

버섯관 바닥 소재를 이끼와 울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Loop Biotech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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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장례를 총괄한 아샤 둘리는 "최근 몇 년 사이 환경을 해치지 않는 친환경 장례 방식을 묻는 유가족들의 문의가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전통 종교를 믿는 인구가 줄어들면서 '시신이 하늘로 향한다'는 믿음 대신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가치관을 중시하는 친환경 장례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인의 남편 도널드는 "사후에도 남을 위해 무언가를 하며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점이 아내의 삶과 닮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인 크리스틴은 이끼 침대 위에 누워 있는 고인을 보며 "마치 이미 자연의 일부가 된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퇴비장도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라

이 같은 친환경 장례의 확산은 기존 장례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현재 호주에서는 매년 약 20만 건의 장례가 치러지고 있으며, 대도시의 묘지 부족과 높은 비용 문제로 화장 비율이 약 70%에 달한다.

유해를 거름용 흙으로 만드는 퇴비장 과정. 화장하지 않고 한 달 이상 미생물 등이 분해한다. 미국 퇴비장 업체 '리컴포즈' 인스타그램

유해를 거름용 흙으로 만드는 퇴비장 과정. 화장하지 않고 한 달 이상 미생물 등이 분해한다. 미국 퇴비장 업체 '리컴포즈'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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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화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양의 탄소 배출이 환경 문제로 대두되면서, 이번 버섯 관 매장을 비롯해 유기물로 시신을 분해하는 인간 퇴비장 등 다양한 친환경 장례 대안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퇴비장은 토지가 제한된 도시에서 일정 면적의 토지가 필요하지 않아 공간도 절약된다.

또한 퇴비장은 시신 방부 처리를 위해 화학물질을 사용할 필요가 없어 땅을 오염시키지 않는다. 시신에 있는 병원균 등 오염으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개빈 뉴섬 주지사가 '인간 퇴비화 매장'을 허용하는 법안에 서명했으며, 뉴사우스웨일스주의 알렉스 그리니치 독립 하원의원 역시 인간 퇴비장 합법화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사망자 느는데 시설은 부족"…국내에서는 '수분해장' 논의 대두

경기도의 한 화장장 내 전광판. 연합뉴스

경기도의 한 화장장 내 전광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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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국내에서는 사망자 10명 중 9명 이상이 화장을 택할 만큼 화장 선호도가 압도적으로 높다. 한국장례문화진흥원에 따르면 최근 국내 화장률은 94.5%에 달한다. 이에 따라 삼일장 마지막 날 화장하는 것이 관례이지만, 화장 시설 부족으로 빈자리를 기다리느라 사실상 '사일장'을 치르는 경우가 늘고 있다. 화장장이 대표적인 기피 시설로 꼽혀 시설을 대폭 늘리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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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포화 상태 속에서 고열을 이용하는 전통적 화장 방식 대신, 화학 용액으로 시신을 녹여 유골을 수습하는 '수분해장'이 국내에서 현실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수분해장은 알칼리 용액·열·압력을 이용해 사체를 가수분해하는 방식으로, 환경오염과 주민 민원 발생 여지가 적다.

수분해장은 시신을 고압 금속 챔버에 안치한 뒤 물과 알칼리 용액을 넣고 약 150도 내외에서 가열해 분해를 진행한다. 사진은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리토리아에 위치한 수분해장 시설. 가디언

수분해장은 시신을 고압 금속 챔버에 안치한 뒤 물과 알칼리 용액을 넣고 약 150도 내외에서 가열해 분해를 진행한다. 사진은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리토리아에 위치한 수분해장 시설. 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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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수분해장은 미국 36개 주와 캐나다, 영국 등 전 세계 16개국 이상에서 인간과 동물의 장례 방식으로 법적 허용됐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아직 동물 장례에만 합법으로 규정되어 있다. 국내의 한 장례 업계 관계자는 "매년 사망 인구는 가파르게 늘어나는데 화장 시설과 묘지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낯선 장례 방식이라고 거부감을 가지기보다 인구밀집도 등 현실적 여건을 고려해 장례 방식에 대한 사회 전반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신은서 인턴기자 els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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