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달 시장에서 캐나다산 제품을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캐나다는 유럽연합(EU)과 무역·안보를 아우르는 포괄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등 미국 의존도를 낮추기에 나섰다. 관세 협상 결렬 후 양측의 갈등이 더욱 첨예해진 가운데, 정치적 희비는 엇갈리는 모습이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의 지지율은 한 달 새 두 자릿수 상승한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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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캐나다가 미국 농민과 기업에 완전하고 공정한 상호주의를 제공할 때까지 미 무역대표부(USTR)와 협력해 연방총무청(GSA)의 다수공급자계약제도(Multiple Award Schedule·MAS)에서 캐나다산 제품을 제외하는 것에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도록 GSA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MAS는 미국 연방기관들이 필요로 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사전에 계약을 맺은 여러 업체로부터 구매할 수 있도록 한 조달제도다. 트럼프 대통령은 MAS를 통한 연간 조달 규모가 500억달러를 웃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캐나다산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과 실제 배제 대상, 시행 시점은 공개하지 않았다. 미국은 이와 별도로 캐나다산 유제품과 대부분의 주류, 오토바이 등 일부 제품의 수입도 금지하기로 했다. 해당 조치는 오는 29일부터 시행한다.

트럼프 압박에 EU와 손잡는 캐나다…"美 의존도 낮춘다" 원본보기 아이콘

이 같은 조치는 캐나다가 276억캐나다달러(약 2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15·25·50%의 보복관세를 부과한 직후 나왔다. 캐나다의 조치는 지난달 미국이 같은 규모의 캐나다산 제품에 최대 50%의 관세를 부과한 것에 대한 맞대응이다. 최근 양국 간 무역협상이 결렬된 뒤 양측이 연이어 보복 조치를 내놓으면서 갈등이 점점 격화하는 모양새다.

캐나다는 대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유럽으로 보폭을 넓히기로 했다. EU와 무역은 물론 안보와 공급망, 핵심 원자재까지 아우르는 포괄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해 대미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관계자들을 인용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오는 16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리는 연례 국정연설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카니 총리도 이 자리에 참석한 뒤 다음 날 유럽의회 의원들을 상대로 연단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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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캐나다 정부 관계자는 캐나다가 EU 정식 가입을 제외한 사실상 모든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라고 설명했다. 무역과 공급망, 핵심 원자재뿐 아니라 국방·우주·과학 연구 등 전략 분야까지 협력 범위를 넓혀 EU 회원국에 최대한 가까운 수준의 관계를 구축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구상은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강대국 간 힘의 정치가 심화하는 것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카니 총리는 올해 초 세계경제포럼(WEF) 연설에서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가 사실상 끝났다고 경고하면서 이른바 중견국들이 강대국의 압박과 위협에 맞설 새로운 글로벌 질서를 구축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미국이 동맹국과 힘겨루기에 나서고 캐나다가 새로운 동맹을 모색하는 가운데 양측 지도자의 정치적 명암은 엇갈리고 있다. 캐나다 여론조사기관 앵거스 리드(ARI)가 이날 공개한 조사 결과를 보면 캐나다인 62%가 카니 총리의 국정 운영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지난달 대비 11%포인트 상승한 수치며 WEF 연설 이후 최고치인 63%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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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여론조사업체 포컬데이터와 실시한 미국 유권자 대상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전월 대비 3%포인트 하락한 33%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뉴욕(미국)=황윤주 특파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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