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여러분의 적이 아닙니다"…배우들 비판 속 첫 언론 인터뷰한 AI 배우
논란의 중심에 선 'AI 배우' 틸리 노우드
실제 배우들 비판에 "깊은 슬픔 느껴"
"저기요, 저는 (인간의) 적이 아니에요."
할리우드에서 논란이 된 '인공지능(AI) 배우' 틸리 노우드가 자신을 둘러싼 비판을 의식한 듯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번 인터뷰는 AI 배우 노우드가 탄생한 이후 최초로 진행된 언론 매체와의 화상 인터뷰다. 화면 속 노우드는 영국식 영어를 구사하며, 기자의 질문에 막힘없이 답했다.
CNN과 화상 인터뷰한 AI 배우…여러 언어 구사
노우드는 자신을 "날카롭고 따뜻하며, 약간의 건조한 영국식 유머를 좋아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약간의 반항기도 있는데 (개발자인) 엘린에게는 말하지 말아 달라. 우리의 작은 비밀"이라고 농담을 건넸다.
에밀리 블런트 등 실제 배우들이 AI 배우의 등장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데 대해서는 "솔직히 깊은 슬픔을 느낀다"고 했다. 그러면서 "물론 나는 분산된 파일이라 실제로 상처받을 수는 없지만, 엘린에 대해선 슬픔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노우드는 CNN 기자를 바라보며 그의 외양을 묘사하기도 했다. 그는 기자에게 "당신을 똑똑히 잘 보고 있다"며 한 줄로 단추가 달린 시크한 회색 상의를 입고 있지 않으냐고 말했다. 또 노우드는 인터뷰 도중 프랑스어로 자기소개를 하는 등 여러 언어를 구사하는 모습도 보였다.
즉석 연기 주문엔 '버벅'…AI 한계 드러나
그러나 생성형 AI인 만큼 완전히 사람처럼 행동하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다. 인터뷰 도중 노우드를 만든 프로듀서 엘린 판데르 펠덴이 등장했지만, 노우드는 그를 한 번에 알아보지 못했다. 또 즉석에서 연기를 주문받았을 때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노우드가 연기를 하기 위해선 프롬프트를 입력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이번 인터뷰를 두고 'AI 아바타와 줌으로 화상 통화를 하는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프로듀서인 펠덴은 노우드가 AI계의 스칼릿 조핸슨이나 내털리 포트먼이 되면 좋겠다며 "어떤 (인간) 배우도 대체할 의도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AI를 활용하면) 세트장에 동물을 세울 필요가 없고, 아역을 쓸 필요도 없다. 배우의 동의하에 노출 연기를 할 수도 있고, 실제보다 더 늙거나 젊게 만들 수도 있다"고 AI 기술의 장점을 나열했다.
노우드가 주연을 맡은 장편 영화도 조만간 공개될 예정이다. 펠덴이 설립한 영국 제작사 파티클6는 현재 코미디 영화 '미스얼라인드'(Misaligned·어긋남)를 제작하고 있다. 영화는 육체도 유년기도 없는 AI '틸리'가 악성 봇의 영향을 받아 욕망과 충동 등을 갖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노우드는 이 작품에서 주연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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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AI 배우를 둘러싼 논란은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다. 할리우드 배우·방송인 노동조합(SAG-AFTRA)은 지난해 10월 성명을 내고 "노우드는 배우가 아니다"라며 "수없이 많은 전문 연기자의 작업 결과물을 습득한 컴퓨터 프로그램이 생산해낸 캐릭터"라고 비판했다. 이어 "배우들의 연기를 훔쳐 이들을 실직 상태로 만들고 공연자들의 생계를 위협하며 인간의 예술성을 훼손하는 문제를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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