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이어 바브엘만데브도 긴장 고조

이란 원유 수출의 핵심 거점인 하르그섬에서 여러 차례 폭발음이 들린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 간 교전까지 격화하고 있다. 호르무즈해협에 이어 홍해의 관문인 바브엘만데브해협까지 공급 차질 우려가 확산하면서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선에 바짝 올라섰다.


아람코 피격에 하르그섬 폭발음까지…유가 100달러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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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간) 이란 반관영 메흐르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걸프 해역에 있는 하르그섬 일부 지역에서 수차례 폭발음이 들렸다. 이란 남부 호르모즈간주 자스크에서도 폭발음이 보고됐다. 자스크는 호르무즈해협 동쪽과 오만만에 접한 지역이다.

폭발의 원인과 피해 규모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하르그섬은 이란 원유 수출 물량의 대부분을 처리하는 핵심 인프라가 밀집한 곳이어서 실제 시설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 원유 공급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공격 주고받는 사우디·후티…전면전 우려

사우디와 후티 반군의 충돌도 전면전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후티 반군은 드론과 미사일을 동원해 카미스 무샤이트와 아브하, 나즈란, 지잔 등 사우디 남부 4개 지역을 공격했다. 공격 대상에는 사우디 공군기지와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정유·전력 시설 등이 포함됐다.

사우디 당국은 이번 공격으로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해 민간인 73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사우디 에너지부는 일부 에너지 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해 가동이 일시적으로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사우디는 후티 반군에 대한 보복을 예고했다. 투르키 알말키 사우디 주도 연합군 대변인은 이번 공격을 '위험한 확전'으로 규정하고 "위협의 근원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우디 전투기들은 후티 반군이 장악한 예멘 수도 사나 인근과 타이즈, 마리브 등에 보복 공습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이살 빈 파르한 사우디 외무장관은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외교의 문이 닫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사우디는 자국을 방어하고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후티 반군은 이번 공격이 사우디의 대규모 공습에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야히아 사리 후티 군사 대변인은 사우디가 최근 사흘간 예멘 내 후티 장악 지역에 121차례 공습을 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알자우프주 알하즘의 교도소가 폭격당해 수감자와 면회객 등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사우디는 이 주장에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호르무즈 우회로 '바브엘만데브' 쟁탈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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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충돌의 핵심에는 홍해와 아라비아해를 연결하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이 있다. 후티 반군은 지난 7월 사우디 선박에 대한 홍해 봉쇄를 선언한 데 이어 최근 서부 타이즈와 남부 호데이다를 거쳐 항구도시 모카와 바브엘만데브 해협 방향으로 진격을 시도했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와 가스 수송이 위축되면서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전략적 가치는 더욱 커졌다. 사우디가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해 홍해 연안으로 원유를 수출하려면 바브엘만데브 해협과 주변 항로의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


미국은 후티의 공세 배후로 이란을 지목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후티는 여러 측면에서 이란의 대리 세력"이라며 "이번 사태의 배후에는 분명히 이란의 손길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사우디가 견고한 국방·군사 동맹 관계에 있다면서 사태를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브라힘 잘랄 예멘·걸프지역 연구원은 후티가 최근 한 달 동안 사우디와 홍해 선박, 예멘 내 전선 등 세 방면에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며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교착된 상황에서 홍해와 해양 안보 문제에 대한 협상력을 극대화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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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원유 운송 해협에서 긴장이 고조되자 국제유가는 상승했다. 이날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전장보다 0.95% 오른 배럴당 97.9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99.46달러까지 치솟아 지난 7월24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보다 1.55달러(1.69%) 상승한 배럴당 93.03달러에 마감했다.


뉴욕(미국)=황윤주 특파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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