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남부 르누아르미술관 침입
경찰 5분 만에 왔지만 범인 놓쳐
2025년부터 박물관·미술관 절도 연달아 발생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에서 거액의 왕실 보석이 사라진 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인상파 거장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작품이 도난당했다. 최근 유럽 곳곳에서 미술품과 귀금속, 고대 문화재를 노린 대담한 절도가 잇따르면서 박물관 보안에 비상이 걸렸다.


8일 연합뉴스는 로이터·AP통신 등을 인용해 이날 오전 5시 48분께 프랑스 남부 니스 인근 카뉴쉬르메르에 있는 르누아르 미술관에 절도범 2명이 침입했다고 보도했다.

르누아르미술관은 르누아르가 1919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거주했던 저택 '레 콜레트'를 1960년 미술관으로 꾸민 곳이다. 르누아르의 회화와 조각, 가구, 사진 등 작가의 생애를 보여주는 작품과 유품을 소장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르누아르미술관은 르누아르가 1919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거주했던 저택 '레 콜레트'를 1960년 미술관으로 꾸민 곳이다. 르누아르의 회화와 조각, 가구, 사진 등 작가의 생애를 보여주는 작품과 유품을 소장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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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들은 미술관 정원 울타리를 절단한 뒤 창문을 통해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이들은 르누아르 작품 4점을 밖으로 빼냈지만, 경보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마주치자 이 가운데 2점을 정원에 버린 채 달아났다. 범행에는 채 3분도 걸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행방이 확인되지 않은 작품은 1910년께 제작된 '콜로나 로마노 부인의 초상'과 1886년 작품 '우물가의 젊은 여성'이다. 두 작품 모두 파리 오르세미술관 소장품으로 르누아르 미술관에 장기 대여돼 있었다.

범인들이 함께 반출했던 '스테판 피숑 부인의 초상'과 르누아르의 아들 클로드를 그린 '책 읽는 코코'는 도주 과정에서 버려져 회수됐다. 당초 범인들이 가져가려 한 네 작품의 가치는 약 900만유로(약 140억원)로 추산된다. 경찰은 경보가 울린 지 약 5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지만, 범인들을 붙잡지는 못했다. 마르세유 검찰은 조직범죄에 의한 절도 등의 혐의로 수사에 착수했다.

범인들은 미술관 정원 울타리를 절단한 뒤 창문을 통해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이들은 르누아르 작품 4점을 밖으로 빼냈지만 경보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마주치자 이 가운데 2점을 정원에 버린 채 달아났다. AP연합뉴스

범인들은 미술관 정원 울타리를 절단한 뒤 창문을 통해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이들은 르누아르 작품 4점을 밖으로 빼냈지만 경보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마주치자 이 가운데 2점을 정원에 버린 채 달아났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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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앙 마송 카뉴쉬르메르 시장은 범인들이 장비를 갖추고 미술관 내부 사정까지 파악한 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며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한 범죄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르누아르 미술관은 르누아르가 1919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거주했던 저택 '레 콜레트'를 1960년 미술관으로 꾸민 곳이다. 르누아르의 회화와 조각, 가구, 사진 등 작가의 생애를 보여주는 작품과 유품을 소장하고 있다.

루브르도 8분 만에 털렸다

이번 사건이 더욱 충격을 주는 것은 최근 프랑스에서 문화시설을 노린 굵직한 절도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19일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박물관인 파리 루브르박물관에서 프랑스 왕실 보석이 대거 도난당했다. 범인들은 공사용 작업자로 위장해 화물용 리프트를 타고 건물 외벽을 오른 뒤 창문을 통해 아폴론 갤러리에 침입했다. 이후 절단 장비로 진열장을 부수고 나폴레옹 시대 왕실 보석을 챙겨 스쿠터를 타고 달아났다.

이번 사건이 더욱 충격을 주는 것은 최근 프랑스에서 문화시설을 노린 굵직한 절도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19일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박물관인 파리 루브르박물관에서 프랑스 왕실 보석이 대거 도난당한 바 있다. AP연합뉴스

이번 사건이 더욱 충격을 주는 것은 최근 프랑스에서 문화시설을 노린 굵직한 절도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19일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박물관인 파리 루브르박물관에서 프랑스 왕실 보석이 대거 도난당한 바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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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범행 시간은 8분도 걸리지 않았고 실제 박물관 내부에 머문 시간은 4분 미만이었다. 도난당한 보석의 가치는 약 8800만유로, 우리 돈 약 1370억원에 달했다. 같은 해 9월에는 프랑스 리모주의 아드리앵 뒤보셰 국립도자기박물관에서 중국 도자기 3점이 도난당했다. 14~15세기 중국 징더전에서 제작된 접시 2점과 18세기 도자기 등이었으며 보험가액만 650만유로를 넘었다. 범인들은 창문을 깨고 침입해 짧은 시간 안에 특정 작품만 챙겨 사라졌다.

같은 달 파리 국립자연사박물관에서는 금 원석 6점이 사라지는 사건도 발생했다. 도난품 가치는 약 150만유로로 추산됐다. 프랑스에서는 당시 불과 두 달 사이 최소 4곳 이상의 박물관이 절도 피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이탈리아에선 세잔·마티스도 '3분 만에'

명화를 노린 범죄는 프랑스만의 문제도 아니다. 지난 3월 말 이탈리아 북부 파르마 인근 마냐니 로카 재단 박물관에서는 폴 세잔의 '체리 접시와 컵', 르누아르의 '물고기', 앙리 마티스의 '테라스의 오달리스크' 등 작품 3점이 한꺼번에 사라졌다. 공개된 폐쇄회로(CC)TV에는 복면을 쓴 범인 2명이 창문으로 들어온 뒤 벽에서 작품을 떼어 곧바로 빠져나가는 모습이 담겼다. 이 역시 범행에 걸린 시간은 3분이 채 되지 않았다. 작품들의 추정 가치는 모두 900만유로 이상이었다.


이탈리아 경찰은 약 5개월간의 추적 끝에 지난달 파르마의 한 아파트에서 작품 3점을 모두 회수했다. 몰도바 국적자 9명이 수사선상에 올랐고 이 가운데 5명이 체포됐다.


네덜란드에서는 폭발물까지 등장했다. 지난해 1월 네덜란드 아센의 드렌츠박물관에서는 범인들이 폭발물로 출입문을 날린 뒤 기원전 5세기께 제작된 루마니아의 '코초페네슈티 황금 투구'와 다키아 황금 팔찌 3점을 훔쳤다. 수사 끝에 황금 투구와 팔찌 2점은 올해 되찾았지만, 팔찌 1점은 아직 회수되지 않았다. 네덜란드 법원은 지난 6월 사건 피고인들에게 유죄 판결을 내렸다.

"망치·폭발물·총기까지"…달라진 미술품 절도

유럽 경찰기구 유로폴도 최근 박물관 절도의 성격 자체가 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유로폴은 지난달 24일 발표한 '변하는 수법, 변하는 표적: 박물관 절도의 진화' 보고서에서 과거 박물관 절도가 비교적 비폭력적인 범죄로 인식됐지만, 최근에는 대형 망치와 폭발물, 심지어 총기까지 동원하는 등 수법이 과격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범죄자들의 표적도 그림과 조각뿐 아니라 쉽게 해체하거나 현금화할 수 있는 금과 귀금속, 보석, 고가 문화재로 넓어지고 있다. 특히 과거 문화재 암시장에 전문적으로 관여하던 조직뿐 아니라 다른 범죄 분야에서 활동하던 인물들이 '낮은 위험에 비해 높은 수익'을 기대하며 박물관 절도에 뛰어들고 있으며, 소셜미디어를 통해 일시적으로 범행 조직을 꾸리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고 유로폴은 지적했다.


보안 시설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 규모 미술관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프랑스 문화부가 실시한 조사에서는 문화기관 가운데 비상·위험 예방계획을 마련한 곳이 4곳 중 1곳에 불과했고, 절반에 가까운 시설에는 영상 감시 시스템조차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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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박물관인 루브르부터 지방의 작은 미술관까지 잇따라 범죄의 표적이 되면서 유럽 문화계에서는 작품의 가치만큼 보안 투자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이번 르누아르 미술관 사건처럼 경찰이 경보 발생 불과 몇 분 만에 출동했음에도 범인들이 작품을 챙겨 달아날 정도로 범행 시간이 짧아지면서, 단순한 경보·출동 체계를 넘어 침입 자체를 지연시키는 물리적 보안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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